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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회의 끝난 새벽1시, 文 "연차 좀 쓰겠습니다"…올해 첫 연차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하루 연차 휴가를 냈다. 올해 첫 연차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지난 2주간 7개의 정상외교 일정을 진행해 왔던 문재인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일정을 이날 오전 1시쯤 마무리하고 하루 연차를 쓰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당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도 취소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저녁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21.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저녁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21.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그간 코로나 상황 때문에 화상으로 진행된 외교 일정을 소화했다. 화상 회의였지만 개최국과의 시차 때문에 대부분 심야에 시작해 새벽 1시 전후에 끝나는 일정이었다.
 
문 대통령이 지난 2주간 참여한 국제회의는 한-아세안, 한-메콩, 아세안+3(한ㆍ중ㆍ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정상회의 등 아세안 관련 5개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등 7개다. G20 정상회의가 이틀간 열린 것을 고려하면 모두 8번의 화상 정상회의에 참여한 셈이다.
 
국가공무원법 규정 15조에 따라 문 대통령의 올해 연가 일수는 21일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지난해 병가를 한 차례도 쓰지 않아 연가가 하루 더해져 총 22일이 됐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22일의 연차를 한 차례도 사용하지 못했다. 이날 하루 연차를 소진하면서 올해 연차 소진율은 기존의 0%에서 4.5%가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3일부터 여름휴가를 떠날 예정이었지만, 당시 장마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데다 태풍 등의 영향으로 중부지방 집중호우가 예고되면서 휴가 일정을 취소하고 청와대에 머물렀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청와대 참모들에게 연차 70% 이상을 소진할 것으로 장려해왔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의 줄임말)을 위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일 오후 연차 휴가를 취소하고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곰탕집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직원과 인사하고 있다. 오찬에는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박복영 경제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과 보좌진들은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식사를 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일 오후 연차 휴가를 취소하고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곰탕집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직원과 인사하고 있다. 오찬에는 노영민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박복영 경제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과 보좌진들은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식사를 했다. 청와대 제공

 
그러나 취임 4년 차인 문 대통령은 자신이 공언했던 70% 이상의 연차를 쓴 적이 없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5월 이후 발생한 연차 14일 중 8일 연차를 쓰며 소진율이 57.1%였다. 2018년에도 21일 중 12일을 사용해 소진율이 첫해 57.1%와 같았다. 지난해에는 연차 사용이 더 줄어들어 5일에 그쳤다. 비율로는 23.8%다. 그나마 지난해 사용한 연차도 대부분 해외 정상 외교 직후 숨을 고르는 데 집중됐다. 북유럽 3개국 순방 직후(6월 17일), 남ㆍ북ㆍ미 판문점 회동 직후(7월 1일), 미국 방문 일정 직후(9월 27일ㆍ오후 반차), 부산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이후(11월 29일) 휴식을 취하는 식이다. 10월 29일 모친상 땐 조사 휴가를 5일 받았지만, 삼일장을 치르고 곧장 태국 방문 길에 올랐다.
 
코로나 상황으로 해외 순방 일정이 중단된 올해는 아예 연차를 쓰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1일 연차를 쓰려다가 취소한 적이 있다. 4월 30일 부처님오신날과 붙여 연휴를 이용해 경남 양산에 머물 계획이었다. 그러나 연휴 전날인 4월 29일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화재로 인한 38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계획됐던 연차를 취소하고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5월 하루 연차를 내고 경남 양산 사저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반려견 마루를 쓰다듬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5월 하루 연차를 내고 경남 양산 사저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반려견 마루를 쓰다듬고 있다. [중앙포토]

 
문 대통령은 대신 연차를 계획했던 5월 1일에는 청와대 인근에 있는 한 곰탕집에서 참모들과 오찬을 했다. 문 대통령이 삼청동 민간 식당을 이용해 오찬을 한 것은 약 1년 만이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이라 가급적 주변 식당을 이용해달라고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제 국내 확진자가 제로인 상황(4월 30일 기준)이 됐으니 이제는 거리 두기를 하면서 식당 이용도 좀 활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1년에 3~5일의 연차를 여름 휴가에 사용했다. 이마저도 수해나 외교 문제 수습 등을 위해 청와대에 복귀해서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외환위기를 수습하느라 여름휴가를 잡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수습을 위해 여름휴가를 취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 2015년에는 메르스 여파로 휴가를 떠나지 않고 관저에서 휴식을 취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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