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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민심 '부글부글'…김해신공항 확장안 뒤집기에 뿔난 대구·경북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김해신공항 확장안 재검토 발표가 나자 TK(대구·경북) 민심이 들끓고 있다. "정치적 꼼수다", "TK와 PK(부산·경남) 갈등을 다시 조장하는 행위" 등의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 "천인공노할 일"

 TK에서 김해신공항 확장안 재검토에 반발하는 것은 "기존 결정이 휴짓조각이 됐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간 극한 갈등 끝에 2016년 국제전문기관의 연구결과에 기대 가까스로 봉합했던 문제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시 정부가 용역을 맡긴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은 김해공항 확장을 비롯해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시 신공항 건설 등 여러 대안을 1년간 연구했다. 용역비로 총 19억2000만원이 투입됐다.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도 신공항이 구체화한다면 대구·경북이 역점 추진하고 있는 대구통합신공항이 '동네공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반대 이유다. 가덕도 신공항은 정부가 10조원 이상의 재정을 들여야 하는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관문공항이기 때문이다. 
 
 반면, 대구신공항은 군 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부지 개발 수익으로 이전 비용을 충당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 공항 간 가용 예산의 차이가 큰 만큼 상대적으로 대구신공항의 시설과 인프라 수준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TK쪽 여론이다.
 
동남권 신공항 추진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동남권 신공항 추진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날 정부 결정을 지켜본 대구·경북 시민들 중 상당수는 "정부의 이번 결정은 정치논리에 의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김해신공항 확장안 재검토는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지금까지 갈등과 논란 그런 과정을 지나며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뒤집히는 것을 보니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시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연희(34·여)씨는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정이 끝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황당하다"며 "가덕도신공항 추진이 백년지대계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또다시 정치논리에 따른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강주열 대구경북 하늘길살리기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주요 국책 사업이 정권의 입맛대로 가고 정치 논리와 표심에 따라 우왕좌왕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정치 논리에 따라 신공항을 추진하다 결국 무산되고 원점으로 돌아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과거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간 갈등이 재현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대구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는 이모(35)씨는 "이 정도로 큰 국책 사업이 한순간에 뒤집어질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 "몇 년 동안 지역 간 극한 갈등을 일으킨 끝에 어렵사리 김해공항 확장안이 정해졌는데 다시 이렇게 정책을 뒤집으면 공항은 영영 건설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밀양·가덕도·김해공항 위치도. 중앙포토

밀양·가덕도·김해공항 위치도. 중앙포토

 
 앞서 지난 16일 김해신공항 확장안과 가덕도신공항 추진과 관련, 자신의 소셜네트워서비스(SNS)에 '천인공노할 일'이라는 격문을 올린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함께 공동입장문을 냈다.
 
 두 단체장은 "510만 대구・경북민은 1300만 영남권 시・도민의 염원이자, 미래가 달린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지 국가정책을 뒤집을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고, 국민과의 약속을 송두리째 깔아뭉개는 정부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검증 결과에서 제기된 것처럼 기술적인 부분 등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보완해 추진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영남권을 또다시 갈등과 분열로 몰아가는 행위이며, 국민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진행되는 모든 절차에 대해 영남권 5개 시・도의 합의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함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영남권신공항 건설 계획은 14년 전인 2006년 12월 17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남부권 신공항 문제를 공식 검토해 보자"고 밝히며 시작됐다. 이듬해인 2007년 7월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가 대구에서 '남부권'이 아닌 '영남권 신공항' 공약을 내걸었다.
 
 당시 대선 주자 경쟁을 벌였던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모두 TK 신공항을 약속했다. 이후 공항 위치를 두고 지역 간 깊은 갈등을 겪다가 2016년 기존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김해신공항으로 최종 결론 났다.
 
대구·안동=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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