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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3분기 1.9% 깜짝 성장, 한은 “V자 반등 판단은 이르다”

두 분기 연속 뒷걸음질쳤던 한국 경제가 반등에 성공했다. 3분기 성장률(1.9%)이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급격히 줄었던 수출이 가파르게 회복한 덕분이다. 일단 최악의 구간은 통과했지만, 아직은 불안한 반등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1·2분기 마이너스 성장 기저효과에
추락했던 차·반도체 수출 증가 덕분
건설투자·민간소비 등 부진 여전
홍남기 “회복궤도 진입” 낙관론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 분기 대비 1.9% 증가했다. 2분기 추락했던 수출이 3분기 극적인 회복세를 보인 게 큰 역할을 했다. 3분기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2분기보다 15.6%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 증가율로는 1986년 1분기(18.4%)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도 2분기 -4.1%포인트에서 3분기 3.7%포인트로 급등했다. 설비투자 역시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며 6.7% 증가했다.
  
제조업 7.6% 늘고 건설업 5.5% 뒷걸음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9% 반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야적장에 완성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9% 반등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야적장에 완성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업종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 7.6%, 0.7% 성장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7.4%), 건설업(-5.5%) 등은 큰 폭으로 줄었다. 국내 생산활동을 통해 발생한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은 수출품보다 수입품 가격이 더 하락한 영향으로 2.5% 증가하며 성장률을 상회했다.
 
3분기 1.9% 성장은 일종의 ‘실적 서프라이즈’다. 올 1·2분기 성장률은 2003년 1·2분기 이후 17년 만에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2분기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6.8%) 이후 22년 만에 가장 낮은 -3.2%였다. 비교 기준치가 낮은 데서 발생한 기저효과가 반영됐지만 일단 역성장 흐름은 끊어냈다는 의미가 크다.
 
기대 이상의 성적표에 정부는 반색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상당폭 반등하면서 경제 정상화를 위한 회복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특히 경기 개선이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V’자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그는 “10월 일평균 수출액은 21억 달러(약 2조3800억원)로 작년 수준을 넘어 회복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4분기에는 방역 1단계 완화에 힘입어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로나 글로벌 확산이 반등 변수”
 
최악 구간 벗어났다...성장률 반등.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악 구간 벗어났다...성장률 반등.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현 상황을 위기 이전 수준과 비교해 본다면 우리 경제는 주요국 대비 위기 이전의 경제 규모와 가장 근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코로나19 위기 직전인 지난해 4분기 GDP를 100으로 볼 경우 한국의 올해 3분기 GDP가 97.4%라고 평가했다. 해외 투자은행(IB)의 주요국 3분기 GDP 전망치를 보면 미국 95.9%, 일본 95.0%, 독일 94.8%, 유로존 92.8%, 영국 90.9% 수준이다.
 
하지만 한은의 해석은 정부와 거리감이 있었다. 본격적인 회복을 의미하는 ‘V자 반등’으로 보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박양수 경제통계국장은 “기존 성장 추세선까지 빠르게 올라가느냐를 갖고 V자 반등 여부를 말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회복한 건 맞지만, 아직 추세선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V자 반등이라고 말하기 주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 GDP를 1로 놓고 한국 경제가 추세적인 속도로 성장했을 경우 올해 3분기 GDP는 1.04 수준이어야 하지만 1.001 정도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최근 GDP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GDP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GDP 구성 항목별로도 확실한 반등으로 보기 어려운 흐름이 관측된다.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재화 수출에만 기댄 측면이 있다. 여행이나 운수 같은 서비스 수출은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과 거리가 있다.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위축 등의 영향으로 7.8% 줄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민간소비(-0.1%)가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제조업 소비는 많이 회복됐지만 역시 서비스 부문의 회복 속도가 더디다. 한은은 8~9월 코로나19 재확산이 민간소비를 위축시키면서 3분기 성장률을 0.4~0.5%포인트가량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재확산이 없었다면 3분기 성장률이 2%대 초중반에 이를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3%다. 한은은 이를 달성하려면 3·4분기 성장률이 평균 1%대 중반(전기 대비)을 기록해야 할 것으로 봤다. 일단 3분기 성장률은 이를 큰 폭으로 웃돌았다. 박 국장은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4분기 성장률이 0.0∼0.4%가량 나오면 된다”며 “3분기 1.9%까지 높아졌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도 더 높아지리란 기대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두 가지 변수는 소비와 수출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민간소비 회복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다. 수출은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고, 유럽도 봉쇄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이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선전하면서 수출 실적이 생각보다 괜찮은 상황”이라면서도 “향후 수출 흐름은 글로벌 전체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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