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바이든도 중국 압박…한국 기업 대중 의존도 낮춰야

미 대선 이후 한국 경제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 할리우드의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두 번째 대선 토론회를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웨스트 할리우드의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두 번째 대선 토론회를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세계 주요국의 정치·경제·통상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경제정책 방향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아 왔다. 한국 경제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공화당)이 재선에 성공할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정권 교체에 성공할지에 따라 한국 경제는 다시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트럼프, 돈 풀어 ‘유동성 파티’ 계속
바이든, 경제 살리려 재정 확대
달러 약세, 원화 강세 이어질듯

두 후보 모두 “중국은 폭력배” 규탄
바이든, 동맹국과 연합전선 강조
한국 양자택일 코너에 몰릴 수도

◆ 세계 무역질서 바뀔까=지난해 한국 경제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인 ‘무역의존도(수출입 총액을 국내총생산으로 나눈 비율)’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국내외 정세 변화로 수출이 크게 둔화한 탓인데, 그럼에도 63.51%를 차지했다. 주요 20개국(G20) 중 통계를 확보한 12개국 가운데 독일(70.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무역의존도가 높으면 세계 경제라는 ‘외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당장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출입 물량이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상대국보다 자국의 이해관계를 더 중시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동맹국이라고 해도 미국에 손해를 입힐 것 같으면 관세 부과 등으로 적극 보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적 통상정책 기조를 이어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대(對)미 무역흑자국’과 통상 마찰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당장 트럼프 정부가 거론하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24% 관세 부과안 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건 바이든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상대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트럼프와 결이 좀 다르다. 트럼프는 동맹국이든 아니든 가리지 않았지만, 바이든은 동맹국과의 연대나 협력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바이든이 정권을 잡으면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시한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이어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미국의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바이든은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요시하는 만큼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 동맹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유지해온 자유무역·공정무역을 복원해 글로벌 무역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한국은행도 “세계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우리나라의 무역 여건도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 원화 강세 언제까지 이어지나=미국의 통화·재정정책도 같은 맥락에서 중요한 변수다. 트럼프 정부는 ‘약(弱)달러’ 기조를, 연방준비제도(연준)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가 ‘강(强)달러’ 기조를 유지해 미국 제조업이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1~1.25%에서 0~0.25%로 1%포인트 인하했을 때 ‘좋은 뉴스’라고 치켜세웠다. 미국의 이 같은 정책으로 원화는 강세로 돌아섰고,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넉달째 동결했다. 이런 영향으로 시중 유동성은 3100조원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 증가는 부동산·증시 등 자산시장의 거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당분간 이 같은 ‘유통성 파티’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바이든과 민주당의 통화·재정 관련 공약도 큰 틀에선 트럼프와 비슷한 편이다. 바이든은 재정 확대 공약을 내걸었고, 연준의 저금리 정책도 지지하고 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되레 트럼프 때보다 더 많은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내다본다.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5000억 달러 더 많은 2조2000억 달러(약 2490조원)의 경기부양책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4차례에 걸쳐 총 2조8000억 달러(약 3155조원)를 집행했다.
 
시중에 달러가 계속 풀리면 달러 약세장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미 정부의 대규모 추가 지원 등으로 재정적자가 커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영국·일본 등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3월 100을 넘어섰다가 8월 말 92로 곤두박질친 후 93대에 머물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달러화 약세 흐름이 주춤하거나 소폭 강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미국 대선이 마무리되면 달러화 약세 움직임이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가에선 원·달러 환율이 연말까지 1100원대 초반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 가장 큰 변수는 미·중 관계=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 중 하나는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다. 2017년 촉발한 미·중 무역전쟁으로 한국 경제는 적지 않은 직·간접 피해를 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2019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 하락폭은 0.4% 포인트에 이른다. 그런데 누가 대통령이 되든 중국과의 관계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 트럼프는 말할 것도 없고, 바이든 역시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바이든은 올 상반기 민주당 대통령예비선거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을 향해 “100만 위구르인을 노동교화소에 처넣은 폭력배”라 불렀다. 바이든은 특히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환율 조작 등 중국의 불공정 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대선 과정 내내 내비쳤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한국 경제는 더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는 지금까지 대중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중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여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동맹국과 함께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바이든은 트럼프의 ‘미국 대 중국’ 갈등 양상을 ‘미국과 동맹국으로 구성된 다자 대 중국’으로 전선을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구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조한 바이든이 당선되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중 한 나라를 택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설송이 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수석연구원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조하는 환경과 노동 기준 강화가 새 통상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며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교역국으로의 수출 다변화를 시도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증세 강조…국내 TV·가전·스마트폰 불리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TV·가전·스마트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소득세 최고세율 39.6% 부활 등 바이든이 대선 과정 내내 ‘증세’ 방침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세금을 더 걷어 인프라 건설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건데, 미국 소비자 입장에선 세금 증가로 가처분소득이 줄어 가전제품이나 스마트폰 구매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이 실리콘밸리 인물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도 국내 기업엔 불리한 요소다. 바이든 캠프의 ‘혁신정책위원회’ 멤버 대부분은 실리콘밸리 출신이다. 핵심 인력 총 8명 중 6명이 애플·페이스북·구글 출신이고, 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원 700여 명 대부분이 실리콘밸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실리콘밸리는 그동안 미 정부에 삼성전자와의 관세 형평성 문제를 여러 번 거론해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문제 해결을 요청하며 “관세 영향이 적은 삼성과 경쟁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늘어놨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국내 기업은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수출이 막히거나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다만, 트럼프가 공약 중 하나로 ‘세계 최고 5G 통신망 구축’을 내세운 만큼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는 5G·광대역망 구축 등 통신인프라에 약 1200조원 투자를 공언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8조원 규모의 5G 장비와 솔루션 납품 계약을 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관련기사

선데이 배너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