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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근본주의자, 왜 참수 테러를 하나?

백성호 기자 사진
백성호 중앙일보 종교전문기자
 
최근 프랑스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에 의한 테러가 있었습니다. 그 방식이 ‘참수’ 테러라 잔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는 왜 테러를 할 때 참수의 방식을 택하는 걸까요? 여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정희윤 기자가 묻고, 백성호 종교전문기자가 답합니다.  
 
 
얼마 전에 프랑스에서 테러가 있었잖아요. 그런데 성당에 오신 할머니를 뒤에서 칼로 참수를 했단 말이에요. 방법이 너무 잔인한데다, 왜 굳이 ‘참수’를 했을까요? 여기에 어떤 종교적 배경이 있나요?
 
“이슬람교 경전인 ‘꾸란’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4장 47절에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사람은 목과 손가락을 쳐라’라는 구절이 있어요. 목을 치라는 건 목을 자르라는 뜻이죠. 그런데 여기에는 역사적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그런 구절이 생겨난 역사적 배경이 궁금한데요.  
 
“당시 메카는 중동 지역의 중심 도시였어요. 메카 사람들은 다신교를 믿었어요. 무함마드의 유일신 신앙은 메카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박해를 받았죠. 무함마드는 622년에 메카에서 메디나로 갔어요. 그리고 630년에 승리할 때까지 메카 사람들을 계속 공격했어요. 코란에서 말하는 ‘믿지 않는 사람’은 메카의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과격한 일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은 이 구절을 지금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역사 속의 특정 상황이 아니라 지금도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사람의 목을 치라’는 걸로 받아들입니다. 지극히 문자주의적인 해석입니다.”
 
프랑스 역사 교사 참수 사건 추모객들이 '나는 교사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역사 교사 참수 사건 추모객들이 '나는 교사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의 한 교사는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수업하면서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실린 무함마드 만평 2장을 소개했다가 참수 테러를 당했잖아요. 그런데 무함마드 만평을 그리고, 캐리커처를 그리는 게 엄청난 일인가요? 그게 왜 테러의 이유가 되는 거죠?
 
“이슬람교 신자가 될 때 가장 먼저 고백하는 말이 있어요.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그의 사도이다.’ 그러니까 알라만 믿어도 안 되고, 무함마드만 믿어도 안 돼요. 알라와 무함마드가 그의 사도라는 것, 둘 다 믿어야 되요. 그런데 이슬람교에서는 알라의 얼굴이나 모습을 그리지 않아요. 우상 숭배의 위험이 있다고 보거든요. 그걸 그리면 신성모독이 됩니다. 이슬람교의 성인인 무함마드의 얼굴도 그리지 않아요. 여기 이슬람 성화를 보세요. 무함마드의 얼굴은 그냥 흰색으로만 칠해져 있잖아요.”
 
이란에서 제작한 영화 '무함마드'의 포스터. 아기 무함마드의 얼굴에 빛이 들어와 구체적인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중앙포토]

이란에서 제작한 영화 '무함마드'의 포스터. 아기 무함마드의 얼굴에 빛이 들어와 구체적인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중앙포토]

 
잠깐만요, 이슬람교에서 무함마드는 신이 아니잖아요. 인간이잖아요. 그냥 예언자일 뿐이잖아요. 그런데 왜 신성모독이 되는 건가요?
 
“맞습니다. 무함마드는 인간입니다. 무슬림도 그렇게 생각해요. 무함마드를 신으로 받들진 않아요. 그런데 무함마드는 신이 보낸 사도예요. 신의 예언자예요.  그래서 무함마드를 모독한다는 건, 곧 신을 모독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잖아요. 거기에는 어떠한 성역도 없어야 한다고 보잖아요. 2015년 1월에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를 풍자 소재로 삼은 만평을 실었다가 이슬람 극단주의의 총기 테러에 12명의 직원을 잃었습니다.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는 2006년을 마지막으로 무함마드 캐리커처를 잡지에 실은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번 참수 테러를 보고서 14년 만에 다시 만평을 게재하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러면서 성역 없는 풍자의 자유는 ‘프랑스의 고유한 역사이자, 세속적인 가치관의 결실’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는 가톨릭이 주를 이루는 국가이지만, 교황에 대한 풍자도 자유롭게 하거든요.”
 
이슬람교 성화에서 무함마드 얼굴은 흰색으로만 표현된다. 우상숭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무함마드의 얼굴을 자세하게 그리지 않는다. [중앙포토]

이슬람교 성화에서 무함마드 얼굴은 흰색으로만 표현된다. 우상숭배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무함마드의 얼굴을 자세하게 그리지 않는다. [중앙포토]

 
 그런데 이슬람에서는 무함마드 만평이나 풍자가 왜 문제가 되나요?
 
“서구 유럽의 역사는 시민혁명을 지나온 역사잖아요.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도 그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중동은 좀 달라요. 중동의 이슬람권 사회는 종교가 현실 정치에도 아주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니까 이슬람 사회에는 종교적 영향력, 봉건적 사회 요소가 훨씬 많이 녹아 있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유럽 문화권과 중동의 이슬람 문화권이 서로 다른 거죠. 그걸 각자의 관점에서 보니까 충돌이 생기는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코란에 대해 문자주의적 해석을 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여기에 기름을 붓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참수’를 하는 걸까요? 너무 잔인하잖아요.
 
“사실 ‘참수’라는 방식은 이슬람에만 있는 건 아니에요.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참수’라는 사형 방식은 다 있었습니다. 우리도 조선시대 천주교가 처음 전래됐을 때 나라에서 금지했죠. 그때 천주교 신자들도 발각되면 참수를 당했어요. 한국 최초의 천주교 신부였던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망나니가 일부러 잘 들지 않는 칼로 8번을 쳐서 극심한 고통을 겪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유럽에서는 귀족은 칼로 목을 자르고, 평민은 도끼로 참수를 했어요. 그리고 고통 없이 한 번에 자를 수 있도록 사형집행인에게 가족이나 당사자가 돈을 쥐어 주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에서 만든 단두대. 칼날이 비스듬하게 만들어져 내려올 때 가속도가 붙는다. [중앙포토]

프랑스에서 만든 단두대. 칼날이 비스듬하게 만들어져 내려올 때 가속도가 붙는다. [중앙포토]

영국 국왕 헨리 8세의 두번째 부인 앤 뷸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서 참수형 장면. [중앙포토]

영국 국왕 헨리 8세의 두번째 부인 앤 뷸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서 참수형 장면. [중앙포토]

 
왜 그렇게 잔인하게 했을까요?
 
“‘참수’는 주로 공개 처형입니다. IS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참수 동영상을 공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걸 통해 사람들에게 극심한 공포와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게 목적입니다. 로마군이 게르만족과 싸울 때도 족장의 목을 베어서 창 끝에 매달아 놓았다고 합니다. 공포와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거죠.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도 잉글랜드와 전쟁에 진 뒤 참수 당했죠. 영국을 향한 반란에 대한 경고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고모부 장성택을 참수해서 잘린 목을 걸어놓았다고 하잖아요. 그것도 공포와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거죠. 너희도 이 길을 가면 이렇게 된다.”  
 
그럼 이 ‘참수’ 사형법은 언제 없어졌나요?
 
“참수는 한 번에 죽지 않으면 너무나 고통스러운 사형법이었어요. 죄질이 나쁜 죄인은 일부러 초보 사형집행인에게 맡겼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프랑스에서 사형수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참수 방식이 나왔어요. 그게 단두대입니다. 여길 보면 단두대의 칼날이 비스듬하잖아요. 그게 가속력을 일으켜서 빠른 속도로 단번에 집행하는 겁니다. 실제 프랑스에서는 1977년까지 단두대로 사형집행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1981년에 단두대 처형은 비인권적이라고 해서 사형 제도와 함께 폐지됐습니다. 지금은 사우디 아라비아, 예멘 등 일부 중동 국가에 참수형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군요. 일부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참수’를 테러의 방법으로 다시 불러온다는 게 참 가슴 아픕니다.  
 
백성호 종교전문기자ㆍ정희윤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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