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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기자 프리즘] 기후 변화 30년 후 우리 모습은?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2050년 미래의 시점이라고 치자. 누군가 30년 전 이맘때, 그러니까 2020년 11월 하순 어떤 하루의 일일 소사(小史)를 작성한다. 어떤 일들을 기록할까. 다음과 같은 사건들을 기록할지도 모르겠다.
 

환경 중시 작가·출판사 생겨나
당장 희생 피하려는 태도가 문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여전히 불복. 코로나 3차 유행 조짐. 그러는 가운데 백신 속속 개발. 기상 관측 이래 서울 지역 가을철 최대 호우. 물론 나열 목록들은 기록자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게다.
 
그런데 기자의 선정 의도가 보이시나. 모두 기후변화와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들이다.
 
트럼프가 기후변화와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면 그동안 미국 정치에 대해 너무 무심하셨던 거다. 트럼프는 지구 온난화가 중국인들의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선거 캠프가 지난해 대선 자금 마련을 위해 플라스틱 빨대를 팔았던 사실도 기억난다. “빨대를 다시 위대하게(Make straws great again)”. 대통령 이름이 인쇄된 빨간색 트럼프 빨대다. 대박이 났다고 한다.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해 종이 빨대를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진보 좌파들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염증이 작용한 결과다.
 
코로나 역시 기후변화와 연결돼 있다. 인간의 무분별한 산림 벌채가 코로나를 부른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산림 훼손은 기후변화의 직격탄이다. 가을철 이상 기후야말로 기후변화의 징후로 봐야 하지 않을까.
 
기후변화는 한없이 칙칙하게 얘기할 수도, 반대로 희미한 희망을 섞어 얘기할 수도 있는 주제다.
 
지난주 본지(중앙SUNDAY 11월 14일자 21면)에 소개한 미국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신간 에세이 『우리가 날씨다』를 읽으며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새롭게 불타올랐다. 사프란 포어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 당장 공장식 축산에서 생산한 육류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기후변화 의식이 투철한 작가는 한국에도 있다. 요즘 ‘빅 작가’ 정세랑이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요즘 가장 ‘업 된’ 뉴스가 뭐였냐는 질문에 미국이 기후변화 파리 협약에 재가입하기로 했다는 뉴스를 꼽았다. 트럼프가 탈퇴했던 협약이다. 다양성에 매혹돼 새를 사랑하게 됐다는 정세랑은 야생동물 보호재단을 자동이체 후원하고 사후 저작권도 이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결심을 밝힌 바 있다.
 
여기까지가 그래도 희망적인 얘기였다면 다음 얘기는 희망과 절망이 뒤섞인 빛깔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2008년 설립된 1인 출판사 에디시옹 장물랭은 친환경 출판사다. 지금까지 13권 가운데 12권을 친환경으로 냈다. 국제 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종이를 쓰거나 중금속 성분이 적은 콩기름을 인쇄 잉크로 쓴다. 출판사 이하규 대표는 “친환경이라고 비용이 더 들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10년 넘게 버틸 수 있었던 이유가 사람들이 친환경 책을 선호하기 때문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친환경에 별 관심이 없어 한다고 했다. 텀블벅 등을 통해 출판 비용을 조달하거나 독립서점 판매가 도움됐다.
 
이 대표가 전하는 우리의 기후변화 태세는 낙제점이다. 수입 종이는 100% FSC 인증을 받은 제품들인데 국산 종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가장 민감해야 할 출판계 사람들이 환경 문제에 관심 있다고 말은 하면서도 실제로 관심 있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고 했다. 영화나 여행을 좋아한다고 해서 얘기해보면 사실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지지는 하겠지만 손해나 희생을 먼저 감수하기는 싫다는 태도다.
 
2050년은 그때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2℃ 이하로 묶겠다는 파리 협약의 목표 연도다. 미래의 일일 소사가 궁금하다.
 
신준봉 전문기자/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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