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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판사 아니다"…작성자도 부인한 '물의야기 판사' 보고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와 직무 집행 정지 근거로 언급한 ‘물의 야기 법관’에 대한 논란이 강제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검찰 내에서는 추 장관이 언급한 법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부가 아닐뿐더러, 판사 정보 수집 자체도 직무 범위 내 적법한 행동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추 장관은 지난 24일 윤 총장의 직무배제 배경으로 재판부에 대한 사찰을 언급하며, 조 전 장관 일가 비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담당 재판부를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를 통해 불법 사찰한 것처럼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물의야기 법관 해당 여부 등이 기재된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하자, 윤 총장이 이를 반부패강력부에 전달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말했다.  
 
당시 반부패강력부장으로 보고라인에 있었던 심재철(51‧사법연수원 27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변인실을 통해 ▶보고받을 당시 크게 화를 냈고 ▶일선 공판 검사에게 배포하라는 총장의 지시와 달리 배포하지 못하도록 했다 고 밝혔다.
 

법무부 “법적 권한 없는 기관이 개인정보 수집하는 것이 사찰”

 
익명을 요청한 형사 정책 전문가는 “추 장관이 밝힌 6가지 비위 혐의 중 가장 눈에 띄었다”며 “판사에 대한 정보가 온라인에서 쉽게 나오는 정보라고 하더라도 문건으로 정리하는 건 직무 범위 ‘바깥’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도 이날 추가 알림을 통해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수사정보를 수집하는 곳일 뿐 판사의 개인정보와 성향자료를 수집하여 검사들에게 배포하는 기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수사정보정책관실의 분장사무로 ‘수사정보와 자료의 수집, 분석, 관리’를 규정하고 있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법적 권한 없는 기관이 개인정보와 성향자료를 수집‧분석‧관리하는 것이 사찰”이라고 강조했다.  
 

대검 감찰부, 판사 사찰 의혹 관련해 수사정보정책관실 압수수색  

 
대검찰청 감찰부는 이날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한동수 감찰부장이 이끄는 대검 감찰부는 법원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정보담당관실 소속 직원들의 컴퓨터 등을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주차장 출입구 주변으로 취재진들이 윤석열 검찰총장 출근을 기다리고 있다.[뉴스1]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주차장 출입구 주변으로 취재진들이 윤석열 검찰총장 출근을 기다리고 있다.[뉴스1]

당시 보고서를 작성한 검사는 실명으로 검찰 내부통신망에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2019년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으로 근무했던 성상욱(50‧사법연수원 32기) 고양지청 부장검사는 이날 “일선에서 공판부로 배치되면 공판부장은 공판검사들에게 담당 재판부의 재판 진행방식이나 선고 경향을 파악·숙지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한다”며 “같은 맥락에서 주요 사건 재판부 현황자료를 작성해 반부패강력부와 공공수사부에 각각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자료 작성도 컴퓨터 앞에 앉아 법조인 대관과 언론 기사, 포털 사이트와 구글을 통해 검색한 자료를 토대로 했고, 공판 검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전화로 문의했다”며 “마치 미행이나 뒷조사로 해당 자료를 만든 것처럼 오해되고 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성 부장검사는 “문건에 적힌 ‘물의 야기 법관’은 조 전 장관 사건 재판을 담당하는 김모 판사가 아니라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중 한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 구성원 중 A판사가 전임 대법원장 시절에 작성된 ‘물의 야기 법관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 작성 검사 “물의 야기 법관은 조국 전 장관 사건 담당 판사 아니야”

  
그러면서 “그 사실은 이미 공판검사들 사이에 알려져 있었고, 이 부분은 피해 당사자가 재판을 맡은 것으로 볼 여지도 있어 재판 결과의 공정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었기에 참고하라는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다른 현직 검찰 간부도 “2019년 공판 당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변호인 측에서 직접 재판부와 검찰에 문제를 제기해 이미 공개된 사안”이라며 “지난 2월 보고서에 참고사항으로 한 문장 기재했는데, 추 장관은 마치 이걸 조국 전 장관 재판부(김모 판사)에 대한 수사 자료를 활용해 뭔가 한 것처럼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 부장검사는 자료 작성이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직무 범위에 해당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그는 ‘수사정보는 범죄수사와 공소유지 등 검찰 업무와 관련해 수집되는 정보’라는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업무 범위 지침을 거론하며 “공소유지를 위해 수집되는 정보도 수사정보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현직 검사도 “재판부가 배당되면 중요 사건의 경우 판사 구성과 과거 판결을 알아보는 것은 사찰이 아니라 야구에서 전력 분석을 위해 심판 성향을 보는 듯한 개념”이라며 “설령 위법이라 하더라도 이제껏 컴퓨터도 확보 안 하고, 성상욱 부장 조사도 안 한 채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를 발표한 근거가 뭐냐”고 반문했다. 
 
김민상‧김수민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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