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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가 한우 판다고? 뜬금없이 온라인쇼핑 뛰어든 이유

블라인드 폐쇄몰에서 판매된 한우 세트는 출시되자마자 완판됐다. 사진 팀블라인드

블라인드 폐쇄몰에서 판매된 한우 세트는 출시되자마자 완판됐다. 사진 팀블라인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는 지난달 전자상거래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주방용품업체 테팔의 8만원대 프라이팬을 정가보다 65% 낮은 2만8875원에 내놓아 완판했다. 코렐 식기 세트, 삼성 블루투스 헤드폰은 시중가 대비 20~60% 저렴하다. 가장 많이 판매된 품목은 의외로 한우다. 이미 46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신사업 위한 소비자 데이터 확보”
비유통 기업, 쇼핑몰 진출 잇따라
제일기획도 ‘이색상품 상점’ 열어
“쇼핑몰 빙자, 광고플랫폼” 비판도

유통업과 관계없는 기업의 ‘뜬금없는’ 온라인 쇼핑몰 진출이 늘고 있다. 언뜻 본질에서 벗어난 부업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급성장한 언텍트(비대면)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블라인드, '폐쇄형 온라인몰' 론칭   

국내에서 300만여명의 직장인 회원을 보유한 블라인드의 쇼핑몰에는 전자제품, 생활용품, 주방용품을 중심으로 46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사진 팀블라인드

국내에서 300만여명의 직장인 회원을 보유한 블라인드의 쇼핑몰에는 전자제품, 생활용품, 주방용품을 중심으로 46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사진 팀블라인드

 
블라인드는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드물게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인적자원관리(HR) 플랫폼이다. 지난달 기준 한국에서 300만명, 미국에서 115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국내 시가총액 기준으로 1000대 기업 재직자의 80% 이상이 블라인드 회원이다. 단순한 직장인 커뮤니티를 넘어 기업정보 분석, 구인·구직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잘나가는 HR 스타트업이 선택한 미래 먹거리가 이미 경쟁이 과열될 대로 과열된 온라인 쇼핑몰이라 주목을 받았다. 블라인드는 폐쇄몰 형태의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어 최저가 상품을 제공한다. 폐쇄몰은 오픈 마켓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이 자사 직원만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복지몰’이 폐쇄몰의 일종이다.  
 
블라인드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블라인드를 운영하는 팀블라인드는 쇼핑몰 운영 이유로 “최소 판매량이 보장돼야 하는 마진 구조 때문에 지금까지 폐쇄몰은 대기업 재직자나 공무원의 전유물이었다”며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폐쇄몰 가격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외적 명분이다. 블라인드의 유통업 도전은 사용자를 붙잡기 위한 의도가 크다.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자주 들어오게 하는 게 플랫폼 사업자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최저가 상품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사용자를 효과적으로 유인하는 ‘미끼’ 역할을 한다. 블라인드가 쇼핑몰에서 라이브 커머스 기능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라이브는 주로 직장인 퇴근 시간인 오후 7~8시에 진행된다. 쇼호스트나 회원끼리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오락적 성격도 갖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궁극적으로 광고 외에 수익원을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며 “상당 규모의 가입자를 보유한 블라인드의 쇼핑몰 진출은 직접적인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가입자 수, 앱 사용 빈도, 앱 체류 시간 등을 늘리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노션의 ‘오지랩’, 제일기획의 ‘제삼기획’…B급 감성 내세우는 광고사 

오지랩에서 판매하는 '구취의 참견' 치간치약, '경추의 참견' 목 이완기 등. 사진 이노션

오지랩에서 판매하는 '구취의 참견' 치간치약, '경추의 참견' 목 이완기 등. 사진 이노션

국내 업계 1·2위를 다투는 광고대행사도 각각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다. 이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사로잡는 B급 감성의 상품과 광고 문구로 화제를 모았다.  
 
현대차그룹의 광고·홍보 계열사인 이노션은 지난 19일 직장인을 위한 기획 상품을 취급하는 온라인몰 ‘오지랩(OZYLAB)’을 론칭했다고 밝혔다. 오지랩은 ‘오지랖 연구소’라는 의미로 소비자의 생활 건강이 좋아지도록 돕는 제품을 발굴한다는 취지에서 붙였다. ‘당신의 직장 생활 건강을 위해 참견 좀 하겠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시작으로 상품마다 ‘구취의 참견’ ‘경추의 참견’ ‘눈피로의 참견’ 등 재미있는 문구를 달았다. 
 
대표 상품은 목 이완기와 치간치약, 눈 전용 핫팩 등 직장인의 건강, 미용, 위생을 고려한 아이디어 제품이다. 앞으로 직접 개발한 뷰티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새로운 물건만 파는 신개념 온라인 쇼핑몰 제삼기획에서 출시한 '존버 스티커'. 사진 제일기획

새로운 물건만 파는 신개념 온라인 쇼핑몰 제삼기획에서 출시한 '존버 스티커'. 사진 제일기획

지난 3월 삼성그룹 광고계열사 제일기획도 직장인들을 겨냥한 온라인몰 ‘제삼기획’을 정식 론칭했다. ‘광고인들이 만든 생활밀착 신문물 상점’이라는 콘셉트를 민다. 트렌드에 빠른 광고 전문가들이 직접 발굴한 이색 아이디어와 디지털 콘텐트를 결합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상품은 올해 초 4가지에서 현재 10여 가지로 늘었다.
 
지난 7월 스튜디오드래곤과 협업해 제작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굿즈는 하루 만에 완판됐다. ‘1년 씹어 먹겠단 각오로 버티는 1월’ ‘해맑은 동심으로 버티는 5월’ ‘휴가 카운트다운으로 버티는 6월’ 등 직장인의 심경을 대변하는 ‘버티겠달력’도 큰 인기를 얻었다. 
 

'전략적 외도'…"쇼핑몰의 탈을 쓴 신 광고 플랫폼" 

제삼기획이 스튜디오드래곤과 협업해 만든 드라마 굿즈는 하루만에 완판됐다. 사진 제삼기획

제삼기획이 스튜디오드래곤과 협업해 만든 드라마 굿즈는 하루만에 완판됐다. 사진 제삼기획

광고회사의 외도는 숨은 뜻이 있다. 표면적으로는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무기로 쇼핑몰에 도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광고대행 노하우를 판매하는 새로운 광고·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 가능성을 실험하는 장이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광고 회사의 전자상거래 사업은 ‘쇼핑몰의 탈을 쓴 새로운 광고 플랫폼’에 가깝다”며 “지난 6월 제일기획이 중국 소셜 빅데이터 분석업체 컬러데이터를 인수한 점으로 볼 때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경쟁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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