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포토
서울 중구의 한 대기업 사옥에서 숨진 50대 A씨 부부를 둘러싼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 26일 경찰은 “수사 중”이라고 밝혔지만, A씨 부부의 장례는 이미 끝났고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하는 분위기다. 경찰은 “회사와는 무관하다”며 “수사결과가 나와도 공개할 수 없다”고 말을 아끼고 있다.
[사건추적]
A씨는 서울 중구의 한 대기업 사옥 앞 인도에서 지난 22일 오후 4시35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건물 보안 요원이 ‘쿵’ 소리를 듣고 나가 보니 A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는 게 경찰이 접수한 신고 내용이다. 시신을 수습한 서울 중부소방서는 A씨가 건물에서 투신한 것으로 판단했다.
회사에 부인 데려와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 했나
앞서 A씨 부부는 함께 차를 타고 사옥 지하주차장에 온 뒤 엘리베이터를 통해 곧장 사무실에 올라간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A씨 부부가 1층 로비 메인 게이트를 출입한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A씨는 부인의 머리를 쓰다듬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범행을 위해 계획적으로 부인을 유인했을 가능성, 혹은 A씨 부부가 사무실을 방문했다가 우발적으로 사건이 벌어졌을 가능성 등이 있다고 봤다.
왜 ‘코로나’ 시국 휴일에 회사 갔나
“부인 명의 채무, 사건 원인일 수도”
“A씨는 평소 평판이 좋았습니다. 털털한 아저씨같이 성격도 밝고 일도 잘했습니다. 기업 지적 재산권 분야에 정통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 분이 왜 이런 일에 휘말렸는지…. 너무 충격적이에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A씨가 부인 명의로 빚을 진 게 있다네요. 개인적으로는 그게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회사에 와서 그랬는지는 저도 미스터리입니다.”(회사 임원 B씨)
한 동료 직원은 “회사 사람들은 모두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회사 일과 관련됐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 밝힐 부분이 없다”라면서도 “회사 일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족이 회사에 항의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사건 직후 장례절차…사실상 수사 종결
“경찰, 조사 내용 더 오픈해야”
김민중·심석용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