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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ACL 가서 '오심' 저지른 '스페셜 레프리'

 
2020년 초부터 한국 프로축구 K리그에서 숱한 오심 논란이 일어났다. 올해는 K리그 심판 운영 주체가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로 바뀐 첫해다. 축구협회는 오심 논란이 일어날 때마다 해명했지만, 이후 논란이 더욱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예고된 오심.
 
본지가 심판 문제를 심층 취재하면서 다다른 결론이다. 축구계 일부에서는 축구협회 심판 고위급의 '특정 심판 감싸기'가 잇따른 오심의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정 팀을 봐주는 오심이 아니라, 특정 심판을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일간스포츠는 이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다. 수많은 제보자를 만났고, 심판계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결과 '특정 심판 감싸기'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장면들이 보였다. 잇단 오심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였다. 본지는 4회에 걸쳐 심판계의 구조적 문제를 심층 보도한다.
 
이번 기사는 '특별한 심판'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 한국 축구 심판계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심판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국제심판과 국제심판이 아닌 심판. 2020년 기준으로 국제심판은 총 27명. 이중 남자 심판은 15명(주심 7명, 부심 8명)이다. 국제심판 중에서도 최고로 인정받는 '스페셜한' 심판들이 있다. 이들이 논란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스페셜 레프리의 잇따른 오심
 
지난달 축구협회는 7명의 국제심판(주심 3명, 부심 4명)이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서부지역 경기에 파견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해외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대회에 참가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축구협회는 또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15개국에서 주·부심 각 24명씩 총 48명의 심판이 참가한다. 한국 심판이 7명으로 가장 많다. 한국 심판들의 기본적인 능력뿐 아니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른 나라에 비해 순조롭게 운영된 K리그를 통해 심판들이 실전 감각을 유지한 걸 AFC가 감안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창호 심판위원장은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한 달 가까이 열리는 대회에 참가를 수락해준 심판들이 고맙다. 매 경기 정확한 판정을 통해 한국 심판의 위상을 높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기까지만 보면 한국의 심판들이 국제적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ACL에서 한국 심판의 위상을 드높인 것처럼 이해할 수 있다. 실상은 달랐다.
 
축구협회는 아시아 15개국이라고 강조했지만, 그중에는 아시아의 대표 축구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과 호주는 없다. 심지어 중국도 심판을 파견하지 않았다.
 
한국 주심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F, G, H 세 사람이 주심으로 참여했다. F는 총 3경기를 뛰었다. 3명 중 최다 경기다. G는 1경기에 그쳤다. H는 단 한 경기도 배정받지 못했다. 
 
더욱 큰 문제는 가장 많은 경기를 뛴 F가 결정적 오심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그는 경기 중 한 선수에게 고의적 가격이라며 퇴장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오심이었다. 그 선수는 사후 감면을 받았다. 
 
ACL에 간 한국 국제심판의 현실. 축구협회는 이 문제를 조용하게 넘어갔다. 축구협회는 "일본·호주·중국이 참가하지 않은 건 파악하고 있다. F가 오심을 저지른 내용도 알고 있다. 한국 심판들이 조금 더 경기에 뛰었어야 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F, G, H는 축구협회 '스페셜 레프리'다. 스페셜 레프리란 지난해 축구협회가 만든 제도다. '심판 능력 향상과 동기부여, 월드컵 참가 심판 배출, 은퇴 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심판강사 및 심판평가관 배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상은 국제심판이다. 총 5명이 이 자격을 받았다. 남자 심판은 3명이다. 축구협회는 이들에게 국제축구연맹(FIFA)과 AFC가 주최하는 세미나 등 국제행사에 먼저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또 남자 심판 3명에게는 1인당 연 3000만원을 지원한다. 축구협회가 세계적인 심판으로 키우고자 하는,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심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ACL에서도 그랬듯, 스페셜 레프리 3명은 숱한 판정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G는 2018년 한 국제대회에서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에는 2019시즌 K리그를 통틀어 가장 논란이 된 VAR(비디오 판독) 오심을 저질렀다. 중징계를 피할 수 없었다. 스페셜 레프리 첫해인 2019시즌 K리그1(1부리그) 성적표도 기대 이하다. 한국 최고의 심판이라는 자격과 명성을 갖췄음에도 G과 H 모두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2020시즌 K리그에서 등장한 오심 논란에서도 이들 3명의 이름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여전히 스페셜 레프리다. 스페셜 레프리는 1년 단위로 활동 성과를 평가해 연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 이들 3명은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 숱한 논란과 중징계가 있었지만, 1기 스페셜 레프리가 그대로 2기로 이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축구협회는 "한 경기 오심, 한 번의 징계로 전체를 평가할 순 없다. K리그1 순위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나란히 1~3등을 기록할 수는 없다. 장기적으로 보고 있고, 1년 연장하자는 결정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심판에도 '파벌'이 있는가
 
축구협회 심판 규정에는 이렇게 나와 있다. '제29조 (국제 심판 자격부여 및 활동) 1. 응시 자격 가. 최상위 리그에서 활동한 심판으로서 당해연도 FIFA의 국제 심판 선발 기준에 적합한 자'.
 
가장 기본적인 규정을 축구협회는 지키지 않고 있다. 분명 규정에는 '최상위 리그' 심판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국 축구의 최상위 리그는 K리그1이다. 2013년 프로축구에 승강제가 시작됐고, K리그1과 K리그2(2부리그)는 확실히 구분됐다.
 
심판위원회는 달랐다. 최상위 리그라고 나와 있음에도 K리그2 소속 심판에게 국제심판의 자격을 부여했다. 규정 위반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축구협회는 "경력이 많은 심판을 새롭게 국제심판으로 임명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심판, 신입 심판들을 임명하기 때문이다. 미래를 보고 선발하는 것"이라며 "승강제 도입 이후 지금까지 주심 중 2부리그에서 국제심판이 된 경우는 세 번이다. 특정 심판에 특혜를 준 적이 없다. 부심 역시 국제심판이 될 당시 K리그2 출신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원창호 위원장은 "K리그1에 편성된 심판들은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 국제심판은 어린 친구를 육성해야 한다. 20대에 국제심판을 양성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발전이 힘들다. 한국이 1부와 2부로 나눠진 게 오래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현재 K리그2에도 국제심판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심판과 국내심판의 '파벌 싸움'에 대한 입장도 드러냈다. 그는 "국제파와 국내파 파벌이 있다고 하는데,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제심판만 배려한다는 말이 있다. 과거에는 국제심판이 소외되는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부분이 없다. 많이 해소됐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국제든, 국내든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면 그만한 기회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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