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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선 샤워하는데 헬스장선 금지…참 이상한 서울시 방역

“헬스장 샤워시설은 이용 금지인데 사우나, 수영장은 이용해도 된다니 넌센스다”

 
 서울시가 24일 0시부터 정부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보다 강화된 ‘서울형 정밀방역’ 조치에 들어간 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용도나 성격이 비슷한 시설인데도 이용 금지 여부가 갈리면서 곳곳에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헬스장 샤워는 금지, 수영장·사우나는 허용. 왜?

23일 헬스장 운영자들이 모이는 회원수 약 3만8000명의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한 헬스장 운영자의 글. [네이버 카페 캡처]

23일 헬스장 운영자들이 모이는 회원수 약 3만8000명의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한 헬스장 운영자의 글. [네이버 카페 캡처]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 당시 “24일 0시부터 연말까지 ‘1000만시민 긴급 멈춤 기간’을 선포하고 10대 시설에 대한 서울형 정밀방역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10대 시설은 집단감염이 빈발했던 종교시설, 직장, 요양시설·병원, 실내체육시설, 식당·카페, 방문판매업, 목욕장업, 노래연습장, PC방, 학원 등이다.
 
 문제는 목욕장업과 실내체육시설 간의 방역 형평성이었다. 당초 헬스장을 비롯한 실내체육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시설면적 4㎡당 1명 인원제한, 음식 섭취 금지 등이 적용됐다. 서울형 강화조치는 이에 더해 21시 이후 운영 중단, 샤워실 운영중단 등을 추가했다.
 
 23일 오전 서울시가 배포한 '서울형 방역강화 조치' 일부. [사진 서울시]

23일 오전 서울시가 배포한 '서울형 방역강화 조치' 일부. [사진 서울시]

 
 반면 서울시는 같은 실내체육시설 중 수영장은 예외로 샤워실을 쓸 수 있도록 했다. 목욕장업도 목욕탕 내 발한실(한증막 등) 운영을 제한하고 면적당 이용인원도 정부 조치(4㎡당 1명)보다 강화된 8㎡당 1명을 적용했지만, 이용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았다. 21시 이후 운영 중단 조치도 없었다.
 

“헬스장 회원 80% 감소…경기도 몰리는 풍선효과도”

 
 이에 서울시내 실내체육시설 운영자들은 서울시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23일 오후 헬스장 운영자들이 모인 회원 수 3만8000명의 인터넷 카페에는 “헬스장 샤워장은 이용 금지인데 찜질방, 사우나, 수영장은 이용해도 된다는 건 넌센스”라며 “이런 형평성 없고 말도 안 되는 지침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시 체육진흥과에 전화를 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23일 헬스장 운영자들이 모이는 회원수 약 3만8000명의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한 헬스장 운영자의 글. [사진 네이버 카페 캡처]

23일 헬스장 운영자들이 모이는 회원수 약 3만8000명의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한 헬스장 운영자의 글. [사진 네이버 카페 캡처]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24일 브리핑에서 “수영장과 목욕장업은 샤워실을 금지할 경우 사실상 영업이 중단되는 효과가 있어 수영장을 제외한 실내체육시설에 대해서만 금지 조치를 내렸다”며 “서울형 정밀 방역 조치의 기조는 시설 운영은 유지하되 강력한 방역 조치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헬스장 운영자들은 “서울시 조치는 사실상의 영업중단과 마찬가지”라고 호소했다. 일부에서는 헬스장 회원들이 서울시 주변의 경기도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서 크로스핏 시설을 운영하는 A씨(35·남)는 “샤워를 하지 못한 채 출근을 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오전에만 회원이 95%가 줄었고 전체적으로는 80%의 회원이 연기 신청을 했다”며 “집은 경기도지만 회사가 서울이어서 우리 헬스장을 찾는 회원이 많았는데, 이제는 집 근처의 경기도권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는 말들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지난 9월 서울 양천구의 한 헬스장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운동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9월 서울 양천구의 한 헬스장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운동을 하고 있다. 뉴스1

 방역 형평성을 둘러싼 불만은 헬스장과 수영장이 탈의실·샤워실을 공유하는 서울의 한 문화체육센터에서 두드러졌다. 수영장 회원은 이날 탈의실·샤워장을 모두 이용할 수 있었던 반면에 헬스장 회원은 운동을 마친 후에도 샤워를 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져서다. 수도권 병원의 한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이 어렵고 밀집·밀폐된 공용공간이라는 점에서 헬스장 샤워실·수영장·목욕탕은 비슷한 환경인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질병관리청 지침 외에 별도의 조치를 하면서 시민이 일관성, 형평성을 납득할 수 없는 대책을 내놓으면 결국 정부 방역의 신뢰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생긴다”며 “경제적 손실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시민 입장에선 ‘서울형’, ‘1000만 시민 멈춤’과 같은 지자체 성과를 우선시하는 듯한 정책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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