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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영세사업장 노동자 예외?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외침은 현재진행형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 준수 외친 전태일 열사 50주기



50년 지난 지금도 곳곳은 근로기준법 사각지대

중대 산업 재해 약 85% '50인 미만 사업장'

근로 감독 실시 대상 약 40% '5인 미만 사업장'

전태일 열사 동료들 "아직도 우리는 기계다" 외쳤을 것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소수? 노동자 수만도 전국 350만명 달해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서 예외되기도

근로기준법 기준의 적용 "5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하는 곳" 대상

노동 시간, 수당, 휴식 등 법으로도 보장 못 받아

법 악용해 '사업장 쪼개기' 하는 사업주들도

학원, 연구소, 호텔 등 업종 다양



사각지대 없애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발의는 됐지만…

"국회 환노위에 120개의 법안이 있으면 120번째쯤 될 거다" 노동계 한숨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 / 진행 : 박상욱





◆박상욱 앵커: ▶여도현 기자: ▷김지성 기자:





◆박상욱 앵커: 퇴근길에 만나는 뉴스, 소셜라이브 이브닝 박상욱입니다.



오늘도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숨졌습니다. 부산신항에서 컨테이너 하역 준비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7미터 아래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숨을 거둔 지 50년이 지난 지금, 바로 2020년에도 수많은 노동자들은 여전히 일하다 죽고, 일하다 다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못한 현실...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기 위해서, 바꿔놓기 위해서 JTBC는 노동 현장의 문제점들을 집중 보도해드리고 있죠. 오늘 소셜라이브 이브닝에는 여전히 ‘근로기준법’ 밖에 있는 노동자들, 그들의 현실을 살펴봅니다.



열흘 전이었죠.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현장을 돌아봤던 두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기동이슈팀 김지성 기자, 여도현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여도현 기자: 안녕하세요.



▷김지성 기자: 안녕하세요.



◆박상욱 앵커: 자 일단 먼저 전태일 열사의 일화부터 되돌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태일 열사가 일했었던 평화시장의 미싱사분들. 그분들의 노동 환경은 좀 어땠습니까?



▶여도현 기자: 지금도 그 평화시장에 가면 일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 평화시장은 대부분 옷 가게로 내부가 변했는데 그 옷 가게 한 칸 한 칸이 옛날에는 봉제 공장이었다고 보면 되는데요.



5평 내지의 그 작은 공간에 재봉틀이 보통 한 5개 정도 있고, 그러면 이제 봉제사와 봉제 재단 보조들이 같이 들어가면 한 15명, 16명 정도 그 공간에서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공간 쪼개기도 일어났다는 거죠. 공간 자체가 워낙 좁은데 이걸 효율적으로 쓰고자 한 층 높이를 2등분을 해서 마치 2층 침대처럼 성인이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는 공간에서 일을 계속했던 겁니다.



그다음에 또,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 거기는 창문이 없거든요. 봉제 공장인데 그땐 이제 창문도 없으니까 환기도 안 되고, 그러다 보니까 여기 일하시는 여공 분들은 대다수 폐 질환을 앓거나 또 햇빛이 들지 않기 때문에 형광등 하나에 의지해서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시력도 저하됩니다.



근무 시간도 엄청 길었는데 아침 6~7시에 출근해서 보통 11시에 퇴근했고요. 또 정말 바쁠 때는 거기에서 숙식까지 해결했던 거예요. 그때 당시 일하시던 분들의 나이대를 들어보면요, 미싱 보조사들은 초등학교 졸업하고 오니까, 보통 한 13살. 더 일찍 오는 경우는 11살, 12살. 이런 친구들이 근로 환경도 안 좋은 상황에 이렇게 장시간 노동까지 하는 상황이었다고 합니다.



◆박상욱 앵커: 전태일 열사는 생전에 어린 여공들을 또,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잖아요?



▶여도현 기자: 네, 지금 상황이 이렇게 열악한 곳에 12살, 13살 친구들이 워낙 일을 많이 하고 있다 보니까, 전태일 열사와 여공들의 일화도 아주 많았는데요. 본인 수중에 가지고 있는 작은 돈을 가지고 그게 교통비인데, 퇴근할 때 쓰는 교통비인데 그걸로 여공들에게 풀빵을 다 사주고 본인은 도봉구 판잣집까지 평화시장에서 도봉구까지 걸어가다가 그때 당시에는 통금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경찰서에 잡혀서 경찰서에서 자기도 했고.



또 하나는 국밥집 사연인데요, 이 여공들을 워낙 딱하게 여기다 보니까, 본인 사비로 여공들의 밥을 사주고 그때 당시 단골 국밥집 아주머니께서 전태일 열사에게 ‘너도 먹어라, 돈 안 받을 테니.’하니까 안 먹었대요. 나중에 여공들이 다 가고 아주머니가 ‘왜 그때 밥을 안 먹었냐, 내가 너한테 돈을 받겠냐.’이랬더니 ‘여공들에게는 내가 밥을 먹고 왔다고 얘기해서 먹을 수가 없었다.’ 본인이 사비를 통해서 여공들을 도왔던 걸 알면 (여공들이) 미안해할까 봐 또 그런 일화도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여도현 기자가 전태일 열사의 친구분들을 만나봤잖아요? 친구들이 기억하고 있는 전태일 열사의 모습, 그 기억은 어땠는지 리포트 보고 나서 이야기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50년 전 그날…동료들이 말하는 전태일과 평화시장의 기억(11/12 뉴스룸)]



50년 전, 그리고 지금의 평화시장입니다.



전태일 열사가 일했던 1970년 당시, 평화시장 노동자들에겐 햇볕을 쬐는 것조차 사치였습니다.



[임현재/전태일 열사 동료 : 하루 16시간 하는 건 보통이었으니까… 성수기철에는 아예 집에도 못 가고 쪽잠도 자고 (여기서요?) 네… (보조는) 초등학교 졸업하면 바로 왔으니까 13살…]



작업 공간은 좁고 열악했습니다.



[임현재/전태일 열사 동료 : 한 칸이 공장 하나야 이게 …10명에서 15명까지 시다(보조), 미싱사…]



임금을 떼이는 것도 비일비재했습니다



[임현재/전태일 열사 동료 : 상당히 많은 사업주들이 월급 안 주고 자꾸 미루는 것. 그 임금을 몇 번 가다가 포기하는 안쓰러운 일들이 많았죠]



전태일은 죽음을 각오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꿨습니다.



[김영문/전태일 열사 동료 : 나한테 내려와서 '야 이게 평화시장에 개선을 하려면 뭐 한두 명 내지는 두세 명 죽어야 개선이 되지 않겠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하지만 현실을 바꾸기엔 부족했습니다.



김영문 씨는 1970년 11월 13일을 또렷이 기억합니다.



[김영문/전태일 열사 동료 : 11월 13일 그때는 바람이 상당히 많이 불었던 거예요]



분신은 예상치 못했습니다.



[김영문/전태일 열사 동료 : 전태일이가 여기서 불을 붙인 거예요 바로… 옷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이니까… 뛰어나가서 여기에 쓰러지는 거예요… 생각해봐 친구가 분신해서 죽었는데 어떻게 그걸 잊어요]



전태일의 희생 이후 반세기가 흘렀습니다.



우리의 노동현실은 달라졌을까.



[임현재/전태열 열사 동료 : 여전히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소리를 외칠 것 같아요. 지금도 기계 취급하고 있잖아요]



◆박상욱 앵커: 네, 전태일 열사의 친구들이 기억하는 모습 보고 오셨는데요. 리포트에 미처 담지 못한 그런 이야기들 전해주신다면요?



▶여도현 기자: 제가 리포트에서 만났던 분들은 전태일 열사의 친구 분이자 같이 노동운동을 했던 당시 평화시장 노동자분들인데요. 이 노동 문제에 대해서 전태일 열사가 그때도 아주 강하게 의견을 가지고 있었던 친구라고 기억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친구들과 만든 노동 조직이 ‘바보회’라는 조직인데 이 이름이 어떻게 바보회냐, 제가 여쭤봤더니 선배 노동자들도 ‘너네가 노동운동을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 이 바보들아.’ 이렇게 해서 ‘우리는 바보회라고 하자,’ 이렇게 시작했고. 그런데 아무래도 초기다 보니까 이 조직이 조금 미흡했겠죠? 그래서 조금 더 체계를 갖추고 이후에 ‘삼동회’라는 노동 조직을 만들고 또 여공들의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당시 전부 봉제 공장에서 일하시던 분들이다 보니까 딱히 만나서 제대로 회의를 하기에는 환경이 열악했던 거죠. 그래서 점심시간 쉴 때 옥상에서 얘기를 한다든가.



다음에 하나의 더 일화가, 전태일 열사가 아무래도 친구들이랑 (노동운동을)하다 보면 저희도 ‘우리 지금부터 회의를 해봅시다, 합니까.’이런 말투가 낯간지럽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여기 (리포트에) 나오신 동료 분들께서, 약간 장난도 치고, 반말도 하고 회의 때 하면 ‘우리가 그래도 노동 운동을 위해서 모였는데 회의할 때만큼은 진지하게 회의를 해보자.’ 이런 식으로 아주 열성적으로 하기도 해서 당시 이제 회의했던 단골 다방 집에서는 8시에 문을 닫아야 되는데 워낙 회의가 진지하다 보니까 그만 나가달라 얘기를 못해서 10시 넘어서까지도 영업을 하기도 하고. 그렇게 친구들은 노동문제에 있어서 전태일이라는 친구가 아주 열성적으로, 진지하게 임했다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박상욱 앵커: 그렇다면 이분들이 전해주셨던 분신 당시 상황은 어땠었던 건가요?



▶여도현 기자: 저도 교과서로만 보다가 직접 얘기를 듣게 됐는데. 당시 12월 13일 당일에 근로기준법 화형식만 할 예정이었다고 합니다. 왜냐면 현장에서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는데 이게 무슨 근로기준법이냐, 기준법은 죽었다 이런 의미로 화형식만 할 예정이었는데 3층에서 피켓도 준비하고 화형식을 준비하고 있는데 경찰이 갑자기 급습해서 피켓이나 이런 모든 걸 다 뺏어갔다고 해요.



그래서 전태일 열사가 친구들은 ‘일단 너희는 1층에 먼저 내려가 있어라.’라고 하고 이제 친구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1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때 혼자 모종의 결심을 했는지 전태일 열사가 온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1층으로 내려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11월 13일 50년 전 그 당일에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몸에 불을 붙이자마자 전신으로 불이 금방 옮겨졌고,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쓰러졌던 게 아니더라고요. 제 발걸음으로 가 봤는데 한 8~9걸음을 앞으로 나아가다가 결국 털썩 주저앉고.



친구들이 급하게 불을 다 껐지만 이미 너무 많은 화상을 입었던 거죠. 그 상황에서도 다시 몸을 일으켜서 뭐라 뭐라 외치긴 했지만 사실 그때는 이미 너무 화상의 정도가 심해서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박상욱 앵커: 그러니까 동료분들도 전혀 예상을 못 했었다?



▶여도현 기자: 그렇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시간이 지난 뒤에 전태일 열사의 당시 말들을 곱씹어 보다 보니까 전태일 열사는 이미 결심을 이전부터 했던 것 같다고 짚이는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그게 친구들끼리 노동회의를 할 때 자주 그런 말을 했다고 해요. ‘우리가 한 두 세 명은 죽어야 이 평화시장이 변하지 않을까.’ 친구들은 그게 무슨 말이냐, 그러니까 설마 전태일 열사 당신이 직접 그렇게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던 거죠.



그리고 또 친구들끼리 영화를 보고 왔는데 거기서 주인공이 본인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자살을 하게 되는데 사람은, 동물은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기지 않느냐 이러면서 죽음에 대해서 심오한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동료분들은 그때부터 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박상욱 앵커: 전태일 열사 50주기… 전태일 열사의 정신이 최근 들어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물론 이것을 잘못 인용하면서 논란이 이는 경우도 있었지만요. 요즘의 노동환경에 비춰보면 전태일 정신,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을까요?



▶여도현 기자: 당시의 이제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을 때 나 하나 죽으면 달라지겠지 그리고 ‘우리는 기계는 아니다’를 외쳤다고 하는데요. 제가 이 동료분들에게 요즘 전태일 열사가 요즘 대한민국을 보면 뭐라고 했을 것 같으냐고 했을 때 이구동성으로 ‘아직도 우리는 기계다.’라고 말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뿐만 아니라 특수 고용 노동직 등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직이라고 칭할 수도 없는 새로운 근로 형태들이 태어나면서 노동 환경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이 아주 많았습니다.



◆박상욱 앵커: 김지성 기자 같은 경우에는 전태일 정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김지성 기자: 저는 되게 많이 씁쓸하더라고요.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의 노동자 권리라는 게 누군가 죽어야, 목숨 값을 치러야 겨우 한 발짝 좀 나아갈까 말까 하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 국회에서 나름 활발하게 논의 중인 중대재해기업 처벌법도 상당히 오래전부터 법에 대한 얘기가 나왔지만 실질적으로 논의에 불을 붙인 건 2018년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김용균 노동자의 일이 있은 뒤거든요.



저는 앞으로는 누군가 죽어서 그 희생을 값으로 치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가 노동의 사각지대를 미리 조망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저희 기자들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고요. 시청자분들께서도 그런 사각지대가 있다면 좀 널리 널리 제보를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상욱 앵커: 많은 분들께서 의견 보내주고 계십니다. 유튜브에서 ID 김경모 님 ‘아직도 일터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먹고살기 위해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이 좋은데 일하다 죽은 사람들을 보니 마음이 아프네요. 대책이 시급합니다.’이런 의견도 있었고요. ID 이동원 님 ‘전태일 열사의 바람이 이뤄지려면 아직 더 기다려야 되는 건가.’ ID NotKorean 님 ‘우리 사회에 몇 명의 전태일이 더 죽어야 일하다 집으로 가지 못하는 사람이 없어질까요.’ 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ID 종수 신 님 ‘근로환경 아직도 안 좋고요. 최저임금 이하로 받는 직원들 아직 많아요. 당신들이 이야기해봤자 어차피 누가 자기 몸에 불 지르지 않는 이상 관심도 없잖아요. 처음에 이런 방송 나오는 게 좋았는데, 아무런 변화 없이 말만 하는 이런 방송 전말 신물이 납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이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지금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노동 현장의 문제점들을 보도해드리고 있죠? 그러다 보니까 앞서서 김지성 기자도 이야기했지만 계속해서 이런 문제점들을 더욱더 취재를 하고 보여드리면서 이런 생각, 이런 마음의 상처가 없으실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런데, 아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전태일 열사가 외쳤던 말이죠. 그런데 이게 지금 50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적용이 되지 않는 일터가 있다는 게 무슨 소립니까, 도대체?



▷김지성 기자: 5인 미만 사업장에는 대부분의 근로기준법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11조를 보면 근로기준법을 어디까지 적용할지에 대해서 규정돼있는데요. 일단 법을 보면 ‘5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하는 곳은 이 법을 적용해야 된다.’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5명 이상이 아닌 4명 이하의 근로자가 일하는 곳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나와 있는데요. 여기서 일부 규정이라고 나와 있는데 실질적으로 노동권과 밀집한 조항들. 예를 들자면 근로시간, 수당, 해고, 연차 이와 관련해서는 이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못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있는데요, 이런 내용들이 수치로도 확인이 됩니다. 지난해에 고용노동부가 근로 감독 실시 대상으로 총 2800개의 사업장을 뽑았습니다. 이 2800개의 사업장을 어떻게 추리는 거냐면 일단 1년에 3번 이상 임금체불이 신고가 되고 그중에서 실제로 노동관계 법령 위반이 확인된 곳을 근로 감독 대상으로 삼는데요, 그런데 절반이 조금 안 되는 40%정도가 5인 미만 사업장이었습니다.



◆박상욱 앵커: 그런데 뭔가 기준이 있을 것 같은데, 왜 5인 미만이면 안 되는 거죠?



▷김지성 기자: 원래의 취지는 영세 사업자를 보호하지는 취지인데요, 다만 노동계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오히려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는 5명 미만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일수록 노동조합도 없고 어떤 조직을 해서 권익을 외치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역설적으로 보호가 더 필요한 영세 사업장의 노동자가 정작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이 노동계에서 나옵니다.



◆박상욱 앵커: 김지성 기자가 직접 5인 미만 사업장도 둘러봤잖아요? 그 내용이 담긴 리포트 보고 나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근로기준법도 갑질방지도 '열외'…사각지대 5인 미만 업체(11/13 뉴스룸)]



29년째 재봉 일을 하는 정모 씨가 일하는 곳입니다.



직원은 정씨를 포함해 재봉사 4명뿐입니다.



정씨가 쉬는 날은 일요일 단 하루.



주 6일, 60시간 넘게 일합니다.



주 52시간,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은 먼 나라 얘기입니다.



늦은 밤, 그리고 휴일에 일을 해도 수당을 받지 못합니다.



[정씨/재봉사 : 큰 기업 아닌 이상은…돈 더 달란 말을 못 했다는 거죠.]



여느 직장인들처럼 여름과 겨울 휴가는 생각해보지도 못했습니다.



[정씨/재봉사 : (쉬는 건) 12월 말일과 (1월) 1일. 쉬는 만큼 (임금이) 다 빠져요. 신혼여행 때 제주도 가보고 아직도 못 갔습니다. 그 정도로 여유가 없어서…]



노동 시간과 휴가, 수당 등을 규정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이기 때문입니다.



4명 이하 노동자가 일하는 곳에선 일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하은성/권리찾기유니온 노무사 :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을 합법적으로 차별할 수 있는 게 근로기준법 11조인데요.]



지난해부터 시행된 근로기준법 76조 2항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도 역시 예외입니다.



작은 주류 판매점에서 일했던 김모 씨도 동료가 사장에게 폭언을 듣는 걸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김씨/주류판매점 근무 : (사장이) 'XX 너는 이 XX야. 내가 하라고 한 지가 언제인데' 그 직원은 그날 당일로 그만뒀어요. 이런 상황이 나에게도 올 수 있겠구나…]



생리휴가를 쓸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김씨/주류판매점 근무 : (사장이) '여기는 5인 미만 사업장이기 때문에 네가 받을 수 있는 게 없다' 얘기했으니까…생리휴가 제가 쓰겠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었어요.]



정씨와 김씨처럼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350만 명, 노동자 5명 중 1명꼴입니다.



[하은성/권리찾기유니온 노무사 : 이런 (예외) 법이 있는 한 위장하고 가짜로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드는 행태가 반복…]



5인 미만 사업장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법이 발의됐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사실 저희가 지난주에도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를 모시고 노동환경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었습니다.



당시에도 영세 사업장에 대해 뭔가 예외를 줘야 된다, 유예기간을 줘야 된다고 해서 뭔가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실제로 보면 앞서서도 영세 사업장에서도 다양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거기에 대해서 관리 감독도 쉽지 않다고 지적을 해줬었는데…



통계로도 올해만 하더라도 1월부터 9월까지 중대 산업 재해가 430건이 발생했는데 그중에서 85%가 50인 미만 사업장, 영세 사업장이었습니다.



지난주에 저희가 이야기를 나눴던 영세 사업장은 50인 미만이었는데 5인 미만이면 더더군다나 상황이 좀 더 뭐랄까요, 열악하거나 다를 것 같은데. 실제로 여기서 일하고 계시는 노동자분들께서는 어떤 어려움들을 호소하시던가요?



▷김지성 기자: 리포트를 보시면 재봉사 분도 주 60시간 정도 일한다고 나와 있는데요. 실제로 저희가 만나본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근로 시간을 가장 애로사항으로 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주 52시간제가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는데요. 49인 이하 사업장도 내년 7월부터는 52시간제가 적용이 됩니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자에게 52시간제는 상당히 먼 얘깁니다.



통계로도 근로시간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꼽는 가장 큰 문제라는 게 확인이 되는데요, 이 상담을 해보면 세 명 중 한 명꼴로 노동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특히나 저희가 바쁘게 일을 하다 보면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한다는 이렇게 얘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근로기준법을 보면 8시간을 일하면 한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줘야 합니다. 그래서 보통 직장에서는 점심시간 1시간이 휴게시간인 경우가 많은데요, 리포트에 나와 있는 재봉사 분도 이 분 같은 경우에 점심시간이 실제로 20~30분 그 정도 밥을 먹고 바로 다시 일을 해야 하는 거고, 그 외에 휴게시간이 전혀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하루에 8시간 넘게 일하지만 휴게시간 한 시간 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박상욱 앵커: 휴게시간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추가근로수당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수당들도 제대로 못 받는 거 아닌가 싶어지는데...



▷김지성 기자: 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근로기준법의 사용자, 다시 말해서 업주가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수당들이 다 규정이 돼 있는데요.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야간연차수당 등이 있습니다.



좀 풀어서 이야기하면, 주 40시간 이상 일하거나 아니면 토요일, 일요일에도 직장에 나왔거나 아니면 밤 10시가 넘어서 일했다면 일반적인 노동자라면 한 150% 정도 가산 수당을 받습니다. 그런데 5인 미만 사업장은 이게 안 되는 겁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법정 수당을 통해 가산 수당을 주는 건 밤에 일하거나 주말에 나오거나 아니면 일주일에 40시간 넘게 일하는 게 노동자에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큰 부담이기 때문에 이런 가상 수당을 주도록 법에 규정을 한 건데 5인 미만 사업장은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인 겁니다.



◆박상욱 앵커: 김 기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ID Crisis9064 님께서 ‘약아빠진 사장은 무조건 5인 이하로 운영하면서 악용하겠네.’ 이런 우려도 주셨거든요? 실제로도 이렇게 사업주들이 편법, 탈법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김지성 기자: 네, 실제로 아주 많은 경우인데요. 일명 사업장 쪼개기라고 합니다. 실제로는 노동자가 5명이 훨씬 넘는 하나의 사업장인데 가짜 법인을 여러 개 만들어서 그 법인 별로 노동자를 배치해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만드는 건데요. 쪼개기가 일어나는 이유는 당연히 비용 때문입니다.



앞서 계속 말씀드렸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더 일 시켜도 되고 덜 돈 줘도 되고. 그리고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받는 1년에 15일가량의 연차 유급휴가 또한 주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사업주 입장에선 비용을 아끼기 위해선 가짜 사업장을 만들어서 5인 미만 사업장을 쪼개기 하는 경우가 있는데 구체적인 수법을 보면 이 사업주의 가족, 아니면 직원의 명의를 빌려서 가짜 사업장들을 만드는 건데요, 업종도 다양합니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학원, 호텔들이 있고요. 이뿐만 아니라 연구소라든지 미용실 같은 경우에도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쪼개기 사업장에서 일하는 분들은 실제로는 5인 이상이 일하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거기 때문에 근로 시간이라든지 수당이라든지 연차, 이렇게 보장받아야 할 것들이 있는데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시청자 분들 중에서도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거나 아니면 일하셨던 분들이 있을 수 있는데 ‘권리찾기유니온’이라는 시민단체가 있습니다.



이 시민단체에서 지금도 계속 가짜 5인 미만 사업장과 관련한 제보를 받고 있고 또 이 제보를 바탕으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하는 절차를 도와주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시청자 분들 중에서도 이와 관련한 일을 겪으셨던 분들은 권리찾기유니온이라는 시민단체에 제보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유튜브에서 ID JH님 ‘회사가 작으면 권리도 작은 건가요, 월급 작은 것도 서러운데..’이런 의견도 주셨습니다. 그런데 김 기자의 설명을 듣고 나니까 5인 미만 사업장이 업종이 참 다양합니다. 소규모의 제조업 공장만 있는 게 아니라 연구소도 있다고 그러고, 호텔도 있다 그러고요.



국회에서는 그러면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어떤 대응이나 대책 마련 같은 걸 하는 게 없습니까?



▷김지성 기자: 일단 법안은 발의가 된 상태입니다. 지난 9월에 이 근로기준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가 됐는데요. 내용은 이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제한한 11조를 아예 없애자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게 9월에 발의가 됐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머물고 있는 상태인데요, 이 발의에 참여한 의원실 관계자와 얘기를 나눠봤는데 의원실 관계자 말로는 발의는 됐지만 사실상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논의는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리고 이 노동계에서도 이런 표현을 썼거든요? 국회 환노위에 120개의 법안이 있으면 120번째쯤 될 거다.



◆박상욱 앵커: 거의 가장 마지막 순위일 거다?



▷김지성 기자: 사실상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지금 이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모든 노동자로 확대하자는 이 내용이 전태일 3법 중에 하나인데요, 또 다른 전태일 3법 중 하나인 중대재해기업 처벌법과도 관심이나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많은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고 많은 여당 관계자들도 이 처리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라든지 민주당 관계자들도 뚜렷한 입장을 내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박상욱 앵커: 그렇다면 이 5인 미만 사업장 기준을 없애는 개정안 같은 경우 발의한 게 정의당인 건가요?



▷김지성 기자: 네, 정의당, 저희 소셜라이브에도 출연했던...



◆박상욱 앵커: 강은미 원내대표.



▷김지성 기자: 강은미 의원이 대표로 발의했습니다.



◆박상욱 앵커: 예, 알겠습니다. 그러면 5인 미만 사업장 같은 경우는 이런 것에서도 빗나갈까요? 요즘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도 실행이 되고 있는데 이것 역시 예외입니까?



▷김지성 기자: 네, 5인 미만 사업장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도 예외입니다. 직장 내의 괴롭힘 방지법이라는 게 별도의 법률이 있는 게 아니라요, 근로기준법 76조에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이 규정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핵심적인 내용이 직장 내 괴롭힘이 사내에 신고가 됐을 때 이 업주는 가해자를 징계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도록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그 사업장에 적용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회사 내에서의 갑질을 예방한다는 효과가 있는데 5인 미만 사업장은 여기서부터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겁니다.



특히나 5인 미만 사업장은 오히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노조가 없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 이 갑질이나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노동자들이 힘을 모아서 얘기를 하기가 되게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오히려 더 필요한 노동자들에게 정작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인 거고요.



또 한 가지 좀 당황스러운 부분이 5인 미만 사업장이 근로기준법에 예외 되는 이유가 당초의 취지가 영세 사업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인데 사실 직장 내 갑질이라는 것은 어떤 경제적인 문제도 아니고 의지만 가지면 해결할 수 있는 건데 이 단순히 영세하다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적용을 못 받는다는 건 어떤 법적인 허술함, 구멍이지 않을까 저는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박상욱 앵커: 네, 현재 시각 오후 7시 50분 소셜라이브 이브닝 마무리해야 될 시간인데 끝으로 두 사람 간략하게 50주기 취재를 했습니다.



앞서서 ‘한 번만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서 달라질 때까지 신경 써달라.’는 의견도 있었는데 가장 빨리 개선되어야 할 점 뭐라고 느꼈을지요? 여도현 기자부터 간략하게.



▶여도현 기자: 네, 지금 법제화되지 않은, 이제 새로운 노동 형태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특고라고 하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인데. 이분들에 대한 근로환경에 대해서 실태조사를 하고 이분들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도권 논의가 좀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더 이상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머무르는 새로운 노동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김지성 기자는요?



▷김지성 기자: 근로기준법을 전체 노동자에게 적용하는 개정안 이야기를 했는데요. 당장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는 ‘논의만이라도 활발하게 됐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근로기준법이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 문제가 결코 소수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지금 이에 해당하는 노동자가 350만 명이고 쉽게 말해서 노동자 5명 중 1명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특히나 요새 스타트업 같은 소규모 법인도 많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이 일어날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더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박상욱 앵커: 네, 지금까지 기동이슈팀의 김지성 기자, 여도현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상욱 기자, 이화원 인턴 park.lepremier@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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