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3일부터 11월 14일까지, 장장 23일간 이어진 제주올레 걷기축제가 막을 내렸다. 참가자들은 15명씩 그룹을 이뤄 23개 코스를 흩어져서 걸었다. 사진은 제주올레 1코스 알오름을 걷는 사람들. [사진 제주올레]](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6/55ccd3f0-67da-4503-a575-796354ba9c34.jpg)
10월 23일부터 11월 14일까지, 장장 23일간 이어진 제주올레 걷기축제가 막을 내렸다. 참가자들은 15명씩 그룹을 이뤄 23개 코스를 흩어져서 걸었다. 사진은 제주올레 1코스 알오름을 걷는 사람들. [사진 제주올레]
제주올레 걷기축제는 올해 11회째를 맞았다. 예년까지는 3000~4000명이 모여 길을 걷는 떠들썩한 잔치를 벌였다. 올해는 그러한 방식이 불가능했다. 축제를 포기할 생각도 했지만, 봄부터 축제를 문의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제주올레 사무국은 결국 ‘따로 함께’ 걷는 방식을 고안했다. 참가자를 23개 팀으로 나눠 23개 코스에 흩어져 걷도록 했다. 한 팀 정원은 15명, 날마다 발열 체크를 하고 마스크 쓰기, 2m 거리두기도 철저히 지켰다. 각 팀에 자원봉사자 두 명을 배치해 참가자 안전도 챙겼다. 덕분에 900여 명(누적 5400명)이 무사히 축제를 즐겼다. 한두 코스만 걸은 참가자도 있었고, 제주도를 한 바퀴 돈 완주자도 있었다.
![축제 참가자들은 걷기만 한 게 아니라 매 코스마다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을 즐겼다. 11코스 종점에 자리한 농산물 판매점 '무릉외갓집'을 방문한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 제주올레]](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6/925c25e9-7434-4ad2-a1b7-f674da863971.jpg)
축제 참가자들은 걷기만 한 게 아니라 매 코스마다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을 즐겼다. 11코스 종점에 자리한 농산물 판매점 '무릉외갓집'을 방문한 참가자들의 모습. [사진 제주올레]

이번 걷기축제에는 56명이 완주를 성공했다. 제주올레가 처음이라는 전미숙씨가 그 중 한 명이다. 14일 폐막식장에는 두 아들 가족이 찾아와 전씨의 완주를 축하했다. 최승표 기자
전씨는 9월 걷기축제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중앙일보 기사를 보고 완주를 신청했다. 앞산을 걸으며 몸을 만든 뒤 축제에 참여했다. 폐막식장에는 엄마의 완주를 축하하기 위해 멀리서 두 아들 가족이 찾아와 감격을 나눴다. 전씨는 “무모한 도전이라며 말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제주올레의 철저한 준비와 함께 걷는 이들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다”며 “가을 제주의 풍광도 좋았고 제주를 깊이 배우고 이해하는 시간이어서 더 뜻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친김에 추자도·우도·가파도 올레 코스까지 모두 걷고 집으로 돌아갈 계획이란다.

14일 제주올레 여행자센터 앞에서 열린 폐막식에서는 '제주올레상' 시상식도 진행됐다. 제주올레 초대 탐사대원인 김수봉(오른쪽 세번째)씨와 벤타코리아 김대현 사장(오론쪽 네번째)이 올해 수상자다. 최승표 기자
“언젠가 먼 미래에 제주를 한 바퀴 도는 한 달짜리 축제를 열고 싶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시대에 그 꿈이 실현됐네요. 언제나 그렇듯이 길에서 답을 찾으며 내년 축제도 준비하겠습니다.”
제주=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