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대비 24.37포인트(0.94%) 오른 2,625.91을, 코스닥 지수는 9.41(1.09%) 오른 874.53을, 원달러 환율이 전일대비 4.30원 내린 1,104.60원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바이든 부양책·경기 회복 기대감
국내 시장에 상장된 달러 인버스 ETF·ETN은 모두 7개 종목이다.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시가총액 211억원)는 9월 이후 15%의 성적을 냈다. '2X'란 이름처럼 달러 가치가 1% 내리면 2% 수익이 나는 일명 '곱버스(곱하기+인버스)' 상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달러값이 급등했던 지난 3월 연중 최저가(6925원)에 비해선 31%나 뛰었다. 'KODEX 미국달러 선물인버스2X ETF'와 'TIGER 미국달러 선물인버스2X ETF' 등도 지난 3개월간 15%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달러 레버리지 ETF·ETN 수익률은 일제히 마이너스(-)를 보였다. 달러 가치의 움직임보다 두 배로 오르내리도록 만들어진 탓이다. 올해 들어 지난 3월 중순까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와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20% 넘는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9월 이후 달러 가치가 떨어지자 이 기간 수익률은 -13%대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달러 약세 영향이다. 세계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3월 103에서 25일 91선 후반까지 하락했다. 달러당 원화값도 26일 1104.6원으로 마감, 석 달 새 80원 이상 올랐다.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금리를 낮춰 돈을 풀자 달러 가치는 하락세를 보여왔다. 이달 초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것도 힘을 보탰다.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재정을 풀어 경기 부양책을 실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달러 약세 요인이 된다.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내년 달러당 1050원대 전망"…투자는 주의
그렇다면 현시점에서 투자자는 달러 인버스 ETF를 사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리스크(위험) 대비 기대수익 관점에서 지금 달러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건 좋은 접근이 아니다"라며 "지난 10년간 원·달러 환율이 1050~1200원에서 움직였는데, 이를 기준으로 내년에 1050원까지 간다고 해도 이익을 볼 여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원한 증권사 외환(FX) 담당 연구원은 "당분간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 인버스든 레버리지든 손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