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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막걸리는 1달러 안팎인데 양주는 왜 비싼걸까

기자
김대영 사진 김대영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92)

“프랑스 와인은 몇천만 원짜리도 마시면서 우리 전통주엔 너무 인색해요.”
 
얼마 전 한 병에 11만 원짜리 막걸리를 내놓은 어느 막걸리 회사 대표의 말이다. 그는 계약 재배한 유기농 찹쌀과 맵쌀만 가지고 덧술을 세 번 더한 후, 2개월 숙성해 인공 감미료를 넣지 않고 제품을 만들었다. 알코올 도수는 18도로 일반 막걸리 6도에 비해 3배가량 높다. 마셔보지 않았지만 막걸리에 정통한 사람들 입을 빌리면 대체로 맛은 좋다고 한다.
 
11만원짜리 막걸리 '롤스로이스' 패키지. [중앙포토]

11만원짜리 막걸리 '롤스로이스' 패키지. [중앙포토]

 
대표는 “왜 막걸리는 늘 1달러(약 1100원)짜리여야 하나, 언제까지 외국인들에게 막걸리를 ‘막 걸러서 막 먹는 술’로만 설명해야 하나”라며 “이제 막걸리도 격 있게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막걸리가 격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기존 제품과 다를 바 없는 플라스틱병과 뚜껑. 공개된 사진을 보면 병마다 들어있는 술의 높낮이도 제각각이다. 또 고급 차의 대명사를 제품명으로 썼는데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상표권 허락을 받았는지도 의문이다.
 
막걸리도 얼마든지 ‘격’있는 술이 될 수 있지만, 이 방법은 잘못된 거 같다. 스카치위스키는 한정판 마케팅을 많이 하는 주류인데, 제품 포장부터 내용물 선정과 스토리텔링까지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다. 한 번도 한정판 위스키의 포장이나 내용물에 의문을 가진 적이 없다. 외국 술에 후한 게 아니다. 오히려 전통주보다 위스키를 더 많이 접해 위스키에 더 인색한 편이다. 깐깐하게 외국 술을 따지고, 후하게 이 막걸리를 살펴도 외국 술에 기울 수밖에 없다.
 
한정판 싱글몰트 위스키 로즈뱅크(ROSEBANK) 30년. 장미꽃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사진 로즈뱅크 홈페이지]

한정판 싱글몰트 위스키 로즈뱅크(ROSEBANK) 30년. 장미꽃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사진 로즈뱅크 홈페이지]

 
물론 자신만의 색깔로 고급 마케팅을 잘하는 전통주도 있다. 하지만 안동소주를 검색하면 검색 첫 페이지 광고에 ‘안동소주 로얄 OO년’이라는 제품이 나온다. 수년 전부터 스카치위스키 ‘로얄 살루트(Royal Salute)’를 모방한 병 디자인과 제품명을 지적받았지만, 이걸 만드는 회사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나 하나만 많이 팔면 돼’라는 생각이 '전통주'라는 술 전체 이미지에 먹칠하는 꼴이다.
 
한 병에 11만 원짜리 막걸리를 만든 회사 대표는 이 막걸리를 증류해 고급 증류주를 만들 생각도 있는 모양이다. 하루빨리 그 제품이 출시되면 좋겠다. 플라스틱보다는 좋은 포장 용기에 내용물도 통일하고, 이름도 더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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