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정의연대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옵티머스 펀드 금융사기, 책임 방기한 금융당국과 금융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사 결과, 펀드 예상회수율 7.8~15.2%
옵티머스는 총 63개 투자처에 3515억원을 투자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상장기업 주식(대부분 상장폐지) 등에 1370억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1277억원이 투입됐다. 부동산 PF의 경우 사업장에 대한 직접투자가 이뤄진 게 아니라, 대부분 시행사(개발업체) 지분 취득 등에 투자됐다. 그 외 채권(724억원)과 콘도미니엄 수익권 등(145억원)도 투자 대상이었다. 나머지 1631억원은 횡령이나 돌려막기 등으로 실사가 불가능하거나 현금·예금 등으로 유입됐다. 박용호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 부국장은 "돈이 직접투자된 게 아니라 1~2차례 경유되면서 권리관계가 불분명해지고, 그마저도 간접적으로 투자돼 회수율이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금 흐름을 세부적으로 보면, 옵티머스는 펀드 자금 5146억원과 이자 81억원 등 5227억원에다 외부에서 끌어온 517억원을 합쳐 모두 5745억원을 굴렸다. 이 중 5268억원은 자금 흐름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한 씨피엔에스·아트리파라다이스·라피크 등 1차 경유지 6곳으로 흘러 들어갔고, 또 일부(1461억원)는 트러스트올·셉틸리언 등 2차 경유지 2곳을 거쳤다. 이 금액은 각종 투자처로 가거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쓰였다.
그 결과 삼일회계법인은 최종 투자처에 대한 금액(3515억원) 중 83.3%(2927억원)가 C등급으로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봤고 A등급(45억원)과 B등급(543억원)은 각각 1.3%, 15.4%에 그쳤다. 회수 가능한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A등급 35억~51억원, B등급 226억~337억원, C등급 0~225억원으로 추정됐다. 투자금 상당수가 흘러 들어간 C등급에 투자한 경우 원금 전액을 날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PF 사업 관련 2건의 소송(641억원)이 승소하면 회수율은 좀 더 높아질 순 있다.

옵티머스 펀드 자금 흐름. 금융감독원
'회수 의문' C등급이 83%
한편 옵티머스 펀드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의 고객자산 회수 태스크포스팀이 자체 추산한 결과 전체 회수금액은 1100억원 이상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감원 발표 대비 회수율이 최대 9%포인트 이상 높아질 수 있단 주장이다. 그 근거로 NH투자증권은 "트러스트올 같은 옵티머스 관계사들이 가입한 펀드 금액은 범죄 관련 자산이므로 향후 회수자산 분배 대상에서 제외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회수자산 분배 계산 때 300억원 규모의 옵티머스 관계사 투자액을 빼면, 분모에 해당하는 금액이 줄어 회수율이 높아질 것이란 논리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