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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中정부 분노케했나…'38조 IPO' 날린 마윈 문제의 연설[전문]

지난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 금융 서밋에서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연설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지난 10월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 금융 서밋에서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연설하고 있다. [웨이보 캡처]

“적벽대전 당시 조조는 모든 전함을 하나로 연결했다. 세계 최초로 항모를 만든 발상이다.”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外灘) 금융 서밋에서 마윈(馬雲·56) 알리바바 창업자의 발언이다. 그는 적벽대전의 실패로 중국에서는 1000년 이상 대규모 전함을 만드는 발상을 하지 못했다고 일갈했다.  마윈은 “리스크 없는 혁신을 하는 것 자체가 혁신을 말살하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중국 금융 당국은 마윈의 발언 이후 340억 달러(38조3천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무산시켰다. 마이진푸(螞蟻金服,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운영사인 앤트 파이낸셜의 중국어 명칭)의 상장을 무산시킨 문제의 연설은 정부의 규제가 많은 한국도 음미할 내용이 많다. 다음은 마윈의 연설 전문.

38조원대 IPO 무산시킨 마윈의 발언 전문
“리스크 없는 혁신이 혁신 말살하는 행위”
관심 기울인 ‘감독’없고 관리·간여만 넘쳐
미래 금융은 돈이 사람·우량기업 찾아가야
정부 규제 많은 한국도 음미할 내용 많아

 
 
존경하는 천위안(陳元) 중국금융 40인 포럼 주석님, 지도자 여러분, 금융권 관계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행사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배우고 교류하고 토론할 기회를 주셔서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2013년 역시 상하이였습니다. 저는 상하이 루자쭈이(陸家嘴) 금융 포럼에서 인터넷 금융에 대한 기상천외한 생각을 발표했습니다. 7년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관료도 전문가도 아닌 제가 상하이 와이탄(外灘) 서밋에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관점이 여러분들 생각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오늘 연설을 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혹은 이 세대 사람이라면 절대 미뤄서는 안 될 책임이 있습니다. 미래를 위해 고민해야 하는 책임입니다. 이 세상에서 발전할 기회는 많지만, 정말 결정적인 기회는 사실 한 두 번밖에 오지 않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저의 생각과 견해를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는 저희가 16년 동안 실천과 경험을 통해 얻은 결과입니다. 게다가 운 좋게도 제가 UN 디지털 협력 분야 고위급 패널의 위원장과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의 리더를 맡아 전 세계 학자와 전문가 실천가들과 논의·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저는 퇴임했으니 오늘 같은 비공식 포럼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까 합니다. 비전문가이지만 전문적인 견해도 공유하겠습니다. 다행히도 요즘 대부분 전문가도 그다지 전문적이진 않더군요. 세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참고만 해주십시오. 성숙하지 않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지만 일단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말이 안 된다고 생각되면 그냥 잊으시면 됩니다.
 

◇서구가 정답이던 시대는 끝났다

첫 번째 저의 견해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모두 관성적 사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 서방 선진국에는 있지만, 중국 국내에는 없는 부분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습니다. 공백을 채우는 것을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공백을 채운다는 말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것이 반드시 선진적이거나 중국에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억지로 혹은 무작정 어떤 수준이나 다른 나라 기준에 맞추고 공백을 채우려 해선 한 됩니다. 어떻게 미래의 수준에 맞추고 미래의 기준에 부합할 것이며 어떻게 미래의 공백을 메워 나갈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먼저 고민하고, 그런 다음 다른 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봐야 합니다. 만약 영원히 다른 이의 말만 반복하고 다른 이가 정한 주제만 토론한다면, 현재에서 방황할 뿐 아니라 미래까지 놓치게 될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의 경제 회복을 위해 브레턴우즈 체제가 만들어졌고, 이는 세계 경제 발전을 크게 견인했습니다. 이후 아시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바젤협약의 리스크 통제의 개념이 중요해졌고, 이는 리스크 통제의 관리 기준이 되었습니다. 지금 추세를 보면 전 세계가 리스크 통제만 중요시하는 쪽으로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발전을 논의하지도 청년들과 개발도상국들의 기회가 어디 있는지도 고민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런 현상이 오늘날 세계 많은 문제의 근원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바젤협약 자체가 유럽 전체의 혁신을 크게 제약한 것을 목격했습니다. 특히 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말이죠.  
바젤협약은 노인 클럽과 비슷합니다. 몇십 년간 운영해온 금융 시스템의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는 게 골자입니다. 유럽의 노후화 된 시스템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중국은 정반대입니다. 중국의 문제는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가 아닙니다. 중국에는 제대로 된 금융 체계가 거의 없기 때문에 ‘금융 시스템의 부재’가 바로 리스크입니다. 중국의 금융은 성장 중인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슷합니다. 금융업에서 중국은 아직 청소년입니다. 아직 성숙한 생태계가 없고, 아직 완전하게 굴러가고 있지 않습니다. 중국에는 대형 은행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러한 대형 은행은 거대한 강줄기 혹은 대동맥과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호수·연못·개천 혹은 다양한 늪입니다. 이런 생태계가 없기 때문에 홍수 때는 범람해서 죽고 가뭄일 때는 메말라 죽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중국의 리스크는 건강한 금융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것이고 필요한 것은 금융 영역에 건강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금융에 시스템적인 리스크가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질병입니다. 치매와 소아마비는 증상이 비슷하지만 둘은 전혀 다른 병입니다. 만약 어린아이가 치매약을 먹는다면 노인병에 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온갖 알 수 없는 병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이 바젤협약은 시스템 노후화와 상당히 복잡한 노인병을 고려해 만든 약입니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은 노인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입니다. 노인과 청년의 관심사는 전혀 다릅니다. 청년은 도시에 학교가 있는지를 신경 쓰고, 노인들은 병원이 있는지를 고려합니다. 이렇듯 세상의 변화는 매우 신기하고  빠릅니다. 오늘 여러분 앞에 자랑스럽게 밝힐 것이 있습니다. 어제저녁 바로 여기 상하이에서 마이진푸(螞蟻金服,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운영사인 앤트 파이낸셜의 중국어 명칭)의 상장가가 결정됐습니다. 큰 사건이죠. 세계 역대 최대 규모의 상장입니다. 뉴욕거래소가 아닌 곳에서 상장하는 것도 역대 최초입니다. 5년 전 심지어 3년 전에도 전혀 상상할 수 없던 일입니다. 하지만 기적은 이렇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리스크 없는 혁신은 없다

두 번째 저의 견해입니다. 혁신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릅니다. 이는 이 시대 사람들이 반드시 감당해야 할 부분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공이 반드시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功成不必在我)”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이 일종의 책임이자 미래와 내일 그리고 후손을 위한 책임 있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중국을 비롯한 세계의 여러 문제는 혁신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누구도 길을 일러주지 않습니다. 반드시 누군가가 책임을 짊어져야 합니다. 혁신에는 반드시 시행착오가 따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는 어떻게 하면 실수를 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실수를 하더라도 보완·수정해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느냐입니다. 리스크 없는 혁신을 하는 것 자체가 혁신을 말살하는 행위입니다. 이 세상에 리스크 없는 혁신은 없습니다. 리스크를 제로로 통제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리스크일 때가 많습니다.  
적벽대전 당시 조조는 모든 전함을 하나로 연결했습니다. 제가 봤을 때 세계 최초로 항모를 만든 발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하지만 당시 연결된 배가 모두 불타버렸기 때문에 중국 사람들은 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이 발상을 떠올릴 생각조차 안 합니다. 그때 불탄 것을 떠올리면 누가 전함을 더 키우거나 연결할 생각을 하겠습니까.  
7~8년 전 이곳 상하이에서 인터넷 금융의 개념을 말했습니다. 인터넷 금융에 3가지 핵심 요소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줄곧 강조했습니다. 첫째 풍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합니다. 둘째 풍부한 빅데이터 기반의 리스크 통제 기술이 필요합니다. 셋째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이 세 가지 기준으로 보면 사실 P2P는 인터넷 금융이라 볼 수 없습니다. P2P 때문에 인터넷 기술이 금융에 가져온 혁신 전체를 부정해선 한 됩니다. 어떻게 몇 년 만에 수천 개의 인터넷 금융회사가 중국에 생겨났는지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어떤 원인으로 수천 개의 인터넷 금융 즉 P2P 회사가 생기게 됐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관리 감독은 확실히 어렵습니다. 전 세계가 다 그렇습니다. 혁신은 주로 시장에서, 기층에서, 청년에게서 나옵니다. 그렇기에 관리 감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감독(監)’과 ‘관리(管)’는 전혀 다른 일입니다. ‘감독’은 발전 상황을 주시하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고, ‘관리’는 문제가 생겼을 때 혹은 문제 발생이 예측될 때 관여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경우 ‘관리’ 능력은 점점 강해지고 ‘감독’ 능력은 현저하게 부족합니다. 좋은 혁신은 규제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려운 것의 어제의 방식으로 관리·감독하는 일입니다.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 없습니다. 어제의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해서도 안 됩니다.  
‘감독’과 ‘관리’는 다릅니다. 정책과 문건도 다릅니다. 오늘날 이건 안 된다는 문건이 너무 많습니다. 정책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입니다. 발전을 독려하는 일입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특히 중국은 ‘문건 전문가’가 아닌 ‘정책 전문가’를 많이 필요로합니다. 정책 제정은 기술이 필요한 일입니다. 사실 시스템에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부분은 우리 타오바오(淘寶,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티몰의 중국 명칭)에서 했던 방법을 여러분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7년 전 기술도 데이터도 없었고, 미래에 대한 판단도 확실하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된다는 여러 규정을 제정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기술로 문제를 해결했고 시스템적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관리·감독을 보면 오늘날 젊은이는 마치 관리 당국 같습니다. 늘 각종 새로운 문건을 만들어 냅니다.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그래서 한 가지 생각해 낸 방법이 바로 ‘가일감산(加一減三, 하나를 더하면 셋을 뺀다)’입니다. 규칙 하나를 더하면 반드시 3개를 삭제해야 합니다. 문건은 갈수록 줄었습니다. 만약 규칙을 줄이지 않으면 규정이 점점 많아져 결국 모든 사람이 법을 어기고, 잘못을 저지르고, 모두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이론과 시스템은 같지 않습니다. 전문가와 학자도 서로 다릅니다. 중국에서는 학자와 전문가를 자주 혼동합니다. 전문가는 실전을 통해 만들어지고 실제 상황에 강합니다. 하지만 정리를 반드시 잘하는 건 아닙니다. 학자는 실제로 구체적인 행동을 하진 않지만 다른 이의 실제 경험을 통해 이론을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저는 전문가와 학자를 합쳐야만 이론과 실천을 결합할 수 있고, 그래야만 혁신을 통해 오늘과 내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정부처의 이론에서 나온 실천이 아닌 실천에서 나온 이론이 필요합니다. P2P가 넘쳐나는 이유는 자체가 행정부처 이론이 만든 실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P2P가 준 큰 교훈을 더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기술을 부정해서도 안 되고, 이론이 만든 실천을 반복해서도 안 됩니다.  
또 한 가지 현상이 있습니다. 전 세계 많은 관리 감독 당국이 규제하다 보면, 결국 당국 자체 혹은 관리 부서 자체에는 리스크가 없어지지만, 경제와 사회 전반에는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사실입니다. 미래의 경쟁은 혁신의 경쟁입니다. 규제 능력을 다투는 경쟁이 아닙니다. 현재 세계 각국의 발전은 하나같이 매섭습니다. 발전에 내용이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라고 규정하는 건 더 치명적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말씀하신 ‘행정 능력 향상’을 제가 이해한 바로는 체계적인 관리 감독하에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것이지 규제 때문에 발전을 못 하는 게 아닙니다. 사실 규제는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어려운 것은 규제의 목적을 지속할 수 있고 건강한 발전에 두는 것입니다. 규제는 결국 건강한 발전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저당 잡는 전당포에서 신용 기반한 금융으로 변신해야

세 번째 제 견해입니다. 금융의 본질은 신용 관리입니다. 중국은 현재 금융권의 ‘전당포’ 사고를 반드시 바꿔야 합니다. 신용체계를 기반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현재 은행은 ‘전당포’식 사고가 여전합니다. 저당과 담보는 전당포에서 하는 일입니다. 과거에는 꽤 선진적이었습니다. 저당과 담보라는 혁신이 없었다면 오늘날 금융기관은 없었을 것입니다. 또한 중국이 현재까지 이뤄낸 지난 40년 경제 발전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산과 저당을 기반으로 한 시스템은 극단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중국 기업인 클럽 회장이자 저장성 상인 총회 회장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수없이 많은 기업인과 소통했습니다. 중국 금융권의 ‘전당포’식 사고방식은 상당히 만연해 있고 이는 많은 기업인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어떤 기업은 전 재산을 저당 잡혀 극심한 압박을 받았으며, 이 압박은 이상한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떤 이는 아무 거리낌 없이 대출하고 레버리지를 계속 확대해 부채가 점점 커졌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10만 위안을 빌리면 은행이 무섭습니다. 1000만 위안을 빌리면 당사자도 은행도 약간 당황합니다. 10억 위안을 빌리면 은행이 당신을 두려워합니다. 또 한 가지 관행이 있습니다. 은행은 우량 기업 혹은 자금이 필요 없는 기업에 대출하기를 좋아합니다. 필사적으로 대출해줍니다. 그 결과, 많은 우량 기업은 불량 기업이 됩니다. 투자 방식은 다양해져 심지어 기업이 자기 회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업에도 자금을 투입하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돈이 너무 많아도 말썽이죠.
저당을 잡는 ‘전당포’ 사고는 향후 30년 세계 발전에 필요한 금융을 뒷받침할 수 없습니다. 현재의 기술력을 가지고 빅데이터 기반 신용체계로 ‘전당포’ 사고를 대체해야 합니다. 이 신용체계는 기존의 IT 기술 기반이나 지인 관계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 기반이 아닌 빅데이터 기반 위에 구축될 것입니다. 그래야만 신용이 곧 재산이라는 말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사실 구걸하는 이도 신용이 있습니다. 신용이 없다면 구걸도 못 합니다. 저는 모든 걸인도 신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진정으로 미래를 생각하는 새로운 금융체계가 이 세계에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금융체계는 산업화 시대의 산물이며 산업화의 전반적인 필요 때문에 만들어진 체계입니다. 즉 ‘28 이론’에 의한 것인데, ‘28 이론’이란 20%의 투자를 통해 80%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 금융체계는 ‘82 이론’이 필요합니다. 즉, 80%의 작은 기업과 청년을 도와 20%의 사람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과거 사람과 기업이 돈을 구하러 다녔던 것에서 이제는 돈이 사람과 기업, 그리고 우량기업을 찾는 형태로 바꿔야 합니다. 이 체계를 평가할 유일한 기준은 보편성·포용성·친환경성·지속가능성입니다. 배후의 빅데이터·클라우드·블록체인 등의 첨단 기술이 막대한 책임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2차 세계대전 이후 당시 사람들이 선견지명을 가지고 후손과 미래를 위해 지금과 같이 좋은 금융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책임과 고민을 가지고 진정 미래와 청년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이 시대에 맞는 금융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우리는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기술 수준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행동하려 하지 않습니다. 현재 국제 금융체계는 반드시 개혁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개혁하지 않으면 세계가 더욱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혁신이 규제를 앞서는 것이 정상입니다. 혁신이 규제보다 훨씬 더 앞서 있을 때, 혁신의 다양성과 깊이가 규제의 상상을 훨씬 더 초월할 때 역시 비정상이며, 사회와 세상이 혼란에 빠집니다.  
디지털 화폐를 예로 들겠습니다. 만약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으로 향후 30년 이후 필요한 금융체계를 만든다고 하면 디지털 화폐는 상당히 중요한 핵심일 것입니다. 지금의 금융체계는 사실상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일과 미래 그리고 수많은 개발도상국과 젊은이들에게는 디지털 화폐가 필요합니다. 디지털 화폐가 향후 미래의 어떤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10년 후의 디지털 화폐와 지금의 디지털 화폐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 디지털 화폐를 역사에서 찾거나, 관리·감독에서 찾거나, 연구기관에서 찾아서는 안 됩니다. 시장에서 찾아야 하고, 수요에서 찾아야 하며, 미래로부터 찾아야 합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연구기관이 정책기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책기구들은 산하의 자체 연구기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디지털 화폐는 기술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단순한 기술 문제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화폐는 더 나아가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입니다. 디지털 화폐는 통화의 정의를 재정립할 겁니다. 물론 통화의 주요 기능은 계속 남아있겠지만, 정의는 반드시 재정립될 것입니다. 애플의 스마트폰이 휴대폰을 재정의했듯이 말입니다. 전화는 이제 휴대폰 기능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아직 디지털 화폐에 대한 기준을 성급하게 정할 때가 아니라 가치를 창조할 때입니다. 디지털 화폐를 통해 새로운 금융체계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전 세계의 미래를 고민하고 글로벌 무역을 어떻게 해나갈지 고심해야 합니다. 나아가 여러 검증을 견딜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화폐가 세상에 쓰여야 한다는 사실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국제 무역의 지속 가능성·친환경성·보편성 등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오늘날 인류는 결정적인 시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가볍게 보면 한 됩니다. 이번 팬데믹이 인류 사회 발전에 미친 영향은 아마 2차 세계대전에 버금갈 것입니다. 금융 자체만 봤을 때, 미국에서 각국으로 특히 미국이 월스트리트 주식 시장에 엄청난 금액의 현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역시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후에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이런 조치가 불러올 영향은 많은 이들이 지금 언급하는 기술적 측면의 문제를 훨씬 뛰어넘을 것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국제기구에 대해 단순히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가치에 대해 함께 재검토해야 합니다. UN, 세계무역기구(WTO),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에는 문제가 사실 많습니다. 이런 국제기구에서 일도 해봤고 이들과 교류·협력도 해봤습니다. 확실히 문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국제기구를 다 없앤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국제기구가 미래를 바라보고 개혁해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을지 더 고심해야 합니다.
새로운 금융 시스템은 나아갈 미래의 방향입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새 금융체계는 구축될 것이며 우리가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할 것입니다. 미래의 개혁에는 희생과 대가가 뒤따릅니다. 이 시대 사람들이 개혁하면 아마 다음 세대가 그 결과를 보게 되겠죠. 어쩌면 우리는 무거운 책임을 짊어진 채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는 역사적 기회이자 역사에 대한 책임이기도 합니다. 지난 16년 동안 마이진푸는 녹색발전·지속가능한 발전·포용발전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만약 녹색·지속가능·보편·포용 금융이 잘못이라면 우리는 잘못하고 또 잘못하며 끝까지 잘못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공관숙 중국연구소 연구원=sakong.kwans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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