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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영혼은 팔지 말자’는 검사의 난

 
 

들불처럼 번지는 검사들 성명..'정치중립성 침해' 항의
추미애의 오버는 검찰개혁 아니라 검찰장악으로 보인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에 반발하는 평검사 회의가 26일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전국 지검에서 열렸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로비에 '검사선서'문구가 걸려 있다. 김상선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배제에 반발하는 평검사 회의가 26일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전국 지검에서 열렸다. 이날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로비에 '검사선서'문구가 걸려 있다. 김상선

 
 
 
1.
검사들의 반란이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나간 하루입니다.
 
검란이라 불릴만한 전국 각급 검사들의 항의성명이 26일 쏟아져 나왔습니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석열 총장을 직무정지한 것이 24일 오후6시. 바로 다음날인 25일 대검과 부산지검에서 성명발표가 시작됐습니다.  
26일엔 총장 다음으로 높은 고검장(차관급) 6명 전원이 성명을 냈습니다. 이어 고검장 다음으로 높은 검사장 17명이 공동입장문을 냈습니다.  
 
2.
이런 검란은 처음입니다.  
고검장부터 평검사까지 거의 모든 직급과 세대에서 한꺼번에 집단항의하는 건 유례가 없습니다.  
 
박근혜 정부 초기 국정원 댓글수사 사건이 터졌을 때, 수사를 막기위해 채동욱 검찰총장을 쫓아낸 당시 검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규모나 심각성에서 비교가 안됩니다.  
 
7년전 집권세력이 임기가 보장된 총장을 밀어냈다는 점은 같지만, 채동욱 총장이 혼외자를 두었다는 결정적인 하자가 있었습니다.  
그러니 정권에 의한 정치적 암살에도 불구하고 총장 본인조차 ‘악’소리 못내고 사라졌습니다.  
 
3.
이번엔 양상이 완전히 다릅니다.  
 
추미애가 징계사유로 내세운 6가지에 윤석열 개인의 결함은 없습니다.  
대개 사실확인이 부실하고 근거가 약합니다. 고검장서부터 평검사까지 모두 이 부분에서 항의를 시작합니다.  
 
첫째 징계사유가 직무정지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 추미애가 오버한다는 얘기입니다.  
둘째 징계사유가 개인 비리가 아니라 총장의 직무수행(수사지휘)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러니까 수사에 간섭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입니다.  
 
4.
그래서 검사들이 ‘영혼을 팔지말자’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영혼이란 존재의 이유입니다.  
검찰의 영혼은 비리척결을 통한 정의실현이겠죠. 이를위해 검찰은 막강한 권한과 함께 정치적 독립을 보장받아왔습니다.  
독립성 보장의 핵심이 총장의 임기보장입니다. 이런 본질적 장치가 침해당했다는 좌절입니다.
 
특히 한국 검찰은 정치권력이라는 ‘거악’ 척결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껴온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거꾸로 뿌리뽑아야할 거악에 의해 검찰이 손발이 잘려나가는 심정이니 ‘영혼’ 얘기까지 나오는 겁니다.  
 
5.
추미애는 이런 검란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의 저항’으로 몰아붙이고 있습니다.  
 
이를 예상했는지 검사들이 모두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명시하고 있습니다.  
성명마다 ‘이번 징계가 검찰개혁의 진정성을 왜곡할까 우려된다’는 식의 표현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검사장들은 ‘일선 평검사들의 충정어린 목소리에도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라고‘간곡히 요청’했습니다.  
 
6.
지금까지 한국 검찰의 권한이 너무 비대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검찰개혁은 검찰의 힘을 줄이는 방향으로 필요했습니다.
내년부터 수사권을 대부분 경찰에 넘기고, 주요 공직자 관련 사건은 공수처로 넘어가게 됩니다.  
각론은 차치하고, 검찰의 힘을 나눴다는 점에서 개혁이라 할 수 있습니다.
 
7.
그런데 여전히 개혁되지 않고 있는 성역은 ‘정치권력의 검찰장악’입니다.  
 
한국현대사에서 검찰의 해악은 검찰 자체보다, 검찰을 충견으로 활용했던 정치권력에 더 큰 책임이 있습니다.  
추미애의 오버는 정상적인 검찰개혁이 아니라 개혁을 빙자한 검찰장악으로 보입니다.  
 
정치권력이 검찰, 경찰, 공수처까지 장악할 경우 검찰개혁은 안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됩니다.  
정치권력은 자신의 영혼부터 돌아봐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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