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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난 못잡자 정부 파격방안 "호텔을 주택으로 바꾸겠다"

쉽게 진정되지 않는 전‧월세난에 정부가 몸이 달았다. 부족한 전‧월세 물량 확보를 위해 상가에 이어 호텔, 지식산업센터(옛 아파트형 공장)까지 주택으로 바꾸는 파격적인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담은 대책은 이르면 19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오늘내일 사이 (전‧월세 대책이) 발표될 테니 기다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매입주택이나 공공임대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토지공사(SH)가 확보해서 전‧월세로 내놓는다거나 오피스텔이나 상가건물을 주택화해서 전‧월세로 내놓는다거나 호텔을 주거용으로 바꿔서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이 (전‧월세 대책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17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17 오종택 기자

이 대표의 입을 통해 얼개가 드러난 전·월세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다. 전문가들은 “실현하기도 쉽지 않지만, (전‧월세난에)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실현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은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다. 잠을 자는 기능에 집중한 호텔은 잠을 자고 음식을 해 먹는 숙식을 위한 공간인 아파트와 골조부터 다르다. 호텔 방을 원룸으로 바꾸려면 싱크대 등 요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배관공사부터 해야 한다. 리모델링 비용이 크게 들어간다는 의미다. 
 
환기도 문제다. 최순웅 대토개발 대표는 “아파트의 경우 4베이(방 3개와 거실을 전면부에 배치)를 선호하는 것이 맞통풍 때문인데 호텔은 작은 창문이 하나뿐인 형태가 대부분이라 골조 자체가 주거용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호텔을 원룸 등으로 개조하겠다는 발상은 처음이 아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8년 유럽순방 중에 호텔과 업무용 빌딩을 주택으로 전환하는 구상안을 밝힌 뒤 서울시가 호텔 등을 역세권 청년 주택으로 용도 변경해 공급하고 있다. 시가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절차 간소화 등을 제공하면 주인(민간사업자)이 해당 건물을 임대주택으로 지어 청년층에게 우선 공급하는 방식이지만 민간의 참여는 지지부진하다.  
 
정부는 LH 등이 해당 호텔을 매입한 뒤 주택으로 재단장해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문제는 이미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LH가 자금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데 있다. 현재 LH 부채는 132조2766억원이다. 자본 대비 부채 비율이 246%에 이른다. 여기에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펼치며 2024년까지 부채는 180조3847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만지작거리는 대책이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이 아니라는 데 있다. 전문가들이 ‘(전‧월세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을 하는 이유다. 호텔을 주택으로 바꾸면 원룸 형태가 된다. 그런데 시장이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10월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통합지수는 1.9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연립·다세대는 0.4포인트 올랐고 단독주택은 0.2포인트 상승했다. 
 
아파트를, 그 중에도 중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아파트 중에서도 전용 40㎡ 이하 소형은 1.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전용 40~60㎡는 2.4포인트, 전용 60~85㎡는 2.9포인트, 전용 85~102㎡는 3.2포인트, 전용 102~135㎡는 2.3포인트 상승했다. 전용 135㎡ 초과도 2.1포인트 올라 소형보다 상승 폭이 컸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현재 전‧월세난은 분양할 주택을 전‧월세로 바꿔 공급하는 등 추가로 얼마를 공급한다고 해결될 총량의 문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권을 원위치시키고 임대인이 자연스럽게 물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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