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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독립운동 대부’ 4대손, 할아버지 조국서 대학생 된다

지난해 국내 입국을 앞두고 초이 일리야가 어머니 코사리코바 마리나(왼쪽)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문영숙 이사장]

지난해 국내 입국을 앞두고 초이 일리야가 어머니 코사리코바 마리나(왼쪽)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문영숙 이사장]

 
“열심히 공부해 할아버지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19일 초이 일리야(18)는 어눌하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독립 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현손(玄孫·4대손)인 그는 곧 고조할아버지 나라에서 대학생으로 첫발을 내딛는다. 최재형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초이 일리야는 인천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할 예정이다. 지난해 국내에 들어와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여만이다.
 
초이 일리야는 지난해 7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러시아 소재 공학 계열 대학 진학을 고민하던 중 인천대로부터 한국에서 공부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그는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간신히 익힌 정도였지만 한국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다. 할머니로부터 ‘(최재형 선생이) 한인들을 위한 소학교를 세우고 독립투사단도 조직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어릴 적부터 듣고 자랐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행을 택한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인천대 글로벌 어학원에서 한국어 공부를 해왔다. 그러나 한국에서 대학생이 되기가 쉽지많은 않았다.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아 어학원 교육 과정을 통과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예정보다 한 학기 늦은 올해 가을에서야 대학교에 원서를 낼 자격을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발목을 잡았다. 초이 일리야의 고등학교 학업·성적 증명서 발급이 늦어지면서 그의 어머니는 발만 동동 굴렀다. 러시아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대면 체계를 유지하면서 3주째 발급이 지연된 것이다. 마감 시한을 놓치면 다시 6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결국 최재형기념사업회가 주러시아 한국 대사관에 지원 요청을 했고, 모스크바 주한 영사관의 도움으로 기한을 맞출 수 있었다.
 

할아버지 100주년 추모식서 소감 밝혀  

최재형 선생의 후손인 초이 일리야(오른쪽)가 문영숙(가운데)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과 함께 최재형 선생 100주년 추모식에 참석했다. [최재형기념사업회]

최재형 선생의 후손인 초이 일리야(오른쪽)가 문영숙(가운데)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과 함께 최재형 선생 100주년 추모식에 참석했다. [최재형기념사업회]

 
지난달 30일 초이 일리야는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최재형 선생 순국 100주년 추모식에서 유족 대표로 연단에 올랐다. 그는 한국어로 “여러분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공부를 하게 됐다. 할아버지를 기억해주시고 공부할 기회를 준 것에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가 공식행사에서 한국어로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영숙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지난해보다 초이 일리야의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어학원에서도 이 정도 실력이면 입학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재형 선생의 순국 100주년인 올해 후손인 초이 일리야가 할아버지 나라의 대학생이 되는 것이라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본인이 공학 계열에 뜻을 둔 만큼 한국에서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최 선생은 1909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안 의사에게 권총을 마련해 주는 등 의거를 막후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중앙포토]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최 선생은 1909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안 의사에게 권총을 마련해 주는 등 의거를 막후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중앙포토]

 
최재형 선생은 일제강점기 러시아 연해주에서 활동한 독립 운동가다. 안중근과 함께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모의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 연설 도중 안중근 의사 등과 함께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남자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제 모델로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러시아 군대에 물건을 납품하면서 축적한 부로 무장 독립투쟁을 지원했다. 연해주 내 한인 마을마다 소학교를 세우는 등 교육에 힘썼다. 그는 일제가 고려인을 무차별 학살한 1920년 순국했고 유가족들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42년만인 1962년 대한민국 건국훈장 독립장(3급)을 추서했다. 초이 일리야는 최재형 선생 손자(인노켄티)의 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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