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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산세 놓고 표 계산…‘부동산 정치’ 꼴불견이다

공시가격 현실화를 통한 보유세 강화안이 발표된 다음 날 정부와 여당이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 완화 방침을 밝혔다. ‘세금 폭탄’에 중산층 민심이 폭발할 기미를 보이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병 주고 약 주기’식 정책도 혼란스럽지만 더 한심한 것은 재산세 경감 기준을 놓고 벌어지는 여권 내 엇박자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여당이 공시가 9억원 주택을 경감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자 청와대는 6억원 기준을 고수하며 제동을 걸었다. 기준을 완화하면 기존 정책 기조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일부 강남 아파트 등 부유층까지 혜택을 본다는 이유에서다.
 

보유세 증세 내놓고 다음 날 감면 생색
이번엔 대상 놓고 당·청 표 계산 분주

6억원이든 9억원이든 본질은 같다. 부동산과 세금 정책을 지지층 확대에 이용하려는 정치적 계산법이다. ‘9억원 완화’ 주장은 서울 중산층 유권자의 표를 겨냥한 것이고, ‘6억원 고수’ 주장은 전통 지지층의 이반을 의식한 것이다. 애초에 보유세 강화는 그 정책 의도와 효과를 의심받았다. 고가 주택 보유자들에게 차별적·징벌적 세금을 매겨 저가 주택 보유자나 무주택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려 한다는 비판을 샀다. 그런데 이번에는 보유세 경감 카드를 두고 표 계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선의의 피해자 구제 대신 정치적 유불리를 셈하는 정치공학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원인 중 하나는 시장 논리로 접근해야 할 문제를 다분히 정치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공급 확대 대신 다주택자 규제 같은 수요 억제를 고집하다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다. 주거 약자 보호를 명분으로 강행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전세 대란을 초래했다. 그 과정에서 주택 보유자와 비보유자, 고가 주택 보유자와 저가 주택 보유자 간 갈등과 반목만 커졌다. 1주택 보유자마저 투기 세력으로 모는 분위기에 불만이 급증했다. 이런 접근이 편 가르기와 지지층 다지기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진짜 문제 해결에는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건 말할 나위조차 없다.
 
정책 무능과 정치공학이 범벅돼 부동산 시장이 대혼란을 겪고 있는데도 정책 책임자들은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다. 엊그제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박근혜 정부 부동산 부양책의 결과를 이번 정부가 떠안았다”고 말했다. 집권 4년 차에 전 정부 탓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스스로 집값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고백 아닌가.
 
지금이라도 정치적 이득만 따지는 부동산 정책은 접어야 한다. 갈등과 분열을 낳는 편 가르기도 문제지만 부작용과 후유증이 너무 크다. 설령 재산세 현실화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하더라도 정교한 접근으로 국민 고통을 최소화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보유세와 양도세 양쪽에서 퇴로를 막아 놓은 정책을 재고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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