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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전기차 늘어난다…"한국 전기차 시험장 될 것"

기아차 니로EV는 유럽 시장에서 강세지만, 미국 시장에선 판매가 부진하다. 사진 기아차

기아차 니로EV는 유럽 시장에서 강세지만, 미국 시장에선 판매가 부진하다. 사진 기아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친환경·그린에너지 정책에 따라 한국 완성차·배터리 업체는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뚝 박아놓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규제 조처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내 자동차부품과 철강업계는 계속 고전할 전망이다. 
 

① 자동차 "미국서 전기차 밀리면 타격" 

바이든 당선인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는 전기차·수소전기차 등에서 글로벌 선두그룹에 있는 현대·기아차와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의 시장은 확대된다는 의미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을 '전기차 원년'으로 삼고,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신차를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기회다. 미국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 차에 대한 수요가 늘며, 시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점유율 35%에 달하는 LG·삼성·SK와 손잡을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최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들 3사 최고경영자(CEO)와 잇달아 만나 '배터리동맹' 가능성을 키웠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엄포를 놓은 수입차에 대한 고관세 압박 등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후보는 큰 틀에서 미국 중심의 보호 무역주의를 표방하지만, 트럼프와 달리 WTO 체제 내에서 다자주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기호 국제통상 전문 변호사는 “트럼프 때는 미국 내 부품 공장 압박, 관세 폭탄 등을 피하기 바빴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기존 한·미 FTA에서도 자동차 세제 등 균형적인 틀을 벗어난 것이 있는데, 이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산업에서 미국과 협의해 국제규범을 도출하는 게 우리 입장에선 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친환경차 가속 페달은 기회인 동시에 현대·기아차가 뚫어야 할 난관이기도 하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기존 전기차 강자인 테슬라와 미국 완성차업체 GM, 독일 3사 등 전 세계 모든 자동차 메이커가 미국에서 더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며 “올해 글로벌 4위를 하고 있지만,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는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미국에서 밀릴 경우 테슬라는 물론 중국 전기차 브랜드에도 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현대·기아차는 올해(1~9월) 글로벌 시장에서 12만7661대의 전기차를 팔았지만, 미국 시장에선 4242대에 그쳤다.
 
트럼프 행정부는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소재 조달에서도 미국산 비중을 높이라고 글로벌 자동차 업계를 압박해 왔다. 바이든 당선인도 큰 틀에서 이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국내 부품업체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② 철강 "기존 규제 유지될 것"

포스코 열연강판 코일. 미국은 지난해 6월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뉴스1

포스코 열연강판 코일. 미국은 지난해 6월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뉴스1

트럼프 시절 맞은 철강 반덤핑관세 등은 바이든 시대에도 유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익명을 요구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역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만큼 기존 규제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무역확장법 232조를 바탕으로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이 중국산 철강의 우회 수출국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게 근거였다. 통상 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단기간에 이 법안 수정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  
 
철강업계는 미국의 이런 규제에 대해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등 고부가가치 강재 중심의 수출, 저가 수입재 방어를 통한 내수 시장 보호 등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제재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 가능성은 있다. 중국을 묶기 위해 한국 등 동맹국과의 결속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미·중 간 관계에서 이해득실에 대한 정밀한 계산에 기반을 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③ IT "화웨이 득실 지켜봐야"

지난 9월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에 따라 삼성전자 등은 허가 없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됐다. 뉴스1

지난 9월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에 따라 삼성전자 등은 허가 없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됐다. 뉴스1

화웨이 이슈 등 정보통신(IT)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은 단기간에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효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와 삼성∙LG디스플레이 등도 화웨이 수출길이 막혔다. 다만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한국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 관련 매출이 줄어 손해라는 시각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이 공존한다.
 
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인공지능(AI)·5G 등 첨단 산업에 공급망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IT기업에겐 기회이지만, 자국 중심주의를 강화할 것이라 난관이기도 하다.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항구 연구위원은 “미국이 자동차·반도체 등 제조업에서 다시 주도권을 찾아오려는 이유도 헬스케어 등 첨단서비스업, 산업융합의 주도권을 위한 포석”이라며 “자율주행차가 그런 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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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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