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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밤 바뀐채 하루 12시간 핸드폰"…中1의 '코로나 사춘기'

코로나 때문에 생활 패턴 깨졌나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코로나 때문에 생활 패턴 깨졌나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올해 입학식도 없이 중학생이 된 A양(14). 그는 1학기 초만 해도 집에서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코로나 19에 대한 걱정이 깊어졌다. 부모님과 가족들의 죽음에 대한 고민도 생겼다. 현재 성적은 다니는 학원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능, 취업 등 미래에 대한 불안이 잇따라 학업에 점점 집중이 안 된다.    

 

#40대 주부 B씨는 온종일 방안에만 틀어박히는 중학교 1학년 딸아이가 걱정이다. 사춘기가 온 아이는 방문을 걸어 잠갔다. 웹소설과 웹툰을 보느라 휴대전화를 하루 12~14시간씩 켜놓는다. 하지만 부모와의 대화는 거의 없다. 게다가 낯가림이 심해 친구도 잘 안 만난다. B씨는 딸이 부모와도 점점 멀어질까 봐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도 맘 놓고 못하고 있다. 

 

기획/혼돈의 코로나 1학년④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질풍노도의 시기에 접어든 중학교 1학년을 뒤흔들고 있다. 중1은 초등학교와 달리 과목마다 선생님이 바뀌고 학업 난이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는 시기다. 몸도 커지고 성징이 나타나면서 심적이나 정서적 변화도 심하다. 특히 또래 집단의 영향력이 큰 나이지만 올해 중 1학년들은 친구나 선생님과의 교류가 끊기다시피 했다.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중학교 1학년 학생. 이 학생은 ″온라인 수업은 15분이면 끝난다″며 ″친구들은 다 2배속으로 수업을 듣는다″고 말했다. 사진 위문희 기자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는 중학교 1학년 학생. 이 학생은 ″온라인 수업은 15분이면 끝난다″며 ″친구들은 다 2배속으로 수업을 듣는다″고 말했다. 사진 위문희 기자

中1, "친구는 못 만나고 선생님과는 할 말 없어" 

경남 창원 반송여중 1학년 류새봄(14)양은 친구들과 학교생활을 제대로 누릴 수 없다는 데 아쉬움이 크다. 그는 “학교에서 대면으로 수업하다 보면 친구들 성격도 알 수 있고, 어떻게 공부하는지도 서로 배울 수 있는데 친구들을 자주 못 만나는 것이 가장 불편하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중학교를 다니는 C 군(14)은 선생님과의 관계가 '단절 수준'이라고 안타까워했다. C군은 “담임 선생님과는 별로 소통을 안 한다. 싫어서가 아니라 기회가 없고 딱히 할 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부 난이도가 올라간 점이 힘들다. 공부하려는 마음이 생겼다가 없어졌다 하는데 부모님께 진지하게 말할 용기가 없다. 그래서 가끔 답답할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중 1의 고민은 청소년 상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를 운영하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올해 1월~9월까지 접수된 상담 사례 7만 7670건 중 중1(1만 1079건, 14.3%)의 상담 건수가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는 온라인게임 등 인터넷 사용 과다(2918건, 26.3%), 친구 관계(1824건, 16.5%), 긴장ㆍ불안ㆍ우울감(1813건, 16.4%), 학업ㆍ진로 문제(1420건, 12.8%), 가족 갈등(1140건, 10.3%) 순이다. 정재우 청소년안전망지원부장은 “중1은 다른 어떤 시기보다도 교육 시스템이나 가정에서의 기대수준이 확 달라지는 시기”라며 “여러 학년 전환기 중에서도 중1이 다양한 문제를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학교 1학년 교실의 모습. 자리는 한줄씩 배치돼 있고 책상마다 투명 가림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 류새봄 양]

중학교 1학년 교실의 모습. 자리는 한줄씩 배치돼 있고 책상마다 투명 가림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 류새봄 양]

엄마들은 "밤낮 바뀐 채 휴대폰만 쥐고 있어" 

중 1 자녀를 둔 학부모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맘 카페에는 자녀의 휴대전화나 인터넷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무너진 생활습관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가장 많다. 학부모들은 “낮밤이 바뀐 무기력한 사춘기로 바뀌었다”“집에서 휴대전화만 갖고 있는데 정말 스트레스다”“휴대전화를 뺏으면 난리 치는데 방법이 있느냐”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앙일보가 지난 10월 14일~11월 5일까지 중학교 1학년생 59명에게 ‘불안이나 걱정거리를 나누는 상대가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친구’(23명, 39.0%) 다음으로 ‘없다’(19명, 32.2%), ‘부모’(15명, 25.4%)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신입생처럼 코로나에 갇힌 신입생이 내년에도 또 나올 가능성이 있다. 
 
중학교 1학년, 상담 주요 내용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학교 1학년, 상담 주요 내용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말 들어주며 자녀와 신뢰 쌓아야" 

전문가들은 부모 입장에선 선생님이나 친구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자녀의 자존감과 자아정체성 형성을 도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학생의 성장 과정과 관련해 다수의 논문을 낸 김경애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중학생 연구를 해보면 남에 대한 의식을 많이 하고, 그들의 평가에 예민 해한다”며 “나한테 중요한 사람으로 맺어지기만 하면 굉장한 신뢰를 보이고 따르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정재우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청소년안전망지원부장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일단 들어줘야 한다”며 “부모들은 맘이 급하니까 ‘이렇게 해야 한다’‘저렇게 해야 한다’ 먼저 지시 조로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이나 학교 차원에서 등교 수업 때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수업에선 교사와 학생이 ‘라포(rapportㆍ친밀감)’를 충분히 형성할 수 없는 만큼 오프라인에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경애 연구위원은 “교사 일 대 다수 학생의 집합형태 수업은 지금처럼 작동해서는 안 된다"며 "짧은 시간이라도 4~5명씩 소수 인원을 놓고 한 시간이라도 깊이 있게 한 명, 한 명 자주 볼 수 있는 교육 방식을 짜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위문희·권혜림·정진호·이우림·편광현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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