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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미세먼지 '치명적 만남'···확진·사망자 더 늘어난다

서울 지역에 올 가을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농도 '매우나쁨')가 내려진 15일 시민들이 남산순환도로 전망대에서 희뿌연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서울 지역에 올 가을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농도 '매우나쁨')가 내려진 15일 시민들이 남산순환도로 전망대에서 희뿌연 도심을 바라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겨울이 다가오면서 다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PM2.5와 코로나 확진 상관관계 뚜렷
오염물질이 바이러스 침투 경로인
ACE2 수용체 발현 늘어나게 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지난봄은 미세먼지 걱정 없이 보냈으나, 이번 겨울에는 다시 미세먼지로 시민들이 적지 않은 고통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봄 주춤했던 중국의 대기오염 배출이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매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근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하면 코로나19 전파가 더 잘 진행되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더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미세먼지 오염의 조합은 '치명적인 결합'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 둘로 인한 건강 피해를 예방하려면 당장은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수밖에 없다.
 

다시 늘어난 중국 대기오염

중국 샨시성 다퉁 인근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매연이 배출되고 있다. 2015 년 11 월 19 일에 찍은 자료사진. AFP=연합뉴스

중국 샨시성 다퉁 인근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매연이 배출되고 있다. 2015 년 11 월 19 일에 찍은 자료사진. AFP=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에는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가 발령됐다.
지난달 22일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PM10) 주의보가 발령된 적이 있지만, 이번 가을 들어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천과 경기도, 전북 등지에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고, 충남지역에서는 14일과 16일 미세먼지 저감 조치도 시행했다.
뿌연 하늘은 17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서쪽 지역과 일부 영남지역은 대기 정체로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됐고, 여기에 국외 미세먼지가 더해져서 미세먼지 농도가 상승했다"면서 "17일 오전까지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국은 최근 기온이 떨어지면서 석탄 난방 등으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배출이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과 톈진 등 중국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난 10일 이후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기 시작했고, 16일에는 중국 북부 54개 도시에 대기오염 경보가 발효됐다.
 
지난달 중국 칭화대 연구팀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코로나19로 줄었던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여름 이후에는 예년 수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지구촌 온실가스 배출에 미친 영향. 위의 그래프는 2019년과 올해를 비교한 것으로, 지난해보다 배출량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래프는 예년과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국가별로 비교한 것으로 미국이나 유럽연합(영국 포함)은 지난해보다 적게 배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배출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고, 여름 동안에는 예년보다 많이 배출했다. [자료: 중국 칭화대 연구팀]

코로나19가 지구촌 온실가스 배출에 미친 영향. 위의 그래프는 2019년과 올해를 비교한 것으로, 지난해보다 배출량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래프는 예년과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국가별로 비교한 것으로 미국이나 유럽연합(영국 포함)은 지난해보다 적게 배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배출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고, 여름 동안에는 예년보다 많이 배출했다. [자료: 중국 칭화대 연구팀]

온실가스 배출량은 에너지 소비를 나타내는 것이고, 에너지 소비가 늘었다는 것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배출도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세먼지에 비례해 확진자 늘어

지난 2월 중국 베이징 시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월 중국 베이징 시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푸단대 연구팀은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medRxiv)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중국 내 41개 도시에서 조사한 도시별 코로나19 치명률이 미세먼지 오염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통계분석 방법의 하나인 다중 선형 회귀분석을 진행한 결과, PM2.5와 PM10 농도가 증가할수록 치명률도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대기오염. 위의 그래프는 중국 각 도시의 초미세먼지 오염도와 확진자수, 아래 그래프는 미세먼지 오염도와 확진자수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붉은 점은 우한시를 나타낸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대기오염. 위의 그래프는 중국 각 도시의 초미세먼지 오염도와 확진자수, 아래 그래프는 미세먼지 오염도와 확진자수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것이다. 붉은 점은 우한시를 나타낸 것이다.

푸단대 연구팀은 또 코로나19가 시작된 우한 지역에서 시계열 분석을 수행한 결과, PM2.5와 PM10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사망률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미세먼지는 코로나19 환자가 경증에서 중증으로 진행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중국 과학기술대 연구팀과 영국 브루넬대학 연구팀은 1월 23일~2월 29일 중국 120개 도시의 일일 확진자와 대기 오염 농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otal Environment)'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오염 발생과 감염 확인 사이에 최대 14일의 시차를 고려해 분석한 결과, PM2.5가 ㎥당 1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상승하면 확진자는 2.24%, PM10이 10㎍/㎥ 증가하면 확진자는 1.76%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대기오염.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가 상승한 후에 일정한 시차를 두고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대기오염.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가 상승한 후에 일정한 시차를 두고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6월 중국 난징대학 연구팀은 '종합 환경 과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1월 24일~2월 29일 219개 도시를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 지수(AQI)가 10 상승할 때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5~7% 더 늘어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 등 여러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를 바탕으로 산출하는 AQI는 값이 커질수록 오염이 악화했음을 의미한다.
 

미세먼지 장기 노출도 영향을 준다

마스크를 착용한 미국 뉴욕 공립학교 학생들이 대면 수업을 위해 학교에 도착해 수업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스크를 착용한 미국 뉴욕 공립학교 학생들이 대면 수업을 위해 학교에 도착해 수업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 연구팀이 지난 13일 '종합 환경 과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장기간 대기 오염에 노출된 인구는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0~2017년의 미국의 대기오염 데이터와 지난 3월 2일부터 4월 30일까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PM2.5 장기 노출 농도가 1㎍/㎥ 상승할 때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나타내는 '기초 감염 재생산지수(Ro)'가 0.25가 증가했다.
Ro는 감염 사례가 없는 지역에서 감염자 1명이 평균 몇 명에게 병을 옮기느냐를 나타내는 수치다.
 
미국 하버드 대학 T.H.찬 공중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최근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에 게재한 논문에서 미국 내 각 카운티의 PM2.5 장기 노출 농도와 코로나19 사망률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대기오염. 초미세먼지 농도(A)와 인구 100만 명 당 코로나19 사망률(B) 비교. 자료:하버드대 T.H. 찬 공중보건대학원.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대기오염. 초미세먼지 농도(A)와 인구 100만 명 당 코로나19 사망률(B) 비교. 자료:하버드대 T.H. 찬 공중보건대학원.

PM2.5 장기 노출 농도, 즉 2000~2016년 사이의 평균 농도가 1㎍/㎥ 상승하면, 인구 100만 명당 사망률이 11% 상승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대학 환경과학연구소 연구팀도 medRxiv에 올린 논문에서 "2019년 연평균 대기오염도와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중국과 이탈리아, 미국 상공에서 센티넬-5 인공위성이 분석한 대기오염 자료를 활용, PM2.5와 일산화탄소(CO), 이산화질소(NO2) 등 대기오염이 높은 경우 인구 10만 명당 바이러스 확진자 숫자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탈리아 전문가가 북부 이탈리아 지역의 55개 도시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확진자가 더 많이 발생했고 여기에 대기오염까지 심할 경우 확진자 증가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감염 촉진 메커니즘 추가 연구 필요

지난 15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비상사태 기간 중 봉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15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비상사태 기간 중 봉쇄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버드대 연구팀은 논문에서 "통계 분석으로는 초미세먼지 노출이 코로나19 사망률을 높이는 메커니즘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이를 설명하기 위한 생물학적 연구가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염물질이 기도(氣道)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염증 반응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PM2.5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폐포(허파꽈리)의 앤지오텐신 전환 효소2 (ACE2)가 과다하게 발현된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ACE2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로 침입하는 통로, 즉 바이러스 수용체인데, ACE2가 많아지면 그만큼 바이러스 침투가 쉬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연구팀은 지난 5월 '감염 저널(Journal of Infec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대기오염 물질의 '이중 공격 가설(double-hit hypothesis)'을 제시했다.
PM2.5로 인해 ACE2의 과도한 발현과 함께 또 다른 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NO2)의 동시 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북부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대기오염. 왼쪽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오른쪽 이산화질소(NO) 오염도가 유사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대기오염. 왼쪽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오른쪽 이산화질소(NO) 오염도가 유사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산화질소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폐는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 손상을 입고, 면역 기능 저하로 바이러스의 공격에 더 취약해진다는 설명이다.
 
한편,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세먼지에 붙어서 공기 중에 날아다니기도 해 미세먼지가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탈리아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자가 치솟은 지역에서 공기 중에 떠다니는 PM2.5를 분석,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RNA(리보핵산)를 검출했다.
 
벨기에 연구팀은 지난달 셀(Cell)의 자매 저널인 '물질(Matter)'에 기고한 글에서 "미세먼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RNA가 실제 감염성이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고, 미세먼지 표면과 바이러스와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도 수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세먼지가 바이러스 매개체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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