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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성장률 1.9%인데 美는 33.1%? 연율 함정에 속을 뻔 했네

GDP 숫자 뒤엔 여러 함의가 있다. [셔터스톡]

GDP 숫자 뒤엔 여러 함의가 있다. [셔터스톡]

 
한국 1.9% vs 미국 33.1%.  
 
한국과 미국의 2분기 대비 3분기 경제성장률이다. 단순 숫자만 보면 미국 경제가 한국보다 약 16배 더 성장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집계·비교 방식에 따른 착시가 크다. 
한은이 지난 27일 발표한 한국의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수치(QoQ)다. 반면 미 상무부가 29일 밝힌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다. 연율(annualized quarterly growth rate)이라고 부른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숫자를 계산하는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다른 값이 나올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의 설명에 따르면 연율은 분기의 성장을 연간 기준의 속도로 변환시킨 격이다. “자동차가 10분간 10㎞를 주행했다고 했을 때, 주행속도를 ‘1㎞/분’ 또는 ‘60㎞/시간’으로 표기하는 것과 같은 차이”라는 설명이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해당 분기 경제 성장의 실적치인 반면, 연율은 해당 분기의 성장률로 1년간 계속 성장하는 것을 가정해 계산한 수치다.  
 
분기 성장률을 연율로 환산하려면 백분율로서의 성장률 수치가 아니라 전기 대비 증가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다. 지난 분기에 대비해 해당 분기에 증가한 비율에 4제곱을 해야 연율이 나온다. 예를 들어 전기 대비 성장률이 1%인 경우 ‘전기 대비 증가 비율’은 1.01이며, 이 값을 4제곱해 나온 수치는 1.0406이다. 이에 따라 4.06%가 연율로 환산한 성장률이 된다. 한국은행은 “복리 이자를 계산할 때 원금에 이자가 계속 덧붙여져 계산되는 원리와 같다”고 풀이했다.   
 
설명 자체가 복잡한 만큼, 연율은 직관적인 수치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연율 환산을 권장하지 않는 이유다. OECD 회원 국 중에서 분기 성장률을 연율 우선으로 밝히는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 정도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위해선 대상 국가와 같은 기준으로 환산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엄밀한 계산식이 따로 있지만 비교 대상 국가의 전기 대비 성장률의 4배 값을 생각하면 대략적인 가늠은 할 수 있다. 예를들어 한국의 3분기 성장률(1.9%)을 연율로 어림하면, 약 7.6%(1.9%X4 )가 된다.  
 
이런 불편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선 연율 환산에 대한 비판이 그다지 크지 않다. 최근의 경기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경우 연 단위의 경제 성장이 어느 정도가 될지를 알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미국 내에선 연율 방식의 성장률 집계·발표 패턴이 계속 이어져 시계열 비교가 쉽다. 미터(m)를 기본으로 한 미터법이 국제 표준이지만, 미국은 인치·야드 등을 여전히 쓰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막판 유세에 한창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APㆍAFP=연합뉴스

막판 유세에 한창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APㆍAFP=연합뉴스

 
연율로 계산해 숫자가 커 보이는 측면이 있지만 3분기 미국 경제가 V자 반등을 한 것은 사실이다.  분기 성장률 집계가 시작된 1947년 이후 7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반대로 -31.4%였던 지난 2분기 미국 성장률 역시 한국 방식으로 하면 -7.8% 수준으로 수치가 줄어들지만 경제 위축이 심각했다는 사실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 
 
또 같은 기준으로 비교해도 미국 성장률(2분기 약 -7.8%, 3분기 약 8.3%)은 진폭이 크고, 한국(2분기 -3.2%, 3분기 1.9%)은 진폭이 작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에 대한 경제 대응 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미국은 식당·공장 등을 일정기간 동안 완전히 닫는 경제 봉쇄 정책을 폈지만 한국은 코로나 19 확산 정도에 따라 경제 활동을 일부 제한하는 식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양국의 경기 방향도 결국은 코로나 19 확산세에 달렸다. 한국이 코로나 19 방역에 성공한다 해도 미국의 재확산이 심각해지면 수출 타격으로 한국 경제의 어려움도 지속할 수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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