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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들 들끓게 한 추미애 '좌표 찍기'…단체행동까지 이어질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개혁은 실패했다”

 
지난 28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환우(43·사법연수원 39기) 제주지검 검사가 올린 글 제목이다. 이 검사는 글에서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다”며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수·공안이 아닌 주로 마약·강력·공판 위주의 경력을 가진 평검사가 낸 목소리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반응은 신속했다. 추 장관은 다음날 오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자신을 비판한 이 검사 관련 기사 링크를 올리며 “좋다. 이렇게 커밍아웃해 주면 개혁만이 답이다”라고 했다.
 
검사들이 들끓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 최재만(47·36기) 검사는 “저도 이 검사와 동일하게 ‘현재와 같이 의도를 갖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 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저 역시도 커밍아웃하겠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많은 검사가 “저도 커밍아웃” 댓글을 달며 공감과 지지를 표하고 있다.
 

두 평검사의 글…댓글 200개 넘었다

 
30일 오후 2시 기준 검찰 내부망에 게시된 이 검사와 최 검사의 글은 각각 73개, 164개 등 총 237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현직 검사는 “글이 올라온 것을 확인한 검사들의 댓글이 빠른 속도로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며 “대개 적극 공감과 지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검사는 추 장관이 사용한 ‘커밍아웃’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댓글을 달고 있다. 추 장관의 이 검사를 '좌표 찍기' 한 것에 대한 반감과 최 검사의 의견에 지지한다는 의미에서라는 게 여러 검사들의 설명이다. 한 검사는 “권력자의 뜻에 반대되는 의견을 말하자마자 공권력과 여론이라는 가장 강력한 권력으로 탄압한다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우리가 이환우다. 우리가 최재만이다. 우리도 국민이다”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또 다른 검사들의 글이 올라올 가능성도 나온다. 내부망에 글을 게시함으로써 이 검사와 최 검사의 의견에 동조하려 한다는 분위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의 한 부장검사는 “많은 검사가 자신의 이름과 직위를 걸고 추가적인 글을 쓰는 것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런 상황에 비춰 추 장관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 의사 표현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추미애 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대 추미애 구도, 검찰 전체 확산?

 
애초 일부 평검사들 사이에서는 특수부 출신 중용 등의 이유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고 한다. 다만 평검사를 저격한 추 장관의 글 게시로 인해서 법무부에 대한 반감이 압도적으로 커졌다는 게 검찰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이날 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정책연구관은 내부망에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20개가 넘는 댓글 중 한 검사는 “누가 자성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는가. 예전이나 지금이나 검찰의 문제점은 정치적 독립성”이라며 “지금도 정치가 검찰을 흔들고 있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윤 총장과 추 장관과의 갈등 구도가 추 장관과 검찰 전체와의 갈등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서울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검사는 “법무부와 추 장관에 대한 반감이 많은 검사에게 퍼져가고 있다. 임 연구관 글에 달린 댓글이 이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뉴스1]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뉴스1]

단체 행동에는 신중…반감은 점차 커져

 
검찰 내부에서는 각급 검사 회의나 기수 모임 등 단체 행동에 대해서는 신중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고 한다. 검찰이 개혁의 대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국민에게 ‘제 식구 감싸기’ 등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현직 검사는 “사실상 이프로스에 글을 올리거나 검사들끼리 얘기를 나누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 장관의 SNS 글 게시에 대한 검사들의 반감은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직접적인 행동이 나올 가능성도 일부 제기된다. 특히 평검사의 비판에 대해 법무부 장관이 좌표 찍기를 하며 개혁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편 가르기’와 다를 게 무엇이냐는 게 결정적 이유로 거론된다.
 
또 다른 검사는 “많은 검사는 검찰 개혁에 공감하고 있지만, 이런 ‘내 편 위주’ 방식의 개혁에 대해서는 아니다”라며 “추 장관 취임 이후 이렇게까지 검사들의 반응이 뜨거웠던 적이 없었다. 더 많은 목소리와 행동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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