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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수 집회 막고, 진보 집회 놔두면 이중잣대 아닌가

코로나19를 둘러싸고 밝은 소식과 어두운 소식이 동시에 뒤섞여 들려오면서 다소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예방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글로벌 제약업체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 중간 연구 결과는 일단 반갑고 고무적이다. 반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해 우려스럽다.
 

정부·서울시, 주말 진보 집회에 동일 잣대를
코로나 확진자 급증, 거리두기 단계도 올려야

결론부터 말하면 백신은 아직 먼 얘기고, 코로나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위협하고 있다. 백신에 대한 섣부른 기대감에 들떠 코로나 방역의 긴장감을 늦추면 낭패 보기 십상이다.
 
아직은 실험 단계인 화이자 백신은 기저질환자에 대한 효능,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 검증, 영하 70도 이하 유통·보관 문제 등이 여전하다. 이런 관문을 넘어도 한국에는 내년 하반기에나 접종이 가능하다. 따라서 백신이 실제로 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어제까지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돌파한 상황은 심히 걱정스럽다. 지난 7일부터 거리두기를 기존 세 단계에서 다섯 단계로 확대·세분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거리두기를 격상해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도 우물쭈물하는 정부의 대응에선 긴박감을 찾기 어렵다. 새로운 다섯 단계 기준에 따라 수도권의 경우 일주일 연속으로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으면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할 수 있다. 하지만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 반장은 그제 브리핑에서 “2~3주 뒤에는 (거리두기) 격상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거리두기를 세분한 만큼 요건에 맞으면 2~3주를 기다리지 말고 신속히 단계를 격상해야 맞다. 정치와 경제 눈치를 보다가 방역의 골든타임을 실기한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하는 와중에 진보 단체들이 오는 주말 대규모 집회·시위를 예고한 것도 방역 차원에서 보면 매우 꺼림칙하다.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농민 백남기씨의 추모를 겸한 전국민중대회가 14일 서울 등 전국 13곳에서 열리는데 10만 명이 참여할 전망이다. 같은 날 서울 여의도공원에서는 민주노총이 전태일 50주기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이런 대규모 집회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경찰청의 대응은 경찰 차 벽까지 동원해 막았던 보수 단체의 광화문 집회 때와는 달라 이중잣대란 지적이 나온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8·15 광화문 집회 주동자들은 살인자”라고 극언까지 했다.
 
이번에는 정세균 총리가 “대규모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을 뿐이고, 서울시와 경찰도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물론 국민의 합법적인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정부가 진영 논리에 휘둘려 집회에 대한 대처 방식이 오락가락하면 국민의 보편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도 동시에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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