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성파의 '원조 두목'으로 불린 이강환씨가 2010년 4월 6일 휠체어를 탄 채 부산 연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중앙포토
칠성파 후계자 A(52)씨 26일 오전 5시 원주교도소 출소
경찰 "A씨 지인 40여명 모였지만 칠성파 조직원은 수명 불과"
경찰 “여느 출소자와 다름없이 평범하게 출소…해운대로 이동”
부산경찰청 권유현 폭력계장은 “영화에서처럼 깍두기 머리를 한 조직원 수십 명이 출소한 두목에게 ‘형님’ 하고 외치며 90도로 인사하거나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던 건 이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라며 “여느 출소자와 다름없이 평범하고 조용하게 원주교도소를 떠났다”고 말했다.

영화 `친구`의 주인공이었던 조직폭력배 준석(유오성 분)의 모델로 알려진 폭력조직 칠성파의 전 행동대장의 결혼식이 열렸던 2007년 부산의 한 호텔 정문 모습. 경찰은 이날 결혼식에 부산지역 폭력조직은 물론 전국의 조폭들이 대거 참석할 것에 대비 식장 주변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도열이나 집단인사 등 시민들에게 불안을 조성하는 행위 등을 자제시켰다. 중앙포토
1990년대에는 20세기파, 영도파, 유태파 등 반(反)칠성파 세력과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였다. 1993년 7월 라이벌 조직인 신20세기파가 세력을 확장하자 간부급 조직원 김모(당시 26살)씨를 중구 보수동 길거리에서 흉기로 살해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은 이후 영화 ‘친구’의 소재가 되면서 전국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영화 `친구`촬영현장. 유오성, 장동건. 중앙포토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던 칠성파는 2016년 촛불 집회 이후 사실상 와해 단계가 됐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으로 도심에서 조폭이 난동을 부렸다 하면 곧바로 신원이 노출돼 버린다”며 “조폭들 스스로 몸을 사리게 된 데다 시민의식이 높아져 조폭에게 피해를 당하면 곧바로 신고하기 때문에 조폭들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졌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조폭의 시대’ 쇠락을 더 앞당기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유흥업소, 오락실 등의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조폭들의 돈벌이 대상이 사라졌다”며 “이합집산했던 조폭들이 돈이 떨어지자 조직이 잘 굴러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목까지 문신한 조폭[연합뉴스] 오른쪽은 부산지방경찰청[사진 다음 로드뷰]](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26/86724c70-2621-407d-8f91-3d441cf6b8f6.gif)
손목까지 문신한 조폭[연합뉴스] 오른쪽은 부산지방경찰청[사진 다음 로드뷰]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