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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이 'X' 그렸던 강창일…그를 주일대사 앉힌 '文의 의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강창일 전 의원. 중앙일보·뉴스1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강창일 전 의원. 중앙일보·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새 주일대사에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을 내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주일본국 대한민국대사관 특명정권대사에 강창일 한ㆍ일 의원연맹 명예회장을 내정했다”며 “일본 스가 내각 출범을 맞아 대일 전문성과 경험, 오랜 기간 쌓아온 고위급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경색된 한ㆍ일 관계의 실타래를 풀고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전 의원은 현 정부 세번째 주일 대사로 첫 정치인 출신이다. 
 
여태 주일대사는 학자 출신인 이수훈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석좌교수와 외교부 출신의 남관표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이 역임했다. 
 
반면 초대 주중대사에는 노영민 현 대통령 비서실장을, 초대 주러시아 대사에 우윤근 전 의원 등이 발탁됐다. 
 
강 전 의원은 4선 의원 출신으로, 20대 국회에선 한ㆍ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일본통이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 '비문'으로 분류되며 대일(對日) 관계에서도 현실론을 내세워왔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정부의 대일 정책을 공개 비판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일본 수출 규제 등이 이어지며 문재인 정부의 '반일 드라이브'가 강한 시기였다. 당시 강 전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일본 아베 정권은 간교하고 치졸하다. 정치 논리를 경제 문제로 확산시켰다”고 하면서도 “대한민국 정부도 원칙과 명분에 집착하다 보니 시기를 놓쳐버린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이해찬 대표는 손가락으로 ‘엑스(X)’ 표시를 그리며 반대를 표해 결국 강 전 의원은 발언을 중단해야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강 전 의원을 주일대사로 발탁한 배경에 대해 “한ㆍ일 관계를 풀어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며 “그래서 정통 외교관보다는 정치인 출신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 전 의원도 이날 중앙일보 통화에서 “대통령이 정말 한ㆍ일 관계를 풀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본인 발탁 배경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경직된 한ㆍ일 관계를 어떻게든 풀어보겠다는 대통령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기업 자금을 징용 배상금으로 쓰자는 의견을 낸 적도 있다.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왔고, 나는 분명히 문제를 실질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회의원이 낼 수 있는 아이디어와 정부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일은 차이가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긴밀히 논의하겠다.
 
스가 내각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보는가.
작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서훈 안보실장도 일본에 가려고 했었다. 특히 미국 행정부도 바이든 체제가 되면서 한ㆍ미ㆍ일 공조를 묶어서 가는 방향을 만들어내야 한다.
2017년 8월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초청 오찬 및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강창일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7년 8월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초청 오찬 및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강창일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앞서 지난 8~11일 박지원 국정원장은 일본을 찾아 스가 총리와 면담한 뒤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이은 새 한ㆍ일 공동선언을 제안했다”며 “양국 정상이 징용 문제 등 한ㆍ일 현안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라고 말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ㆍ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원장이 사실상 대일 특사 자격으로 스가 총리를 만난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표 의원도 13일 한ㆍ일의원연맹 소속 의원과 함께 스가 총리를 만난 뒤 “일본 정부가 내년 7월 도쿄올림픽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도쿄로 초청할 의향을 밝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강 전 의원 발탁 배경을 두고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강해질 한ㆍ일 관계 개선 압력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일본학과)는 “정부는 내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북ㆍ미, 북ㆍ일 관계 등을 푸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첫 단추가 한ㆍ일 관계 복원”이라며 “스가 총리 역시 아베 정부와의 확실한 차별화를 한반도 문제에 두고 있다. 올림픽이 코앞에 있기 때문에 한ㆍ일 관계 개선의 좋은 타이밍”이라고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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