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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이혁진 말에 장관 움직였다···진중권 "이게 옵티 본질"

2012년 3월 30일, '19대 총선에 출마한 민주당 서초갑 이혁진 후보가 'MBㆍ새누리 심판국민위원회' 박영선 위원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이씨는 자산운용사 옵티머스의 1대 대표를 지냈다. 뉴스1

2012년 3월 30일, '19대 총선에 출마한 민주당 서초갑 이혁진 후보가 'MBㆍ새누리 심판국민위원회' 박영선 위원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이씨는 자산운용사 옵티머스의 1대 대표를 지냈다. 뉴스1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검찰에 대한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의 수사 의뢰는 옵티머스 설립자 이혁진(53·기소중지) 전 대표의 민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는 당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경영권 다툼 중이었다. 이에따라 두 사람이 경영권을 놓고 정관계 인맥을 동원한 로비전을 벌이다 옵티머스 사건이 수면위로 불거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혁진 “장관 만나 민원 제기”

유영민 전 장관이 2016년 1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식에서 문재인 당 대표에게 입당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유영민 전 장관이 2016년 1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식에서 문재인 당 대표에게 입당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이 전 대표는 29일(현지시간) LA중앙일보에 “2018년 3월 (베트남에서) 유영민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전파진흥원 관련)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 순방에 함께했다. 그랬던 유 전 장관을 이 전 대표가 2018년 3월 22일 베트남에서 만나 억울함을 호소했고, 과기부가 산하 전파진흥원에 민원을 넣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 전 장관과 이 전 대표의 만남이 있은 지 한 달만인 2018년 4월 과기부는 전파진흥원을 감사했다. 이 전 대표는 “(유 전 장관을 만나) 2017년 10월부터 (김 대표 펀드에) 문제가 있고, 사기라는 사실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유 전 장관과의 과거 인연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정·관계 연루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직 장관이 민원인을 해외에서 만난 후 실제로 감사가 진행됐다면 배후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에서다. 이에대해 유 전 장관은 “순방에서 우연히 만났을 뿐”이라며 개입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당시 민주당으로 출마한 누구라고 소개한 청년이 전파진흥원이 투자했다는 기업에 사기 비슷한 문제가 있다는 얘기를 해 이 친구가 피해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정도 얘기를 듣고 수행 직원에게 저 친구가 누구냐, 그 친구 얘기가 뭐냐 등 내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그렇게 하고 난 뒤 알아보니 전파진흥원 감사가 들어갔고, (최근) 언론을 통해 이 전 대표의 베트남 순방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야 그게 옵티머스 이야기구나 알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19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같은 해 12월엔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의 금융정책특보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영입 인사인 유 전 장관은 2016년 20대 총선에 출마했다. 
 

“양쪽에서 정치인 동원한 게 사태의 본질”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설립자 이혁진 전 대표가 2018년 3월 2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쫓겨났었다며 그 근거로 제시한 사진. 사진 이혁진 전 대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설립자 이혁진 전 대표가 2018년 3월 2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쫓겨났었다며 그 근거로 제시한 사진. 사진 이혁진 전 대표

 
이 전 대표가 유 전 장관을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대표가 지난 5월 작성했다고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문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문건 실체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이혁진 전 대표와 유 전 장관의 회동에 대해 언급된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해당 문건에는 ‘이혁진이 민주당과의 과거 인연을 매개로 국회의원, 민주당 유력인사 및 정부관계들에 거짓으로 탄원, 회사를 공격하게 함으로써 이를 소명·해결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민주당 및 정부 관계자들이 당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됨’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김 대표도 당시 여권·금융계 인맥을 동원해 대응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게 사태의 본질이라 본다”며 “양쪽에서 서로 힘 있는 여당 정치인들을 동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선 캠프 특보 출신인 이 전 대표가 아마도 여당 586 세력을 통해 유 전 장관에게 청탁하고, 막상 감사가 시작되자 김재현 측에서도 민주당과 정부 관계자들을 내세워 이를 덮으려는 과정에서 사건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 27일 서울중앙지검이 2018년 전파진흥원의 수사 의뢰를 받고도 무혐의 처분한 데 대해 감찰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전파진흥원은 2017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옵티머스 펀드에 총 1060억원을 투자했다가 규정 위반이 밝혀져 투자를 철회했다. 이후 전파진흥원은 과기부 특별감사를 받고 2018년 10월 옵티머스를 검찰에 펀드사기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7개월 만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형재 LA중앙일보 기자 kim.ian@koreadaily.com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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