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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발로 등장한 조주빈 징역40년…판사 "박사방은 범죄조직"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중앙포토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중앙포토

26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오전 10시로 예정된 '박사' 조주빈(25)의 1심 선고 법정이 취재진과 방청객들로 북적였다. 머리카락이 어깨에 닿는 장발의 모습으로 법정에 출석한 조씨는 재판 내내 앞만 쳐다보고 무표정으로 앉아있다. 조씨와 함께 재판을 받은 '태평양' 이모(16)군, 공익요원 강모(24)씨, 전 공무원 천모(29)씨와 장모(40)·임모(33)씨가 조씨 옆으로 나란히 앉았다.

 

조주빈 징역 40년·전자장치 30년부착 명령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이현우)는 텔레그램 채팅방 '박사방'을 통해 아동·청소년에게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조씨에게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더불어 10년 동안 조씨의 신상정보를 공개 및 고지하고, 아동 청소년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취업제한 10년도 명했다. 전자장치도 30년간 부착하라고 명했다. 조씨로부터 1억400여만원을 추징하라고도 했다. 1심대로라면 조씨는 60대에 출소해 30년간 전자발찌를 차고 있어야 한다. 재판부는 “범행의 중대성과 치밀성, 피해자의 숫자와 범행으로 인한 해악, 피고인의 태도를 고려하면 엄한 처벌과 장기간의 사회 격리가 필요하다”고 중형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함께 재판받은 이모군은 소년인 점이 고려돼 징역 10년에 단기 5년형을 받았다. 강씨는 징역 13년과 취업제한 10년, 전자장치 부착 10년을 명 받았다. 7년간 신상정보도 공개·고지 된다. 공무원이었던 점이 양형에 고려된 천씨는 징역 15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취업제한 10년을 선고받았다. 장씨와 임씨는 각각 징역 7년과 8년, 취업제한 10년을 선고받았다. 
 

'박사방'은 조직적 범죄집단…누가 어떤 일 했나

'조주빈·공익·태평양' 기소 혐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조주빈·공익·태평양' 기소 혐의.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법원은 피고인들의 주장과는 달리 '박사방'이 조직적인 범죄집단이라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박사방의 본질이 조씨가 만든 성착취물을 유포하고 그 구성원들이 조씨를 따르는 것에 있다고 봤다. 박사방을 비롯한 여러개의 텔레그램 그룹이 생기고 이름이 바뀌어도 이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형법 제114조는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 또는 집단을 규정하는데, 박사방 조직은 범죄라는 공동 목적에 따라 범죄의 계획과 실행을 용이하게 할 조직적 구조를 갖췄다고 인정했다. 
 
박사방은 피고인들의 역할에 따라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조씨는 박사방에서 피해자들을 유인하고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아동·청소년에 대한 강간을 지시하거나 피해자들에게 협박·강요하는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이씨는 이런 성착취물을 돈을 벌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유포했다. 강씨는 피해자를 유인하는 광고를 만들어 꾀는 역할을 했다. 장씨와임씨는 이 방에서 조씨에게 가상화폐를 지급하고 '고액방'에 들어가 성착취물을 소지했다. 조씨의 지시도 따랐다. 
 

가상화폐 제공한 '추종자'도 범죄집단 성립 영향 요인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 등 범죄조직 선고기일인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텔레그램성착취공대위 회원들이 법원의 1심 선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조주빈 등 범죄조직 선고기일인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텔레그램성착취공대위 회원들이 법원의 1심 선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들은 어떻게 범죄집단으로 인정받게 된 걸까. 법원은 조직적 집단으로 볼만한 사정을 하나하나 설명했다. 조씨 및 박사방 조직원들은 닉네임으로 특정된 다수의 집단이었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한다는 인식을 분명하게 갖고 있었다. 법원은 “오로지 이 범행을 목적으로 조직이 구성됐으며 역할을 나눠 수행한 점, 서로 원하는 성착취물 내용을 제시하며 협력한 점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조씨를 뺀 나머지 피고인들은 “박사방이 범죄조직에 해당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제 성착취물 제작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장씨와 임씨도 징역 7년과 8년의 형을 받았다. 법원은 이에 대해 “가상화폐 제공·취득은 성착취 범행의 가장 직접적이고 중요한 동기”라고 했다. 성착취물을 기대하며 가상화폐를 주고 범행에 협력한 행위가 결국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런 범행을 반복되고, 고도화하게 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들 중 조씨, 강씨와 천씨가 저지른 개별적인 범행에 대해서도 법원은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강씨에게는 자신의 고교 담임 교사의 자녀에 대해 살인을 청부한 살인예비 혐의가 인정됐다. 천씨는 일부 피해자의 영상의 경우 동의를 얻어 촬영한 것이어서 아청법으로 처벌이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배척했다. 천씨 주장 때문에 실제 피해자를 법정에 불러 신문해보니 피해자가 영상 제작에 동의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판결했다. 또 천씨가 아청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낸 위헌법률제청신청도 기각했다. 이로써 조씨와 천씨의 혐의 중 협박당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낸 사건을 제외하고 모든 피고인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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