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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우유 급식, 농식품 바우처 등 현물 제공 취약계층 먹거리 기본권 강화에 기여

“초등학생들의 과일과 채소 섭취 증진을 위한 전략을 기술하시오.” 2001년 미국 텍사스 주 교육부 아동영양과의 영양사 채용 시험 문제였다. 운 좋게 시험은 통과했지만, 머릿속 생각만으로 쓴 답안과 현장에서의 실행은 천지 차이였다.
 

윤지현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기고

벌써 20년 가까이 지난 일이지만, 아이들의 과일 채소 섭취 증진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텍사스 아이들이나 우리나라 아이들이나 신선한 과일과 채소보다는 탄산음료 같은 가공식품을 더 좋아하는 것은 매한가지.
 
더 어려운 문제는 경제적,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아이들일수록 과일, 채소와 같은 건강한 식품에 대한 접근 자체가 어려운 환경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아이들은 건강한 먹거리에 접근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대표적인 영양 취약 계층이다.
 
그래서 식생활정책 전문가들은 2년 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시작한 ‘초등돌봄 과일간식 지원 시범사업’을 두 손 들어 반가워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학생들의 채소에 대한 접근성은 학교급식을 통해 어느 정도 확보된 상태다. 물론 아이들이 남기는 채소 반찬이 여전히 골칫거리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의 초중고생이라면 누구나 다양한 채소를 먹을 수 있는 기회를 학기 중 최소 하루 한 끼 보장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과일은 사정이 다르다. 지역과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학교는 충분한 양의 과일을 급식으로 제공하지 못한다. 과일은 상대적으로 비싼 식품이며 기본 식단을 구성한 후 고려하는 디저트로 제공되기에, 제한된 예산에서 그나마 1주일에 두세 번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현실적인 타협안이다. 매일 제공하는 학교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럴 경우 충분한 양을 줄 수 없어 안타깝다는 것이 일선 영양교사들의 전언이다. 초등학교 돌봄 교실에서 이러한 부족을 보충하는 과일 간식을 제공하는 사업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우리는 미국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것이 어색하기만 한 K-팝과 K-방역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많은 식품영양학자들은 여전히 미국의 식생활정책을 부러워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농식품부에 해당하는 농무부(USDA)가 국가 식생활정책의 중심에 있다. 필자가 근무한 텍사주 주정부에서 실시하던 대부분의 영양지원 프로그램도 농무부의 정책과 재원으로 추진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영양지원 프로그램은 국민 영양 증진을 통한 삶의 질 향상과 의료비용 감소뿐 아니라, 농식품의 안정적 소비로 이어져 농식품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었다.
 
‘지속가능한 농식품 산업 기반 조성’이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의 하나임에 주목한다면, 이제 우리나라 식생활정책에서도 농식품부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한 시점인 듯하다.
 
돌이켜 보면, 조금 늦은 감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농식품부도 국민 식생활정책에서의 역할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최근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학교에서 과일 간식을 지원하는 것 이외에 임산부에게 친환경농산물을 지원하고, 학교에서 우유를 무상으로 급식하며,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농식품 바우처를 제공하는 사업과 같은 현물 제공 사업이 그 중심에 있다. 농식품부가 이러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코로나19 시대에 더욱 취약해진 소외계층의 먹거리 기본권 강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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