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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일본·싱가포르에 세대공존형 노인 주거단지 눈길

기자
김정근 사진 김정근

[더,오래] 김정근의 시니어비즈(40)

 
주거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삶의 경험과 추억, 그리고 가치가 살아있는 곳이다. 특히 고령층에게 주거는 육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을 결정하는 곳이기에 노후 삶의 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주거가 단순 공간의 의미를 벗어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곳이 되기 위해 노후의 주거형태는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최근 시니어 비즈니스에서는 시니어 주거를 단순히 고령층이 살아가는 장소보다는 다양한 세대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공간으로 개발하고 있다. 노화는 모든 세대가 경험하는 현상이며, 우리 모두는 노인이 되거나 현재 노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문화를 가진 싱가포르와 일본의 사례를 통해 고령화 시대에 여러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시니어 주거환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싱가포르, 캄풍 애드머럴티

싱가포르는 2020년 고령층 인구가 전체인구의 17%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시니어와 지역주민이 함께 어울리는 통합형 공간으로 ‘캄풍 애드머럴티(Kampung Admiralty)’프로젝트를 2018년 시작했다. ‘캄풍’이라는 단어는 말레이어로 마을(village)이라는 의미이고, ‘애드멀럴티’는 건물이라는 뜻으로 캄풍 애드머럴티는 마을과 같은 건물을 의미한다. 축구장 2개 정도의 크기에 세워진 공간에 ‘마을 건물’을 만들고 시니어 주거용이지만 지역사회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을 갖추고 있다.
 

캄풍 애드머럴티 외부 및 내부 전경. 녹색공간과 지역사회활동공간이 많아 도시속 공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싱가포르주택개발청 홈페이지]

 
11층으로 이뤄진 캄풍은 100동의 노인용 아파트, 외래환자를 돌볼 수 있는 2층형 의료센터, 어린이를 돌보는 유치원, 식당, 슈퍼마켓, 푸드코트, 은행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캄풍 애드머럴티에는 싱가포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900석 규모의 ‘호커센터(푸드코트)’가 자리 잡고 있다. 고령층이 거주하기 편한 디자인과 미끄럼 방지 바닥재 사용은 기본이다. 고령층이 집안에만 거주하지 않도록 지역 주민과 쉽게 모여 운동도 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녹색공원 등 공공시설을 많이 만들었으며, 자연광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해 누구나 방문하고 싶은 곳이 되었다.
 
또 다양한 지역사회 행사도 캄풍 애드멀러티 내 공원에서 열린다. 활동노화허브(Active Aging Hub)와 보육 센터에서는 스스로 쇼핑을 할 수 없는 고령층을 위해 식료품을 배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령통합 형태의 지역주민 친화적 시니어 주거인 캄풍 애드머럴티는 건축학적으로 우수한 디자인과 시설을 갖추고 있어 2018년 ‘세계건축페스티벌(2018 World Architecture Festival 2018)’에서 ‘올해의 세계건축상(World Building of the Year 2018 Award)’을 받기도 했다.
 

일본, 토요시키다이 주택단지 재생프로젝트

두 번째 소개하고자 하는 곳은 모든 연령층이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일본 카시와시(柏市)에서 실시하고 있는 ‘토요시키다이 주택단지 재생프로젝트’다. 2004년 도쿄대학교 노년학연구소와 준공공기관인 도시르네상스기구가 함께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고령층이 지역사회구성원과 자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든 주택단지다. 고령화로 증가하는 고령층의 고독사, 사회적 고립, 도시소멸 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세대가 공존하는 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고령층에게 적합한 실내디자인. 고령층 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세대도 즐길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토요시키다이 주택단지 재생프로젝트. [사진 일본 도시르네상스기구 홈페이지]

고령층에게 적합한 실내디자인. 고령층 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세대도 즐길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토요시키다이 주택단지 재생프로젝트. [사진 일본 도시르네상스기구 홈페이지]

 
32만㎡ 땅에 103동의 아파트 빌딩을 새로 지었다. 아파트 내 가구 형태는 1인 가구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가구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크기의 주거 공간을 만들었다. 총 4666가구가 입주해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거주자가 자신의 집에서 나이 드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령층을 위한 가정 방문 간호서비스, 소규모 및 다기능 재택 간호 서비스, 스테이션, 재택 간호 지원 클리닉, 주치의 클리닉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젊은 세대를 위한 어린이 보육 시설 및 약국, 우체국, 놀이터, 도서관과 같은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일본 정부와 도시르네상스기구(UR)는 인구가 도시에 집중하지 않고 부모와 자녀세대가 함께 살면서 ‘손자녀양육’과 ‘부모돌봄’이 가능하도록 경제적 유인도 제공하고 있다. 자녀를 키우는 자녀세대와 부모세대가 같은 아파트 또는 2㎞ 이내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 5년 임대료의 20%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은 유인정책은 각자 살고 있는 부모와 자녀 세대를 느슨하게 연결해 주면서 육아 및 노인돌봄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이 아파트단지에서는 의도적으로 고령층을 고용한다.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 고령층도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다. 토요시키다이에서는 노인들이 커뮤니티 정원을 관리하고, 사회 서비스 및 보육 지원을 제공하고, 보육 및 교육을 지원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니어 주거는 아직 고령자용 주택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령층의 우울증, 고독사가 자주 발생하면서 고령층이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외부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과 쉽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시설과 민간 및 공공시설 등이 포함된 시니어 주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싱가포르와 일본의 사례처럼 시니어와 다양한 연령층이 공존한 주거 단지를 개발하고, 세대 간 상호 작용을 의도적으로 유도할 다양한 정책적 방안마련이 요구된다.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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