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오전 9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서 고(故) 박지선(36)씨의 발인식이 열렸다. 생전 박씨의 모습. 최명헌 기자.
5일 오전 9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서 박씨와 모친의 발인식이 열렸다. 박씨의 마지막 가는 길에는 개그계 동료 선후배가 함께했다. 박미선씨를 비롯해 김기리ㆍ김지호ㆍ박성광ㆍ신봉선ㆍ허경환씨 등이 옆을 지켰다. 일부는 오열하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발인이 끝난 뒤 운구차는 박씨가 생전에 몸담았던 KBS 건물 등을 거쳐 인천가족공원으로 향했다.
“지선이 오래 기억해주세요.”

개그우먼 송은이씨가 5일 자신의 SNS에 ’우리에게 좋은 마음 한가득 선물로 주었던 우리 지선이를 오래오래 기억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SNS 캡처
이날 오후 이틀 만에 라디오에 복귀한 개그우먼 김신영씨는 “녹음방송이냐고 하는데 생방송이다. 솔직히 마음은 아직 다 추스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생이 못한 걸 우리가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살아갈 이유 깨닫게 해주신 분” 미담
글쓴이는 힘들었던 시기에 자신을 도와준 건 당시 국어 선생님과 선생님의 고려대 과 동기이자 친구였던 박지선씨라고 밝혔다. 그는 “박지선 선생님은 내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내가 사람으로서 살아갈 이유를 깨닫게 해주셨고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란 걸 깨우쳐주신 분”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난 2일 SNS에 “갓 성인이 됐을 때 서빙 알바하면서 ‘이봐요’ ‘야’ 등 온갖 호칭을 다 들었는데 박지선님한테 처음으로 ‘선생님’ 소리를 듣고 퇴근하면서 울었다”며 “지금까지도 감사했던 기억이 남는데 이렇게 가셨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네티즌은 고인의 생전 영상을 올리며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박씨는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평소 앓던 지병으로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모친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하지만 유족 뜻에 따라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며 부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