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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사람이 왜 세곡동 땅 사요? 이런 거래는 안됩니다"

지난 6월 23일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됐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지난 6월 23일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동과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됐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임대 목적 거래는 불허, 실거주 거래만 허가”
정부가 고공 상승하는 서울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지난 6월 토지거래허가제를 도입하며 내세운 콘셉트다. 정부는 강남구 삼성동과 대치동, 청담동, 송파구 잠실동 등 4개 동에서 1년간 주택과 토지를 사려면 계약 체결 전 관할 구청에서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강남구, 243건 신청돼 183건 '허가'…57건 '처리중'
송파구, 89건 접수돼 80건 '허가' 9건 '처리중'

 
전례 없는 허가제에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에선 적지 않은 혼선이 일었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평수를 넓혀가려 했는데 강남구청 직원이 ‘가족이 모두 몇명이냐’고 묻고는 안 된다고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해당 구역 내 실수요자 거래를 막는다는 주장이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적용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에 대한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도 도입 이후 넉달 간 강남ㆍ송파구에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접수된 것은 총 332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토재거래 ‘불허’ 결정이 내려진 건 강남구청에서 내려진 3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 6월 23일 이후 243건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183건에 대해 허가 결정이 내려졌다. 57건은 현재 처리 중인 상태이며, 나머지 3건은 강남구청이 “거래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강남구는 “실제 신청하기 전 사전 문의 과정에서 전화 상담을 하는 사례들은 이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허가 결정이 내려진 183건 가운데 3건은 기존 주택 보유자로 주택을 추가로 사들인 사례라고 했다.
 
송파구는 “제도 도입 이후 28일까지 89건의 신청이 접수돼 80건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9건은 허가 신청을 취소했거나 현재 검토 중인 사례이며 토지거래 불허 결정이 내려진 건 아직 없다고 했다.  
 
정부는 집값 안정을 위해 지난 6ㆍ17 대책을 발표하면서 삼성동ㆍ대치동ㆍ청담동ㆍ잠실동 등 4개 법정동을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제를 도입했다. 주거용은 18㎡, 상업용은 20㎡를 넘어서면 무조건 구청 허가를 받아야 거래할 수 있다. 또 허가를 받은 뒤엔 바로 2년 이상 실거주를 해야 한다. 전례가 드문 고강도 조치에 ‘규제 끝판왕’으로까지 불렸던 토지거래허가제 도입 이후 강남구에서 불허 결정이 내려진 3가지는 어떤 사례들이었는지 뜯어봤다.  
 

①인천 거주자의 서울 세곡동 토지 거래 '불허'

강남구는 중앙일보에 “거래 불허 사례는 3건 뿐이고 그 외에는 대부분 허가를 내주고 있다”고 했다.
첫번째 불허 케이스는 세곡동 사례다. 자연 녹지지역(그린벨트)으로 돼 있는 이곳을 사려던 A씨는 '인천광역시 거주자'인 탓에 매매가 불발됐다. 부동산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토지 현상유지(보존) 목적으로 토지거래 허가를 신청할 때는 허가구역이 속한 특별시와 광역시, 특별자치시 또는 시·군에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②임대는 NO…실거주 안 하면 '불허'

B씨는 대치동의 한 건물을 사들여 임대하려 했지만, 강남구청의 불허로 없던 일이 됐다. 강남구는 “해당 건물 전체를 임대목적으로 사용하려 했는데 이 건은 토지거래 허가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기존 주택 보유자가 신규로 토지거래허가구역 안에 있는 주택을 사들이게 되면 기존 주택을 팔거나 임대하고, 새 주택에 들어가 살아야 허가가 나온다. 강남구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의 토지거래업무처리 규정에 따르면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소명한 경우에만 허가를 내줄 수 있게 되어 있다”며 “이 때문에 사려는 집에서 실거주하겠다는 것을 명확히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들어갈 새집의 세입자에게 '임대차 종료 확인서'를 받아와야 허가증을 발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6월 18일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의 부동산 모습.   정부는 강남구 청담동과 삼성동,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전역을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의 6ㆍ17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18일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의 부동산 모습. 정부는 강남구 청담동과 삼성동,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전역을 1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의 6ㆍ17 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③중국인의 청담동 주택 매입 시도…강남구 "안돼"

불허 결정이 내려진 세번째 사례는 중국인 C씨의 청담동 주택 매입 건이었다. 사업차 한국을 자주 방문하는 C씨는 한국에 들어올 때 사용할 주거용 주택을 산다고 신고를 했다. 하지만 강남구의 판단은 달랐다. 사업가 C씨 본인과 가족이 청담동 주택을 사들인 뒤 이곳을 실제 생활근거지로 할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C씨는 “사업상 한국 체류 기간이 길어질 때가 많아 살아야 할 주택이 필요하다”고 항변했지만, 강남구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강남구는 C씨가 지난 2년 7개월 기간 동안 실제 국내에 머문 기간은 24일에 불과한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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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실거주 맞으면 불허 이유 없어”

강남구는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관련해 “아파트 평수를 늘려가려는데 거래 허가를 안 해준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실거주 요건만 맞으면 불허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사전 전화상담 과정에서 가족 수를 물었다는 논란에 대해 “세대원별 부동산 소유 여부를 조회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파구 역시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무주택자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에 대해서는 실거주 하겠다는 부분을 확인하고, 기존 주택보유자인 경우엔 구체적 사유를 소명하면 허가를 내준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관계자는 “기존 주택보유자인 경우에는 자녀 학교 문제나 병원 통원, 노부모 봉양, 사업장 이전이나 이직으로 인한 이주 등의 구체적 실거주 사유가 소명되면 허가를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토지거래허가제를 1년간 도입했는데 실제로는 행정업무만 증가할 뿐 실질적인 가격안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심리적 압박에 따른 거래 동결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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