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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뛴 이낙연 친노동 '현장 정치'···"입법전쟁 벌어질 것"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 두번째)가 30일 오후 광주형 일자리 공장이 설립되고 있는 전남 함평군 빛그린산단에서 도장공장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 두번째)가 30일 오후 광주형 일자리 공장이 설립되고 있는 전남 함평군 빛그린산단에서 도장공장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용섭 시장께서는 주거비 지원을 건의해주셨습니다. 그것을 포함해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조기 안착을 위해서 우리 정부와 중앙 부처가 할 일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광주형일자리 합작법인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부지를 방문해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중앙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로 취임 63일째를 맞은 이 대표의 ‘현장 정치’가 여권에선 화제다. 이 대표는 취임 닷새째인 지난 9월 2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상인들과 만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0여 차례 현장 일정을 소화했다. 기업인과 노조 관계자를 국회로 초청한 행사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난다. 당 회의 등 의례적인 당 공식 일정 중심으로 움직이던 추미애·이해찬 전 대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친(親)노동 입법 드라이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7일 서울 한진택배 마포택배센터를 방문해 택배 분류작업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7일 서울 한진택배 마포택배센터를 방문해 택배 분류작업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한진택배 마포센터를 방문해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한진택배는 전날 심야배송 금지를 포함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 대표는 “그 정도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더 보완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택배회사에 종사자 보호 의무를 부과하도록 한 생활물류서비스발전법의 연내 처리도 약속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엔 대리운전 기사들과 만나 “비정형 노동자들께도 산재보험이나 고용보험이 적용되도록 하는 노력을 더욱더 배가하겠다”고도 했다.
 
취약 계층이나 집단에 대한 지원책을 현장에서 주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연·전시장 대관료 문제가 대표적이다. 지난 9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배우이자 공연사업가인 김수로 씨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싶을 정도로 힘든 시기다. 공연을 취소했을 때도 100% (대관비를) 다 내게 돼 있다”고 호소하자, 이 대표는 바로 실태 파악을 지시했다. 이틀 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지자체에 대관료 위약금 상한액을 최대 20%로 조정하도록 권고했고, 문체부는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도 국무총리 출신인 이 대표가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지난달 14일 정부과천청사의 공수처 입주 예정 건물을 방문해 “기다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야당을 압박했다. 지난달 23일엔 충남 당진의 한 태양광발전 시설을 방문해 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에 대한 지원법 신설을 약속했다. 공수처 출범과 에너지 전환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내용이다. 
 

필수노동자보호법, 정기국회 최대 쟁점 될 듯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23일 대리운전노동자 현장간담회에서 "대리운전 노동자 20만 명 중에 산재보험에 적용을 받는 분은 3명 뿐이라는 게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일인데, 통계표를 보니까 정말인 것 같다"며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23일 대리운전노동자 현장간담회에서 "대리운전 노동자 20만 명 중에 산재보험에 적용을 받는 분은 3명 뿐이라는 게 도저히 믿을 수가 없는 일인데, 통계표를 보니까 정말인 것 같다"며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현장에서 직접 청취한 요구들은 속속 민주당의 주요 입법 과제로 전환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김영배 당 정무실장이 준비 중인 '필수노동자보호법'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부터 마을버스 기사, 대리 기사, 배달 라이더(운전자) 등을 만나면서 고용보험·산재보험 적용 확대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국민의힘을 설득해 관철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에도 대면 노동을 하는 돌봄, 보육, 운전 노동자 지원을 골자로 하는 이 법은 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산업안전보건법 등 노동관계 법령을 한꺼번에 뜯어고쳐야 하는 ‘패키지 법안’이다. 재정 확대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이다. 일각에선 7월 부동산 입법 때와 같은 ‘입법 전쟁’이 벌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쟁점이 환노위뿐만 아니라 행안위·복지위까지 넓게 걸쳐 있어 처리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의원은 “사실 당이 정책이나 법안을 잘 준비한다고 해도, 막상 현장을 찾아가 보면 우리가 모르던 빈틈이 보일 때가 많다”며 “그런 면에서 이 대표의 현장 행보는 필요한 법안을 정확히 찾아냈다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행보가 부담스럽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보좌관은 “상임위 간사가 파악하기도 전에 대표실이 먼저 움직이는 경우도 있었다”며 “임기가 7개월이다 보니 서두르는 느낌이 없진 않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달에도 현장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지난 9월 환경 미화 노동자들과 만나 “(제가) 여의도 바깥에서 하는 일은 대체로 한 가지다. 잊힌 사람들 또는 잊힐 우려가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 자신이 잊지 않도록 하자는 것도 있고, 제가 다니면 뉴스가 되니까 우리 국민들께 잊지 말아 주세요 하는 호소도 된다”는 설명이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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