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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없는 아이 행복할까’ 가족에 대한 편견 담겼다

독자위원회, 중앙일보를 말하다

독자위원회

독자위원회

중앙일보 독자위원회 11월 회의가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사옥에서 열렸다. 김우식(KAIST 이사장) 위원장을 포함한 독자위원들은 한 달간 보도된 중앙일보 기사들을 읽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위원들은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며 날카로운 비판과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의 생생한 워딩을 지면에 담았다.
 
김우식 위원장(KAIST 이사장)
‘코로나 세대, 잃어버린 1학년’
관계 단절된 세태 잘 보여줘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부동산 사회주의’ 접근 않도록
중앙일보가 방향 잘 잡아나가길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
중앙일보선 안 다룬 ‘혜민 이슈’
선데이 칼럼서 다뤄 생뚱맞아 
 
▶양인집 어니컴 대표=요즘 중앙일보 기사가 많은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느낀다. 미국 대선 보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쪽이 불복할 경우까지 대비해 기사를 마련한 티가 났다. 특히 9일자 ‘맹신적 팬덤 정치, 2022 한국 대선도 남의 일 아니다’는 트럼피즘에 드러난 팬덤 정치를 경계하자는 내용으로 한국에도 교훈을 주는 기사였다.
 
▶김우식 KAIST 이사장=9일자 ‘바이든 시대, 치유의 시간이 왔다’는 한승주 전 장관의 아웃룩이 돋보였다. 전문성과 식견을 갖춘 한 전 장관을 내세워 미국 대선의 결과와 의미를 잘 정리했다. 해당 이슈를 정리하는데 매우 도움이 됐다.
 

▶김소연 뉴닉 대표=바이든 시대의 미국에 대한 심층기사를 재밌게 봤다. 특히 19일자 ‘4년 전 트럼프 찍은 유권자 6%의 변심이 승부를 갈랐다’ 기사는 통계를 활용해 성별, 인종별, 학력별 등 다양한 유권자 움직임을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선거인단 제도를 잘 모르는 경우도 많은데, 친절하고 깊이 있게 맥락을 잘 짚어줬다.
 
▶민영 고려대 교수=5일자 ‘연방국가 미국, 인구 적은 주 독립성 중시해 선거법 달라도 통일 안 해’처럼 독자의 이해를 돕는 기사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 선거제의 특성과 그에 따른 쟁점을 심층 설명하는 보도는 전반적으로 미흡했다고 본다. 경합 주의 정치와 경제, 문화적 맥락 속에서 선거 지형을 해석하는 기사는 잘 보이지 않았던 점이 아쉽다.
 
김소연 뉴닉 대표
4년 전 트럼프 찍은 유권자 통계
성별·인종별로 깊이 있게 분석

김은미 서울대 교수
‘아리팍 스타조합장’ 소송 기사
성과급 논란만 중계하듯 다뤄
 
중앙일보 독자위원회가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렸다. 최정동 기자

중앙일보 독자위원회가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렸다. 최정동 기자

▶임유진 강원대 교수=29일자 ‘대한민국, 큰 물음표에 답하다’는 창간기획을 접한 독자들의 변화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신선했다. 특히 중도층에서 입장 변화가 일어난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 다만 기획의 성격상 매우 긴 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패널들에게 최소 2분간 읽도록 했다는 점과 입장 변화에 대한 객관적 유의미성 분석 없이 단순 기술만 한 것은 아쉽다.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12일자 ‘코로나에 독박 육아, 처음으로 죽고 싶단 생각 들었다’와 19일자 ‘집콕 부부싸움 늘자, 아이들도 코로나 블루 멍든다’ 기사를 인상 깊게 봤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모두 피로해졌다. 건강보험 통계를 보면 실제로 우울증이 많아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민의 정신건강을 잘 돌봐야할 필요성이 느껴진 기사였다.
 

▶임유진=10월 29일자 ‘여성들 코로나 블루, 우울증 환자 22% 늘었다’ 기사도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우울증을 겪는 개인들에게 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사회현상으로 접근해 의미가 있었다.
 
▶양인집=16일자 ‘월성폐쇄가 국민명령? 국민이 불법까지 승인한 건 아니다’에선 공약 이행은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여당의 주장을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의 예를 들어 잘 반박했다.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사다.
 
▶김우식=24일자 ‘잃어버린 1학년 200만명, 코로나 신입생은 친구도 학교도 낯설었다’는 코로나 시대 학생들의 모습을 잘 분석했다.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고 선생님과도 관계가 단절돼 있는 세태를 보여줬다. 앞으로 이런 현실이 어떻게 달라질지 잘 살펴보고 미리 대안을 찾는다는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다뤘으면 한다.
 
민영 고려대 교수
미흡했던 ‘미 선거제 쟁점 보도’
경제·문화 맥락서 해석했더라면

양인집 어니컴 대표
여당 주장한 ‘월성폐쇄 국민명령’
4대강 사업 예로 들어 잘 반박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씻을 수 없는 피해’ 습관적 표현
성폭행 피해자 더 힘들게 할 수도
 
▶김동조 벨로서티인베스터 대표=20일자 ‘비혼 늘어난 현실 반영을, 아빠 없는 아이 행복할까’ 기사는 여성의 선택권만 확대할 뿐, 태어날 아이의 권리를 외면한다는 내용이다. 네티즌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했는데, 애초부터 아이의 목소리를 듣는 출산은 없다. 이런 주장은 굳이 지면에 싣지 않아도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김소연=‘자칫하면 이런 일이 생기겠구나’ 공포감을 조성하고, (비혼 출산) 이슈를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민망스러워지게 만드는 기사였다. 그보다는 왜 비혼을 선택하는지, 예를 들어 여전히 존재하는 가부장 문화나 정부가 여성의 출산까지 간섭해도 되는지와 같은 철학적 문제와 사회적 합의를 다루면 더욱 좋았겠다.
 
▶민영=물론 비혼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다룬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슈를 둘러싼 여러 의견을 다양하게 소개한다는 취지라고 이해를 해봐도, ‘아빠 없는 아이 행복할까’처럼 제목이 편견이 들어가면 안 된다. 특정 형태의 가족 집단에 대해 편견을 담아 표현하는 것은 엄격히 지양해야 한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표현의 문제점과 관련해 성폭행 관련 기사를 보면  ‘씻을 수 없는 피해’라는 말이 습관처럼 나온다. 큰 상처를 입은 것은 맞지만, 그것이 정말 치유 불가능한 것이냐는 생각이 든다. 계속해서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이 어쩌면 피해자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일 수도 있으므로 이런 표현은 지양하는 게 좋겠다.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보면 사회주의 방식으로 접근하기 쉬워질 것 같다. 정부가 직접 재정을 부담해 임대주택을 마련하지 않고, 민간 아파트에 공공임대 물량을 높인다던지 역세권에 청년임대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토지 수용을 하는 등 위험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중앙일보가 계속 살펴보고 방향을 잘 잡아나가야 한다.
 
임유진 강원대 교수
창간기획 읽은 독자 입장 변화
신선했지만 단순 기술 아쉬워

전병율 차의과대 보건대학원장
‘코로나에 독박 육아’ 기획 시리즈
정신건강 관리 필요성 느껴져
 
▶김은미 서울대 교수=17일자 ‘아리팍 대박 스타 조합장, 주민과 150억 성과급 전쟁’ 기사는 재개발 조합에서 벌어지는 구조적 문제를 짚을 거라 기대했다. 그런데 단순한 성과급 논란을 중계하듯 썼다. 정작 궁금한 건 안 나오고 금액 이야기만 하다가 끝난 느낌이다. 깊이 있게 맥락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해 아쉽다.
 
▶양인집=2일자 ‘공시가 증세 약발 안 받네, 서울 아파트값 다시 뛴다’는 서울의 상승률이 0.01%에서 0.02%로 올랐다는 기사다. 9억원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0.01% 상승 시 9만원이다. 이걸 갖고 다시 뛴다고 표현하는 건 과장이라는 생각이다.
 
▶임유진=‘신화통신 애드버토리얼’이라는 지면이 있던데, 본지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은 잘 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여전히 애드버토리얼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관련자가 아닌 경우 여전히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않다. 기사가 아니고 신화통신 광고임을 더욱 분명하게 구분할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
 
▶김동조=중앙선데이 21일자 칼럼 ‘요행이 천벌을 피하고 있는 사람들’에서 종교인의 두 얼굴을 지적했다. 혜민 스님에 대한 이야기다. 앞서 지면에선 관련 보도가 없었다. 중앙일보만 보는 사람 입장에선 생뚱맞게 느껴진다. 중앙일보를 본다고 중앙선데이를 전부 보는 것도 아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안에 대해선 매체 입장의 일관된 원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정엽=21일자 디지털 ‘충청에 바람이 분다… 소년가장·상고 김동연에 반한 野’는 뜬금없는 기사였다. 관련된 이야기가 다른 데서 들려오는 것도 아니고, 괜히 오해받기 쉬운 기사라는 생각이 든다.
 
▶양인집=18일자 ‘동해·일본해 대신 숫자 도입, 국제수로기구(IHO) 결정’ 기사는 한국 외교가 이룬 성과를 다뤘다. 그런데 기사의 주관적 표현이 들어갔다. 기존의 IHO의 표준을 “국제적으로 일본해가 정식명칭이라는 억지의 근거로 삼아왔다”고 했는데, 국제법적으로 이는 ‘억지’가 아니라 ‘합법’이었다. 1929년 ‘일본해’로 결정돼 국제법적으로 통용됐고, 한국이 IHO에 가입한 건 1959년이다.
 
정리=윤석만 사회에디터, 도움=김소영 인턴기자 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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