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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엔드게임] KBO에 경제 중대본부장이 필요하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KBO한국시리즈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6차전는 NC가 승리,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선수들이 경기 후 검을 뽑아 드는 우승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0 KBO한국시리즈 NC다이노스와 두산베어스의 6차전는 NC가 승리,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선수들이 경기 후 검을 뽑아 드는 우승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2020년 KBO리그가 기적의 레이스를 마쳤다.
 
프로야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에 정면으로 맞섰다. 지난 3월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 개막이 미뤄졌다. KBO 사무국과 구단 사장·단장들은 매주 화상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KBO와 방역 전문가가 함께 만든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은 감염병과 싸우는 최고의 백신이었다. 이 매뉴얼은 MLB와 일본 프로야구, 그리고 해외 축구리그에 수출됐다.
 
 
5월 5일 무관중 경기로 시작한 KBO리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우울감을 느꼈던 야구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다. 경기장 좌석에 관중 대신 인형이 앉았지만, 그건 코로나19가 만든 끔찍한 세상을 재치있게 견뎌내는, 멋진 아이디어였다. 미국·일본도 그걸 따라 했다.
 
11월 24일 끝난 한국시리즈는 NC의 창단 첫 우승으로 끝났다. 세리머니 때 양의지가 뽑아든 리니지의 아이템 '집행검'은 외신의 찬사대로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최고의 트로피'였다. 검이 멋져서만이 아닐 것이다. 팀당 144경기,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총 727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KBO리그 구성원 모두에 대한 경의를 표현했다고 본다.
 
KBO의 방역은 놀라웠다. 여러 사람의 우려와 반대를 뚫고 코로나19 이전에 계획한 모든 경기를 치렀다. 입장 수입 감소는 불가피했지만, 중계권료 수입만큼은 지켜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후 전 세계 모든 스포츠 팀들이 구조조정을 하고, 직원과 선수들의 급여를 깎았다. 그러나 KBO리그는 구성원의 희생 없이 한 시즌을 마쳤다. 
 
2020년 KBO리그는 '절경'을 만들었다.

 
2021년 KBO리그는 '절벽' 위에 서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는 이미 시작됐다. 철저한 방역 정책으로 올해 위기를 잘 넘겼으나, 내년엔 그럴 수 없다는 걸 모두 안다. KBO는 '코로나19 등 불가항력적 사유로 리그 정상 운영이 어려우면 선수단의 연봉을 조정할 수 있다'는 근거 조항을 KBO규약과 선수단 계약서에 추가하기로 했다(11월 11일 본지 단독보도).
 
선수 권익을 대변하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도 지난 19일 'KBO의 방침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국가적인 재난 극복에 선수들도 동참하고 싶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노·사가 대립할 이유도, 여유도 없을 만큼 심각한 위기가 왔다.
 
이렇게 중요한 시점에 KBO 새 리더십이 등장한다. 지난 10월 KBO 이사회는 정지택(70) 전 두산 구단주대행을 차기 KBO 총재로 총회(구단주 회의)에 추천할 것을 의결했다. 이변이 없다면 12월 '정지택 총재의 KBO'가 출범한다.
 
 
KBO 이사회가 경영인 출신을 총재로 추대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현실과 거리가 먼 학자의 레토릭, 신념에 매몰된 정치인의 파워게임을 보고 싶지 않아서다. 당장 프로야구는 생존이 급하다.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두 개의 축은 방역과 경제다. 정부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로 이원화하는 것처럼, KBO도 수성(방역)과 확장(경제)이 동시에 필요하다. KBO는 방역 정책과 위기 관리에 성공한 만큼, '비상경제 중대본부장'이 간절하게 필요하다. 새 총재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돈 버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 것이다. 지난 2년에 걸쳐 KBO는 TV와 뉴미디어 중계권료로 연 720억원을 받는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여기에 각종 스폰서를 유치해 수익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새 수익모델도 찾아야 한다. 지자체와의 협상을 통해 구장 사용료 등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이것이 리그 구성원이 'CEO형 총재'에게 바라는 점이다.
 
외환위기가 할퀴고 간 2000년대 초 프로야구는 상처로 가득했다. 인기는 없고, 돈은 더 없었다. 2002 한일 월드컵 열풍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축구에 쏠렸다. 지금의 위기와 별로 다르지 않다.
 
 
척박한 땅에 KBO는 씨앗을 뿌렸다.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전 경기 TV 생중계를 위해 애썼다. 당시에는 생소한 뉴미디어 중계를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각 구단은 공격적이며 참신한 마케팅으로 젊은 팬, 여성팬들을 모았다.
 
이런 KBO 사무국과 구단의 노력이 좋은 콘텐트로 쌓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계기로 야구 인기가 올라갈 때, 그동안의 노력이 더해져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냈다. KBO는 이미 재난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
 
프로야구의 미래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현재는 백척간두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내디디는 한 걸음(百尺竿頭進一步)이 중요하다. 새 총재의 행보를 모두 걱정하면서, 또 기대하는 이유다. 보여주기식 인사 정책도, 현재 마케팅 지형을 초월한 시도도 현재로선 조심스러울 뿐이다. 
 
절벽과 맞닥뜨렸다고 반드시 추락하는 건 아니다. 준비됐다면, 절벽 위에서 비로소 도약할 수도 있다.
 
김식 스포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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