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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의 대책없는 ‘기다려봐’···고위직 절반 ‘공석’ 괴로운 국방부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6·47대 국방부 장관 이·취임식'에서 정경두 전임 장관(오른쪽)이 서욱 신임 장관에게 국방부기를 이양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지난달 1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46·47대 국방부 장관 이·취임식'에서 정경두 전임 장관(오른쪽)이 서욱 신임 장관에게 국방부기를 이양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요즘 국방부 당국자를 만나보면 “일이 많아졌다”고 한숨들을 쉰다. 국방부 장관을 보좌하는 고위공무원 절반이 자리를 비운 상태이기 때문에 업무가 많이 몰렸다고들 한다. 중요 결정을 내려야 할 5개 실장급 고위공무원(차관보) 중 정책실장과 인사복지실장 2자리가 비워진 상태다.
 
국방부의 입 역할을 하는 대변인(국장급)은 지난 6월부터 다섯 달째 공석이다. 대변인 공모만 세 차례 진행했는데도 후임자를 아직 못 뽑고 있다. 최종 선발 후보자를 특별한 결격 사유도 없는데 임명하지 않기도 했다.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은 지난 8월 14일 정부 개각 때 다른 부처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도 두 달째 신임 실장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 정책 결정의 핵심인 정책실장은 전임 실장이 지난달 17일 정경두 전 장관이 퇴임할 때 같이 국방부를 함께 나갔다.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서욱 국방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함께 워싱턴 DC에 있는 6·25전쟁 참전 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서욱 국방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함께 워싱턴 DC에 있는 6·25전쟁 참전 기념공원을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이러다 보니 국방부에선 각종 위기 상황이 이어지는데 우왕좌왕한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미 동맹의 중요 군사문제를 논의하는 이달 초 제52차 한ㆍ미 안보 협의회의(SCM)이다.
 
SCM은 지난 1년간 협상을 준비해 왔던 정책실장 없이 치렀다. 그런데 사전에 미국 측과 의제를 긴밀하게 조율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지 공동 성명에서 한국의 ‘주문사항’은 찾기 힘들었다.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검증 일정은 없었다. 주한미군 숫자를 현 상태로 유지한다는 문구도 빠졌다. 한·미 동맹의 틈이 벌어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배경이다.

 
지난달 24일 안영호 합참작전본부장이 국방부에서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안 본부장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뉴스1]

지난달 24일 안영호 합참작전본부장이 국방부에서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안 본부장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뉴스1]

지난달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에서도 국방부는 정확한 상황 파악과 정무적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 역시 정책실장의 업무 영역인데 공석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장남 서모씨의 군 복무 당시 병가 관련 논란이 터져 나왔던 지난달 진상 규명 과정에 혼란이 있었다. 육군 소속이었던 서씨는 주한미군 부대에서 카투사로 근무했다. 이 때문에 육군과 주한미군 규정을 두고 해석 논란이 나왔다. 휴가 관련 행정이나 통화기록 확보를 두고서도 혼선이 있었다. 인사복지실장이 있었다면 조정 기능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아쉬운 소리가 국방부 안팎에서 들렸다.
 
지난달 1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특혜 의혹 등을 수사중인 검찰이 국방부 압수수색을 마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TV 제공=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특혜 의혹 등을 수사중인 검찰이 국방부 압수수색을 마친 후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TV 제공=연합뉴스]

국방부 장관의 대외 소통 창구인 대변인 공석으로 밖으로 내보내는 국방부의 메시지에는 힘이 실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취임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주요 참모 없이 고군분투하면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청와대가 국방부뿐 아니라 모든 부처에 대한 인사 검증의 세세한 부분까지 개입하면서 검증 기간이 많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공직자를 가리는 건 좋다. 그러나 똑 부러진 설명 없이 빈 자리를 오랫동안 그대로 두는 것은 청와대의 업무 태만이다. 적합한 인재 명단을 미리 짜놓고, 수요가 있을 때마다 하나씩 채우는 게 정석이 아니겠는가. ‘현미경 인사검증’ 탓에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는 국방부 시계가 요즘 유난히 삐걱거리고 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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