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창완(66)이 꼽은 ‘내 인생의 노랫말’입니다. 1977년 김창완·김창훈·김창익 삼형제의 이름을 알린 산울림 데뷔곡 ‘아니 벌써’부터 그해 시작된 대학가요제에서 샌드 페블즈에게 대상을 안겨준 ‘나 어떡해’(1978), 후배 아이유와 함께 다시 부른 ‘너의 의미’(1984) 등 숱한 히트곡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의 선택인데요.
[내 인생의 노랫말]
그는 2집 수록곡 ‘둘이서’를 고른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래 생각하는 것을 터부시하는데 ‘둘이서’가 딱 생각이 났어요. 지금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노인의 벤치’ 같은 곡을 만들었는데 그때 당시 ‘둘이서’는 행복이 만들어낸 음악 같아요. 사랑에 빠진 어떤 청년의 소망인지, 고백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두 곡을 한번 비교해볼까. 나도 처음 해보는 거야.”

서울 반포동 자택에서 노래하는 김창완. 그가 가장 자주 서는 무대 중 하나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제가 좋아하는 곡 중에 ‘꿈’(1983)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왕자와 공주에 비유한 이야기인데, 내가 혹시 그런 사람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그런 게 있길 바랐거든요. 그런데 ‘노인의 벤치’에서는 그 사람들이 현현해요. ‘꿈’에 등장하는 화자가 노인이 되어서 나타난 거죠. ‘시간’에서 유치한 동화책은 일찍 던져버릴수록 좋다고 한 건, 아름다운 사랑이 다른 곳에 있을 것이란 환상을 버리라는 뜻이에요. 지금 당신이 가진, 지금 하는 그 사랑이 전부라는.”
![30일 공개된 SBS 파워FM ‘아름다운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20주년특집 언택트 미니 콘서트. ‘재택근무’ 콘셉트에 맞춰 김창완 자택에서 선우정아, 잔나비 등이 함께 모여 노래를 불렀다. [사진 SBS]](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10/31/d9e7f752-e5dc-40e8-942f-119582b1ffd6.jpg)
30일 공개된 SBS 파워FM ‘아름다운이 아침 김창완입니다’ 20주년특집 언택트 미니 콘서트. ‘재택근무’ 콘셉트에 맞춰 김창완 자택에서 선우정아, 잔나비 등이 함께 모여 노래를 불렀다. [사진 SBS]
“부지런해지고 싶으면 아침에 즐거운 일을 만들라고 하잖아요. 저는 여름이고 겨울이고 ‘아침창’ 가는 게 그렇게 즐거워요. 어쩌면 그렇지 20년을? 지겨울 법도 한데. 곡과 곡 사이, 이동할 때, 잠 청할 때 그런 자투리 시간을 모아 모아서 써요. 성냥의 불씨를 계속 태우고 있으니까. 그게 원동력인가.”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영상=정수경·이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