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 제한'부터 올림픽, 외환위기 홍보물
![인구증가를 막기 정부는 '자녀계획'을 문화영상으로 만들어 홍보하기도 했다. [사진 국가기록원]](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0/23acc156-6a89-4a2e-b347-d90f30e392d4.jpg)
인구증가를 막기 정부는 '자녀계획'을 문화영상으로 만들어 홍보하기도 했다. [사진 국가기록원]
“초침 소리가 51번씩 울릴 때마다 저 아기들이 한명씩 태어나죠. (중략) 멈출 줄 모르고 늘어나기만 하는 인구 문제는 거의 모든 영역에 충격을 줍니다.”
“아이를 너무 많이 낳는다”며 나라가 출산아 제한에 나선다면? 인구증가를 막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가족계획’을 강조한 나라가 있다면? 먼 나라 이야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우리 정부는 1983년 산아제한과 ‘가족계획’의 필요성을 담은 영화를 제작해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51초에 한명이 태어나는 1980년대엔 인구증가를 억제하는 것이 나라의 몫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문화영화’를 별도로 제작해 1998년 6월까지 영화관에서 틀게 했다. ‘국민 계몽’을 위한다는 명목에서였다. 80년대 당시 가족계획과 관련한 유명한 표어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였다. 그나마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60년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70년대)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다.
정책 홍보와 국민 계몽을 목적으로 정부가 만든 ‘문화영화’가 이번에 공개됐다. 국가기록원은 10일 ‘문화영화로 보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정부가 제작했던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의 문화영화 227편을 공개했다. 당시 시대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로 국가기록원 홈페이지를 통해 11일부터 볼 수 있다.
![51초에 한명씩 아이가 태어나던 1982년 당시 국가기록원 문화영화. [국가기록원 영상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0/26590879-5fc6-4956-a21c-4cada713050d.jpg)
51초에 한명씩 아이가 태어나던 1982년 당시 국가기록원 문화영화. [국가기록원 영상 캡처]
그때도 부동산은 걱정거리
당시 정부는 “인플레를 잡지 못하면 경제 성장이 어렵게 되고, 자연히 일자리가 부족해져 많은 실업자가 생기게 된다”는 설명과 함께 저축을 장려했다.
‘컴퓨터가 꽃도 배달해주네’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문화영화' 속 80~90년대 대한민국. [국가기록원 영상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0/5a1481b0-d3ef-45ca-a9bb-b1ceefe25c58.jpg)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문화영화' 속 80~90년대 대한민국. [국가기록원 영상 캡처]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제작한 영화에서는 당시엔 4개였던 지하철 노선으로 올림픽 준비를 잘 해나가고 있다는 홍보를 하기도 했다. 1991년 ‘우리는 정보가족’이란 제목으로 만들어진 문화영화에서는 컴퓨터를 통해 집으로 꽃이 배달되어 온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금에선 일상이 되어버린 이야기지만, 컴퓨터가 막 보급되기 시작한 당시에선 깜짝 놀랄만한 사회의 변화상으로 그려졌다.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문화영화' 속 올림픽. [국가기록원 영상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1/10/59a432b5-5a3d-4d9d-8fb4-0dd6b45e7591.jpg)
국가기록원이 공개한 '문화영화' 속 올림픽. [국가기록원 영상 캡처]
힘들었던 외환위기
이소연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장은 “이번 문화영화 콘텐츠를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과 생활상을 당시 시각에서 재미있게 접근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