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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 ‘비토권’ 인정이 공수처법 통과 명분 아니었나

국민의힘이 임정혁·이헌 변호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지명했다. 추천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측 두 명, 국민의힘 측 두 명, 법무부 장관 등 총 일곱 명으로 구성된다. 그중 여섯 명 이상이 동의한 두 후보자가 대통령에게 공수처장 후보로 천거된다. 따라서 임·이 추천위원이 모두 반대하는 사람은 공수처장이 될 수 없다.
 

법 바꿔 공수처장 마음대로 고르겠다는 건 협박
중립적 인물을 처장 후보로 내세우면 해결될 일

이런 구조가 생긴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안 처리를 강행하면서 “정권을 호위하는 독재 기구를 만들려 든다”는 비판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비토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범여권이 공수처법안을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려 야당을 배제한 채 통과시킬 때 민주당은 “공수처장을 우리 마음대로 고를 수 없게 돼 있다”며 국민을 안심시키려 했다. 그때는 여야 추천위원들이 모두 동의하고 인정하는 훌륭한 인물을 공수처장 자리에 앉히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국민의힘이 추천위원을 정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말까지 공수처장 후보 선정 작업이 끝나지 않으면 법을 바꿔 국민의힘 추천위원을 한 명으로 줄이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자신들이 낙점한 후보를 거부하면 아예 야당 비토권을 없애버리겠다는 협박으로 들린다. 야당 측 추천위원이 반대할 명분이 없는 중립적이면서도 능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면 될 터인데, 벌써부터 파국을 예상하고 ‘입법 독재’로 야권을 옥죄려 든다. 야당이 결코 찬성할 수 없는 인물로 후보군을 이미 짜놓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다.
 
추천위원 일곱 명 중 두 명을 야당에 할당하도록 민주당이 법을 만들 때는 그 두 명 모두 국민의힘 몫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법 통과 당시에는 교섭단체 자격이 있는 군소 정당들이 있어 야당 몫 추천위원 중 하나가 그쪽으로 가게 되는 형국이었다. 그런데 4·15 총선으로 국회 교섭단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둘뿐인 상황이 됐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꼼수’가 통하지 않게 됐으니 당황스럽겠지만 수용해야 한다. 스스로 “선거 결과가 국민의 뜻”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오지 않았나. 이런 경우를 짐작하지 못해 법을 그렇게 만들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잘못이었다며 법을 고치려 드는 것은 얄팍한 행태라 보지 않을 수 없다.
 
해법은 간단하다. 여권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능력과 인품을 두루 갖춘 인물을 찾아 공수처장 후보로 제시하면 된다. 그러지 않고 권력의 뜻에 따라 공직자를 억압하며  ‘정권 보위부’ 수장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큰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면 야당 측 반대는 당연하고, 국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공수처 설립에 대한 회의론을 키우고 폐지론에 힘을 싣는 결과를 빚을 수밖에 없다. 여권은 무엇이 공수처를 살리는 길인지 냉정히 따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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