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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옵티머스 펀드 부족하자 장부 숫자 고쳤다

27일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 대화를 나누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감원장. [뉴시스]

27일 ‘금융의 날 기념식’에서 대화를 나누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감원장. [뉴시스]

펀드에 돈을 맡긴 투자자는 중도에 돈을 돌려달라고 요청(환매 요청)할 수 있다. 중도 입출금을 허용하는 ‘개방형 펀드’라면 투자자의 환매 요청에 따를 의무가 있다. 투자자에게 돌려줄 현금은 펀드에서 투자한 주식·채권 등을 팔아서 마련한다. 이때 펀드에서 현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환매 중단’이란 비상 상황이 발생한다.
 

펀드 부실 방치한 의혹 더 커져
2018년 옵티머스서 돈 덜 들어오자
임의로 고쳐 장부 불일치 맞춰
하나 “펀드 돌려막기 아니다” 해명
업계 “절대 일반적이지 않은 일”

그런데 개방형인 옵티머스 펀드에 일시적으로 현금이 부족했는데 하나은행이 장부상 숫자를 조작해 무사히 넘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나은행은 조작이 아니라 ‘조정’이라고 해명한다. 처음 이런 일이 발생한 시점은 2018년 8월이었다. 옵티머스 펀드가 최종적으로 투자자들의 돈을 돌려주지 못하겠다며 환매 중단을 선언한 것은 지난 6월이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이 1년10개월이란 시간을 더 버틸 수 있었던 데는 하나은행의 감시 의무 소홀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옵티머스 펀드의 수탁회사인 하나은행은 펀드 자금으로 각종 투자를 집행하고 입출금을 대행하는 업무를 맡았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하나은행에 따르면 2018년 8월 9일 하나은행은 옵티머스 펀드의 판매 증권사에 돈을 보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며칠 전 투자자가 펀드에 맡긴 돈을 돌려달라고 증권사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먼저 은행 돈으로 보내주고 옵티머스가 해당 금액을 입금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옵티머스는 이날까지 입금을 완료하지 못했다. 여기까지는 간혹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하루 동안 들어온 돈과 나간 돈이 각각 얼마인지 따져보고 장부상 잔액과 정확히 일치시키는 것은 은행 업무에서 기본에 속한다. 이날은 옵티머스가 은행에 줘야 할 돈을 제대로 주지 않아 장부상 잔액에 ‘구멍’이 뚫렸다. 2018년 10월 23일과 12월 28일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하나은행은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장부상 숫자를 임의로 고쳤다.
 
금융권에선 하나은행의 조치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부상으로 돈을 맞추는 건 절대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다”며 “부득이한 경우라면 은행 자체의 미지급금 항목 등으로 기록한 뒤 다음날 돈이 들어오면 정산하는 방식이 맞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운용지시서상 내용이 아닌데 수탁사가 임의로 장부상 금액을 조정했다면 그것은 수탁사의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하나은행은 “마감 업무를 위한 장부상 조정 차원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쪽 펀드의 돈으로 저쪽 펀드의 빈 곳을 메우는 ‘펀드 돌려막기’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하나은행은 “펀드 간 거래는 아니다”고 부인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사채 발행회사에서 환매 자금의 일부가 입금되지 않았다”며 “마감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은행 내부 관리 시스템(증권수탁시스템)의 전체 미운용 자금 수치를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은 당일로 옵티머스가 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옵티머스가 돈을 덜 지급해 “자금 불일치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모자란 돈은 각각 10억~30억원이었다. 이 돈은 다음날 입금됐기 때문에 옵티머스의 부실 징후를 알기는 어려웠다고도 하나은행은 해명했다.
 
27일 기자들과 만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하나은행의 수탁사업 위법 사실을 검찰에 넘긴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참고사항으로 넘긴 것이 맞다”고 답했다. 금감원은 지난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하나은행 수탁사업팀에 대한 검사를 시행했다. 검찰은 최근 하나은행에서 수탁업무를 담당한 A팀장을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옵티머스 펀드의 수탁사가 기업은행에서 하나은행으로 바뀐 과정도 들여다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8년 11월 옵티머스 펀드의 신규 수탁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5월 재개하기도 했다.  
 
황의영·성지원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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