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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韓 인재사관학교” 이 말 나오게 한 ‘이건희의 사람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호텔에서 삼성 임원진들에게 '신경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3년 6월 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켐핀스키호텔에서 삼성 임원진들에게 '신경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인재에 대한 욕심이 유별났다. 삼성의 성공이 곧 사람에 달렸다는 것이 이건희 회장의 믿음이었다. ‘한 사람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른바 ‘천재 경영론’에 입각, 학연이나 지연 같은 연줄보다는 능력 위주의 인재 선발에 공을 들였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발표한 후 대졸 여성 공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듬해 ‘열린 인사개혁안’을 통해 성차별 및 월급차별을 없앴으며, 1995년에는 당시로는 파격적인 학력ㆍ성별을 배제한 열린채용을 도입했다. 이런 파격적인 인사 실험을 통해 걸출한 ‘삼성맨’들이 배출됐고, 이들은 정ㆍ재계로 퍼져나갔다.  
 

‘고졸 여직원’이 임원 되고 여당 최고위원까지  

‘고졸신화’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은 이건희 회장이 키워낸 대표적인 여성 인재다. 양 의원은 광주여상을 졸업하고 1985년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설계실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했다. 처음에는 도면을 만드는 단순 작업을 수행했지만, 능력을 인정받아 메모리사업부 SRAM 설계팀 책임연구원이 됐다. 이후 사내대학에서 반도체공학 학사학위를 받았고 2008년엔 성균관대에서 전기전자컴퓨터 공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4년 삼성전자 최초의 상고 출신 여성 임원(상무)에 올랐고, 2016년 정계에 진출했다.  
 
실제로 이건희 회장은 1997년 유일한 자서전인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도 여성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도 여성에게 취업 문호를 활짝 열고 취업 활동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비해 줘야 한다”면서 “여자라는 이유로 채용이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준다면 당사자가 겪게 될 좌절감은 차치하고라도 기업의 기회 손실은 무엇을 보상할 것인가”라고 적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6일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6일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6일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찾은 양 의원은 “(이건희 회장은)손톱만 한 반도체 위에 세계를 품으신 세계인이었고 미래를 개척한 미래인이었다”면서 “늘 보잘것없는 제게, 배움이 짧은 제게 ‘거지 근성으로 살지 말고 주인으로 살아라’라고 해주신 말씀이 생각났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황창규 전 KT 회장ㆍ이근면 전 인사처장도 ‘삼성맨’  

삼성전자 반도체 신화의 주역이자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창규 전 KT 회장도 대표적인 이건희 회장 사람이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 책임연구원, 인텔사 자문을 거쳐 1989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1994년 세계 최초로 256메가 D램 개발을 주도했으며, 2002년 국제반도체회로학술회의에서 반도체 메모리 용량이 해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발표해 유명세를 떨쳤다. 이명박 정부 시절 지식경제부 지식경제R&D 전략기획단장,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2014년부터 올 초까지 6년간 KT 회장을 맡았다. 황 전 회장은 26일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찾아 “어른이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며 “저희가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건희 회장이 2003년 10월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메모리 연구동 전시관에서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으로부터 차세대 메모리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건희 회장이 2003년 10월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메모리 연구동 전시관에서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으로부터 차세대 메모리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이근면 인사처장 역시 삼성에서 최고경영자(CEO)로 일했던 경력을 발판으로 공직에 진출한 케이스다. 그는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연구소장ㆍ정보통신총괄 인사팀장(전무), 삼성광통신 대표 등을 역임했다.
 

삼성 출신들 재계 CEO와 임원으로 즐비  

이건희 회장의 뿌려놓은 인재 육성의 씨앗은 재계 곳곳에 싹을 틔웠다. 동현수 두산 부회장, 박근희 CJ대한통운 부회장,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조병익 흥국생명 사장 등이 대표적인 삼성 출신 CEO들이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건희 회장의 가장 중요한 철학이 인재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였다”면서 “내부 인재를 육성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일류 인재를 확보해온 인재 육성 방식이 지금의 삼성을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런 인재들이 다른 기업과 외부 기관으로 퍼져나가면서 삼성이 ‘인재 사관학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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