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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의 '검란'···오늘 전국 10곳서 평검사 회의 열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종택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직무배제) 조치에 반발하는 검사들의 집단행동이 확산하고 있다. 대검찰청과 부산지검 동부지청 평검사들이 25일 성명을 발표하면서 집단 반발한 데 이어 26일엔 대구지검 등 전국 검찰청 10여 곳에서 평검사 회의가 열릴 전망이다. 평검사 회의는 2013년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 사퇴와 관련해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이 소집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번에 소집될 경우 7년 만의 일이 된다.
 

오늘 대구지검 등 평검사 회의 열듯
대검·부산동부지청 평검사는 성명
“윤석열 직무배제는 위법·부당
추미애, 검찰독립 침해 법치 훼손”
윤, 한밤 직무배제 정지 가처분 신청

조남관 총장 대행 “검사들 분노”
김수남 전 총장 “유신 시절 연상”
참여연대 “대통령이 해결 나서야”

대검 소속 사법연수원 34기 이하 평검사(검찰연구관) 30여 명은 이날 “검찰총장 직무집행정지 처분은 위법, 부당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검찰총장은 검찰의 모든 수사를 지휘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며 법률에 의해 임기가 보장돼 있다”며 “수긍하기 어려운 절차와 과정을 통해 전격적으로 그 직을 수행할 수 없게 한 법무부 장관의 처분은 검찰 업무의 독립성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위법하고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이 헌법과 양심에 따라 직무와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처분을 재고해 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평검사들도 이날 “사실관계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현시점에서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배제를 명령한 것은 위법·부당한 조치이며 이례적으로 진상 확인 전에 직무를 배제한 이유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총장 직무배제, 징계청구에 대한 부산지검 동부지청 평검사들의 일치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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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 취임 이후 검사들의 집단 성명 발표는 처음이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검란’으로 불리는 검사들의 집단행동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복수의 검사에 따르면 25일 서울 서부지검과 청주지검 등 전국 검찰청 10여 곳에선 수석검사 회의가 열렸다. 수석급 평검사인 이들은 연수원 36기 검사들이 중심이다. "추 장관의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검찰청별로 26일 평검사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 검사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추 장관 비판 여론이 조성됐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 수준이 높아졌다”고 검찰 내 분위기를 전했다. 한 부장검사는 “평검사뿐 아니라 검사장 등 고위 간부들 사이에서도 ‘뭔가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망에는 추 장관 비판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김창진(31기)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는 “위법하고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좌시하지 않는 것이 국민이 우리에게 부여한 의무”라며 “다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며 선배 검사로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검사들은 이 글에 100개 가까운 댓글을 달면서 동조의 뜻을 표했다.
 
정희도(31기)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정치인, 정치검사들의 심히 부당한 업무지시를 그대로 이행하는 검사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30기) 제주지검 인권감독관은 “총장 직무배제를 하려면 걸맞은 이유와 근거, 정당성과 명분이 있어야 할 텐데 직무배제 사유 어디에도 그런 문구를 발견할 수 없다”며 “검찰 역사에 조종(弔鐘)이 울린 것”이라고 적었다. 
 
윤석열 변호인은 고교 선배 이석웅, 대학 동창 이완규
 
전직 검찰총장들도 추 장관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유신 때 야당 총재의 직무를 정지시킨 것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유신 독재 몰락의 도화선이 됐던 1979년의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 의원직 박탈 및 제명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노무현 정권 때 검찰총장을 지냈던 법조계 인사도 “‘윤석열 나가라’고 등 떠미는 것이 검찰개혁이냐. 검찰의 적폐 수사 덕택에 출범한 정권이 검찰을 적대시하는 역설적 상황이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전직 검찰총장은 “누구는 장관의 법적 권한이라고 옹호하더라. 김정은이나 히틀러도 북한 법이나 당시 독일 법은 준수했는데, 그러면 문제없는 거냐”고 반문했다. 이어 “불법, 적법의 문제를 떠나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검 중수부장을 역임한 전직 고검장은 추 장관을 겨냥해 “제 무덤을 파는 것이고 망해가는 길을 재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친여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을 내고 “징계심의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대통령은 더 이상 수수방관하지 말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조남관 대검차장(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이날 대검을 방문한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에게 “윤 총장의 직무배제와 관련해 일선 검사들의 분노와 우려가 상당히 걱정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윤 총장은 직무배제 첫날인 25일 법무법인 서우의 이석웅 변호사(고교 선배)와 법무법인 동인의 이완규 변호사(대학 동창)를 선임하고 밤 11시쯤 전자소송 심야 인터넷 접수를 통해 서울행정법원에 직무정지명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앞서 10명 이상의 검찰 후배 출신 변호사가 윤 총장을 돕겠다고 자원했다고 한다.
 
정유진·김수민·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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