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셔터스톡
한국은행이 3일 내놓은 ‘최근 국내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1월부터 9월까지 지급카드(신용·체크·선불카드 등) 이용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연 6%대 증가율을 보였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활동 위축이 영향을 미쳤다”며 “신용카드(0.2%)나 체크카드(2.4%)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선불카드(770.6%)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등의 영향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급카드 이용액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3~4월 큰 폭 감소했다가 5월에 증가로 전환했다. 그러다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증가세가 둔화했고, 9월부터 다시 회복하는 중이다. 업종별로는 전자상거래(24.1%)·자동차(21.9%)·보험(14.6%)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에서 이용액이 감소했다. 특히 여행(-66.0%), 교육(-16.9%), 오락·문화(-12.7%)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역별로는 수도권(5.8%)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지급카드 이용액이 줄었다. 온라인 쇼핑몰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가 대부분 수도권에 위치한 영향이다.

자료:한국은행
비대면결제 증가 흐름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더욱 가팔라졌다. 9월까지 모바일기기(스마트폰) 등을 통한 비대면결제는 하루 평균 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나 증가했다. 비대면결제는 온라인 쇼핑몰 등 비대면 거래와 택시 호출·결제처럼 단말기 접촉 없이 이뤄지는 결제를 포함한다. 직접적인 만남을 꺼리는 현상으로 대면결제 이용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감소했다.
스마트폰에 카드 정보를 저장해두고 비밀번호나 단말기 접촉으로 결제하는 간편결제의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액은 하루 평균 1조원인데 이 중 39%가 간편결제였다. 지난해 1월 32.4%에서 빠르게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간편결제 가운데 핀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1.5%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장점유율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