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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집 샀다 찍힐라" 임대차법에 '부자 월세 세입자' 는다

규제의 풍선 효과가 고가 아파트 월세까지 끌어올렸다. 한 달에 수백만 원씩 월세를 내고 고급 아파트에 사는 ‘부자 세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월세의 빈익빈 부익부도 진행 중이다. 고가 월세와 나머지 일반 월세와의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지면서다.  
 
직방이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해 보니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월세 중 가격이 높은 고가 월세(상위 10%)의 평균 가격은 238만1000원이었다. 나머지 90%의 평균 월세(61만2000원)보다 4배 가까이 비쌌다. 보증금을 뺀 월세만 따진 수치다.  
 
눈에 띄는 점은 지난 7월 31일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된 뒤 고가 월세가 급등했다는 것이다. 지난 1~7월 고가 월세 평균은 215만3000원이었다. 임대차2법 시행 후 지난 8~11월에는 240만3000원으로 11.6%나 올랐다. 같은 기간 나머지 90%의 월세는 62만2000원에서 58만3000원으로 오히려 6.2% 떨어졌다.  
 
그 결과 월세의 양극화도 심해졌다. 2011년 월세 실거래가가 공개된 이후 고가 월세와 일반 월세의 간극이 가장 커졌다. 1~7월 고가 월세와 나머지 90% 월세 차이는 3.4배였지만, 8~11월은 4.1배가 됐다.  
대림산업이 서울 신사동 대림주택전시관에 조성한 고급 브랜드 아파트. [사진 대림산업]

대림산업이 서울 신사동 대림주택전시관에 조성한 고급 브랜드 아파트. [사진 대림산업]

고가 월세의 급증은 임대차2법 영향이 크다.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면서 기존 전세물건이 시장에 나오지 않자 전세물건이 귀해져 전셋값이 올랐다. 전셋값이 오르며 월세까지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전세지수는 지난 7월 101.2에서 지난 10월 102.4로 1.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월세지수는 99.8에서 100.1로 0.3포인트 올랐다. 올해 상반기 서울 월세지수는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게다가 고가 월세의 경우 대상 아파트가 많지 않은 탓에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더 크다. 고가 월세 대부분이 강남권이 집중된 것도 이런 이유다. 현재 고가 월세의 63.2%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모여 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비중도 19.7%로 높다. 

 
세입자들이 대부분 자금 여유가 있는 자산가인 것도 고가 월세 급증의 이유로 꼽힌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고액의 월세를 내고 살만한 고급 아파트가 많지 않은 데다, 집주인이 월세를 올려도 세입자 대부분이 이를 감당할 능력이 되기 때문에 월세 인상에 대한 민감도가 덜 하다”고 말했다.  
임대차2법 시행 후 확 오른 고가 월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임대차2법 시행 후 확 오른 고가 월세.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강도 높은 주택 규제도 고가 월세 인상의 이유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보유세(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커지면서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 등으로 인해 세입자와의 갈등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오히려 월세로 돌아서는 것이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세를 살면 월세 공제 등을 받을 수 있지만, 집을 보유하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종합소득세 등을 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고가 월세(260만원) 세입자는 “원하는 아파트 전세가 없어서 월세를 택했는데 집을 살까도 생각했지만,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세금 부담이 더 커질 것 같아서 접었다”며 “괜히 고가 아파트 보유하고 있어 봐야 국세청에서 ‘요주의 인물’이 될 것 같아 그 자금을 다른 데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승현 이앤안 세무회계법인 대표는 “다주택자 등 자산가에 대한 징벌적 세금 등으로 부동산 보유를 부담스러워하는 자산가가 늘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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