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명물인 2층 트램. 1904년 처음 개통됐다. [출처 위키백과]](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e83b51e2-c69c-4ff0-bbf6-2c9806b1fb0b.jpg)
홍콩의 명물인 2층 트램. 1904년 처음 개통됐다. [출처 위키백과]
또 일본 홋카이도(북해도)의 항구도시인 하코다테를 방문하면 꼭 노면전차를 타보라는 권유를 받게 되는데요. 도시를 대표하는 오래된 명물이라는 설명입니다.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 영국 등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디자인의 트램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데요. 아쉽게도 국내엔 운영 중인 트램이 없습니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은 부산의 오륙도선 실증노선이 예정대로 2023년에 완공된다면 국내 1호 트램으로 기록될 텐데요.
![하코다테의 명물인 노면전차. [블로그 푸른하늘연행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a6f5d43f-82bd-48dd-bd5e-00afa38b3562.jpg)
하코다테의 명물인 노면전차. [블로그 푸른하늘연행 캡처]
1899년 서대문~청량리 노면전차 등장
오륙도선에 이어 대전에서도 2027년까지 도시철도 2호선을 트램으로 건설할 계획이고, 경기도 동탄 등 여러 지자체도 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국내에서도 차츰 트램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할 텐데요.
![오륙도선 실증노선의 트램 조감도. [제공 부산시]](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b35456db-6759-48a5-ad97-6fceae7fb5fb.jpg)
오륙도선 실증노선의 트램 조감도. [제공 부산시]
하지만 조금만 더 살펴보면 현재 운영 중인 트램이 없을 뿐 우리나라에 트램이 존재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무려 121년 전인 1899년 12월에 서울 서대문~청량리 사이에 처음 노면전차가 등장했는데요. 바로 노면전차가 트램의 다른 이름입니다.
당시 서울에 놓인 노면전차는 일본 교토(1895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개설된 전차라고 하는데요. 이후 사대문 안을 중심으로 노선이 여럿 연결됐고, 평양과 부산에도 건설됐습니다.
![서울 보신각 옆에 정차한 노면전차. [출처 위키백과]](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dbcc39dc-61d6-41b9-8c1f-b5b3b15e4865.jpg)
서울 보신각 옆에 정차한 노면전차. [출처 위키백과]
트램 원조는 말이 끌던 '마차철도'
전기로 다니는 전기 트램을 발명한 건 독일의 지멘스이지만 실용화는 미국이 1887년에 먼저 했다고 하는데요. 기존의 기차보다 건설비가 싸고 또 수송능력도 뛰어나다는 장점 때문에 10여년 사이 전 세계로 급속히 퍼져 나갔습니다.
![트램의 원조로 불리는 마차철도. [출처 위키백과]](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b6c43319-db60-4c92-8c28-d329b1bf45f7.jpg)
트램의 원조로 불리는 마차철도. [출처 위키백과]
그러나 이후 자동차가 대거 보급되고 버스도 등장하면서 트램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집니다. 도로 위로 다니는 트램이 늘어난 자가용과 버스의 통행을 불편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건데요. 국내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52년 전인 1968년 노면전차 운행이 전면 중단됩니다.
여기서 또 한 번의 반전이 있습니다. 급격히 증가한 자동차로 인해 교통 체증이 심해지고, 대기오염도 가중되면서 이를 해결할 방안을 각 나라가 고심하게 되는데요. 이때 다시 주목을 받은 게 바로 트램입니다.
![파리의 과거 노면전차 모습. [출처 위키백과]](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5a9ad52d-8906-452a-a61d-55f3a7e96939.jpg)
파리의 과거 노면전차 모습. [출처 위키백과]
친환경 대량수송으로 트램 부활
트램은 동력 공급방식에 따라 일반적으로 가선과 무가선으로 나뉘는데요. 길 위에 설치된 전차선을 통해 전기를 공급받는 방식이 가선입니다. 반면 무가선은 배터리를 이용해서 달리기 때문에 도로 상에 전차선이 필요 없습니다.
![유럽에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트램. [사진 중앙일보]](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b37783d9-40ad-4120-b8d4-dde5b270c7db.jpg)
유럽에세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트램. [사진 중앙일보]
미관상 무가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운행 노선이 길 경우에는 배터리 용량의 한계 때문에 무가선 도입이 쉽지는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선과 무가선 방식을 혼합하기도 합니다. 속도는 시속 20~30㎞ 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합니다.
트램 전문가인 그레엄 큐리 교수(호주 모나쉬대학교)에 따르면 트램의 장점은 우선 지하철에 비해 건설비가 훨씬 저렴하고, 버스보다수송 인원이 2~3배에 달한다는 겁니다. 차량을 몇량 연결하느냐에 따라서 수송 인원은 가변적인데요. 트램은 열차와 달리 '량' 대신 '모듈'로 표현한다고 합니다.
도로 같이 쓰는 자동차 반발이 숙제
![호주 멜버른에서 운영되고 있는 1세대 트램. [사진 중앙일보]](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912fb58b-84b8-442f-b1f3-018ffc2baf16.jpg)
호주 멜버른에서 운영되고 있는 1세대 트램. [사진 중앙일보]
반면 트램을 건설하면 도로 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동차 운전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큽니다. 경로가 많이 겹치는 시내버스 노선을 어떻게 조정하느냐도 쉽지 않은 숙제입니다. 또 한 번 트램 선로를 놓게 되면 노선 변경이 사실상 어렵다는 단점도 지적됩니다.
결국 트램을 차질없이 건설하고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계획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가용 운전자 등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설득과 공감대 형성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과제일 것 같습니다.
![대전 트램 노선도. [출처 대전시]](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7/1802c9c9-05fe-4328-ab72-8dcfa3741835.jpg)
대전 트램 노선도. [출처 대전시]
특히 대전처럼 37㎞의 순환선을 트램으로 운영하려면 상당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버스 노선 조정은 물론 효율적인 환승 절차를 만들고, 피크타임 때 대거 몰릴 승객을 어떻게 안전하게 수용할 것인지 등 여러 부분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만 하는데요. 대전이 이러한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트램을 명실상부한 중심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