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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옵티머스에 왜 '조폭'이 나와?



서울중앙지검 옵티머스 수사팀의 수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옵티머스 자산운용 관련 비리사건 수사팀'입니다. 검사 18명이 투입됐습니다. 펀드사기 수사는 비리 수사로 확대됐습니다. 이 와중에 '조직폭력배'가 등장했습니다.



옵티머스 투자금에 조폭 자금이 들어간 정황이 JTBC 단독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실제 검찰은 계좌를 추적하고 관련자들을 잇달아 소환조사하며 조폭 자금의 흐름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영화 줄거리가 아닙니다. 조폭이 왜 등장했을까요?



■ '옵티머스 돈 세탁소'에 조폭 자금?



수사팀은 '옵티머스의 돈 세탁소'로 지목된 선박부품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이하 해덕)'에 주목합니다. 한때 히든챔피언으로 주목받던 이 업체가 왜 무자본 인수합병의 피해업체, 옵티머스의 '현금창구' '로비창구'로 의심받고 있을까요?

 


돈이 돌고 돕니다. 해덕은 2018년 회삿돈 370억 9000만 원을 옵티머스에 투자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 돈 중 상당수가 옵티머스 '비자금 창구'로 지목된 관계사들(트러스트올, 셉틸리언 등)에 들어갔습니다. 옵티머스 손자회사인 화성산업이 지난해 2월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해덕을 시장가의 2배 넘는 300억 원에 인수했습니다. 투자자 명부에 따르면 해덕은 지난해 5월 옵티머스에 150억 원을 또 투자했습니다.



해덕은 2018년(4월 주식양수도계약 체결, 5~7월 잔금 지급)과 2019년 2월 두 번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2018년 인수 때 조폭이 처음 등장합니다. 공시상 당시 인수대금은 750억 원이었습니다.



JTBC는 고소장 하나를 입수했습니다. "약속한 대로 경영권과 지분을 넘겨받지 못했다. 투자금 287억 원을 사기당했다"며 인수자 한 명이 다른 인수자들을 사기죄로 고소한 사건입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해 7월 해덕 전 대표 이모 씨를 기소했고, 현재 재판이 열리고 있습니다.



 




"피고소인들은 광주광역시 조직폭력 콜박스파 이○○과 전주 월드컵파 오○○으로부터 46억 원을 이체받는 등 합계 75억 원의 계약금을 마련하여…"

"피고소인들은 2018. 7. 16 개최된 임시주주총회장에서 부산 칠성파 조직원들을 삼엄하게 배치한 후… 경영권을 넘겨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채 투자금만 편취하였음" (고소장 발췌)




요약하면, 해덕 인수에 조폭 자금이 들어갔고 이 돈이 옵티머스 투자에도 쓰였다는 말입니다. 위에 언급된 오○○은 해덕 자회사인 세보테크와 연관돼 있고, M사 전 최대주주입니다(기사 출고 이후 최대주주 변경이 공시돼 '전 최대주주'로 수정합니다). 수사팀은 지난달 22일 해덕 최대주주 업체인 화성산업 사무실과 대표 박모 씨 사무실, 오씨와 연관된 M사 사무실과 오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했습니다. 해덕에 대한 두 번의 인수과정은 옛 특수부인 반부패수사2부에서 조사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2018년 해덕 인수에 2000년대 초반 벌어진 '이용호 게이트' 사건의 이용호씨가 230억 원을 투자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씨는 JTBC와의 통화에서 "투자 피해자일 뿐이며 옵티머스와 관련해 개입한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 해덕과 옵티머스 일당은 한 몸?



해덕 임원으로 옵티머스 관련자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옵티머스 사내이사이자 펀드사기 건으로 재판 중인 윤모 변호사는 지난해 2월 해덕을 인수한 화성기업의 감사를 지냈습니다. 윤 변호사 부인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지난해 10월 청와대에 근무하기 전까지 해덕 사외이사로 있었습니다. 옵티머스에 도움을 줬다고 의심받는 금융감독원 전직 간부 A씨는 해덕의 상근감사를 맡았습니다.

 


 JTBC가 입수한 한 사실확인서에는 펀드사기로 재판 중인 옵티머스 2대 대표 김모 씨도 등장합니다. (옵티머스를 설립한 1대 대표 이혁진씨는 2017년 옵티머스 펀드 개설 직후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2018년 3월 주주총회장에서 조폭들에게 쫓겨났다고 주장합니다.) 주주들과 민사소송 중인 해덕 전 대표 이씨가 올해 1월 서울중앙지법에 낸 문서입니다.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원장인 이씨는 지난달 21일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화성산업은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 김씨가 소개한 회사" "화성산업과 해덕은 자기 자금 출자 없이 주식거래" "옵티머스 대표와 화성산업 대표가 계획해 추진" "무자본 인수합병" "화성산업은 해덕 자산으로 경영권을 취득하는 전형적인 불법거래" (사실확인서 발췌)



취재 결과, 윤 변호사는 올해 7월 검찰 조사에서 "(옵티머스) 김 대표가 해덕 대표와 화성산업 대표를 제가 매칭해준 것으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 재조명된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



호남 최대 폭력조직인 광주 국제PJ파 부두목 조모 씨 일당이 지난해 5월 50대 사업가를 숨지게 한 사건. 올해 초 조씨가 공개수배되며 화제가 됐습니다. 조씨는 도피 끝에 올해 2월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옵티머스 사건으로 이 사건이 다시 조명받았습니다. 숨진 사업가 박씨가 2018년 해덕 인수에 참여한 해덕 실소유주이고, 옵티머스 고문 명함을 들고다닌 점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박 회장'이라 불린 박씨는 조폭 양은이파의 스폰서 역할을 한 걸로도 알려졌습니다. 조씨의 1심 판결문을 확인했습니다.



전제사실 요약 : ①2018년 5월경, 조씨에게 8억 빚이 있던 김모 씨에게서 "해덕 인수자금으로 40억 원을 주면 빚 8억 원을 갚고 22억 원 이윤을 보장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피해자 박씨의 거짓말로 인해 투자를 거절해 30억 원 이윤을 낼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다. ②2019년 3월경, "주가를 끌어 올리려고 준비 중인데 10억 원을 투자하면 6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나눠주겠다"는 피해자 박씨 제안을 받고 10억 원을 줬는데 주식을 주지 않아 약속받은 현금과 주식을 받아낼 것을 결심했다.



검거 당시 조씨는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이송되며 "이번 사건은 주가조작과 무자본 인수합병의 폐해"라고 취재진에 밝혔습니다. 기자가 방청한 재판은 주로 죄명인 강도치사와 공동감금 혐의에 맞춰 진행됐습니다. 서울고법에서 열릴 2심 첫 재판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의정부지검은 이 사건을 수사하며 "(2018년) 해덕 인수대금 935억 원 중에 전주 그랜드파, 광주 콜박스파의 조폭 자금과 카지노 롤링업자, 사채업자의 자금이 들어갔다"는 참고인 진술을 듣기도 했습니다.



■ 옛날 '어깨' 조폭이 아닙니다…호남 게이트?



"금융범죄는 대부분 자금을 돌립니다. 한군데 찍는 게 아니라 보통 상장사 4~5개 정도를 거쳐서 오기 때문에 모든 자금을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조폭 자금은 두 배 정도 내놓을 생각으로(더블 자금) 받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합니다." (수사기관 관계자) "호남 출신 조폭들이 M&A 시장을 석권하고 있습니다. '호남 게이트'라고 부릅니다. 그 많은 돈이 어디로 갔는지가 중요합니다." (취재원 B씨)



조폭 자금이 중요한 이유는 정상적인 투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자금을 끌어들일 수 없을 때 최후의 카드로 쓰는 게 '조폭 자금'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올해 상반기 옵티머스 수사팀에 조직범죄를 담당하는 강력범죄형사부 검사 1명이 파견나간 바 있습니다. 해당 검사는 지난 8월 정기인사에서 경제범죄형사부 소속으로 옮겨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력범죄형사부는 해덕 인수와 관련한 진정 건을 맡고 있습니다. 조폭 이야기가 떠도는 말, 안주거리가 아니란 소리입니다.



기자는 올해 봄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과 '전자상거래 전문업체 지와이커머스 263억 횡령 사건'을 취재하며 조폭 자금과의 연관성에 관심을 뒀습니다. 연결고리를 찾기 쉽지 않았는데 반 년이 흘러서야 퍼즐조각을 맞춰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두 사건에서 각각 등장하는 사업가 박씨와 지와이커머스 실운영자 이모 씨는 2018년 해덕 인수에 참여한 사람들입니다. 해덕 인수대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범행이 비롯된 것도 공통점입니다. 참고로 이씨는 올해 2월 횡령·배임 사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서울고법에서 2심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게 본질



옵티머스 사건이 복잡한가요? '복잡'한 게 이번 사건의 핵심입니다.



한 탕을 노린 기업사냥꾼과 '바지사장'을 내세운 무자본 인수합병, 자금 '돌려막기'와 '돈 세탁'이 더해져 감시망을 피해온 것이죠.



거액의 투자금들은 어디로 증발했을까요? 옵티머스 일당의 개인계좌로 들어갔거나 페이퍼컴퍼니로 빠져나간 뒤 행방이 묘연한 자금만 1000억 원에 달한 걸로 알려집니다. 옵티머스에서 수백억 원이 '파킹'됐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해덕만 짚자면, 수표 133억 원이 옵티머스로 흘러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비자금과 로비, 모피아 개입 등… 의혹들은 어디까지 밝혀질까요?



취재 결과, 옵티머스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7인회(7인의 회장단)'는 실질적인 조직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7인회 멤버라고 지목된, 핵심 로비스트로 의심받는 신모 전 연예기획사 대표, 국제PJ파 부두목 조씨, 조씨에게 숨진 박씨 등이 이번 사건과 깊이 연관된 건 사실입니다.

 




앞서 JTBC 법조팀은 옵티머스 일당의 7장짜리 '구명 로비 시나리오(회의 주제)' 문건을 입수해 단독 보도했습니다. 주요 로비스트 3인방과 옵티머스 대표의 메모지, 주요 자료가 빼돌려진 '비밀의 방' 등을 취재해 전해드렸습니다.



여기에 시세조종·주가조작과 횡령 등 새로운 정황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후속 보도로 전하겠습니다. 제보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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