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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2.5기? 바이든 내각 뚜껑여니 낯익은 그 얼굴 6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출범할 행정부의 첫 인선 결과를 23일(현지시간) 발표하면서 '바이든 시대'를 향한 정권 인수절차가 본격화했다.  

바이든, 외교·안보 요직 6명 인선 공식 발표
전원 오바마 1~2기 고위 관료 출신 '베테랑'
연방총무청, 바이든에 "인수인계 개시" 서한
트럼프 "협조하라" 지시했지만 "싸움은 계속"

 
대선 결과에 불복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연방 총무청(GSA)에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에 필요한 절차에 협력하라고 지시하며 한발 물러섰다. 바이든의 승리 확정 후 16일 만, 대선 투표일 이후 20일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께 트위터를 통해 "GSA 에밀리 머피(청장)의 헌신과 나라에 대한 충성심에 감사한다"면서 "우리나라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에밀리와 그의 팀이 초기 의례에 맞게 해야 할 일을 하라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 팀에게도 같은 일을 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트윗에서 "우리는 계속해서 좋은 싸움을 할 것이다.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해 아직 대선 결과에 승복할 의사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트윗에 앞서 머피 청장은 이날 바이든 당선인에게 서한을 보내 트럼프 행정부가 공식 인수·인계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통보했다. 결정이 늦어진 데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그는 "백악관이나 행정부 누구로부터도 정권 인수·인계를 연기하라는 압력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적이 없고, 법률과 사실관계에 근거해 내가 독립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간의 고집을 꺾고 정권 인수·인계 절차를 허용한 결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작용했는지 알 수 없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참모들은 여론의 거센 비난을 피하기 위해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불복 소송을 취하하고 바이든의 승리를 인정하는 수순으로 이어질지도 아직은 불확실하다는 관측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장관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해 오랜 측근들로 외교·안보 라인을 짰다.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에는 애브릴 헤인스 전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을 배치했다. 이 자리에 여성이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 [AFP=연합뉴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 지명자. [AFP=연합뉴스]

 
국토안보부 장관에는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전 국토안보부 부장관을 지명했다. 쿠바 아바나에서 태어난 마요르카스는 부모와 함께 피델 카스트로의 정치적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왔다. 이민 1세대가 이민과 국경통제를 다루는 국토안보부 수장에 오르는 것은 처음이다. 첫 라틴계 국토안보 장관이기도 하다.
 
주유엔대사에는 흑인 여성인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를 지명했다. 경력 35년의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북핵 문제나 인권·난민 등 유엔 고유 업무 영역에서 보다 엄정한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주유엔대사를 각료급으로 격상해 '다자외교 복귀' 공약에 힘을 실었다. 바이든 행정부의 우선 추진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할 기후특사에는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지명했다. 거물급 기용과 함께 기후특사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정 참석자에 포함했다. 
 
바이든 행정부 주요 인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바이든 행정부 주요 인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첫 내각 인선 특징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신 관료들의 복귀로 요약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지명자 6명 모두 오바마 1기와 2기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역임했다. 특히 케리 특사 지명자를 제외한 5명은 당시 직함에서 '부(副)'자를 떼고 한두 단계씩 승진하며 '금의환향'했다. '베테랑들의 귀환'이란 긍정적 평가 한편으로 '오바마 2.5기'라는 다소 냉소적인 반응도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 [AF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 [AFP=연합뉴스]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2009년 1월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 들어가 꼬박 4년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오바마 2기 때는 대통령 국가안보 부보좌관 2년, 국무부 이인자인 부(副)장관을 2년 지냈다. 4년 만에 외교 최고사령탑에 올랐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오바마 1기 때 힐러리 클린턴 초대 국무장관 부(副)비서실장으로 오바마 행정부에 합류했다.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거쳐 오바마 2기 때는 블링컨 후임으로 바이든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에서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두 단계 뛰어올랐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AFP=연합뉴스]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 [AFP=연합뉴스]

 
헤인스 DNI 국장 지명자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여성 최초로 CIA 부(副)국장이 됐다. 국무부 부장관으로 옮긴 블링컨 후임으로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됐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직전까지 자리를 지켰다. DNI 국장은 CIA 국장의 보고를 받는 자리여서 두 단계 승진한 셈이다.
 
마요르카스 장관 지명자는 오바마 1기는 국토안보부 시민권·이민국장을, 2기는 부장관을 맡아 오바마의 이민정책인 불법 이민 청소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의 입안과 시행을 총괄했다. 케리 특사 지명자는 오바마의 마지막 국무장관이었고, 재무장관 지명이 예상되는 재닛 옐런은 오바마 대통령 시절 첫 여성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올랐다.
 
또 다른 특징은 여성과 흑인, 이민자 출신 등 다양한 배경의 인재를 골고루 선택했다는 점이다. 헤인스 DNI 국장 지명자는 CIA·FBI 등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정보기관 수장 자리에 오르는 첫 여성이 될 전망이다. 마요르카스는 첫 라틴계, 첫 이민 1세대 국토안보부 장관이 된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대사 지명자는 오바마 2기 때 임명된 수전 라이스(2009~2013년 재임)에 이어 이 자리를 맡는 두번째 흑인 여성이다.
 
또 옐런 전 Fed 의장이 재무장관에 지명돼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첫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 스티븐 므누신 장관까지 역대 재무장관 77명은 모두 백인 남성이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여성과 유색인종을 다양하게 기용해 "미국처럼 보이는 행정부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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